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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앞에 서서
최천호
- 1144
- 2021-06-05 06:37:31
누구에게나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저 꽃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침마다
선명한 얼굴로 피어나
시샘하는 바람에
웃음 잃지 않고
온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침묵으로 기다리며
지나가는 발걸음
오랫동안 머물러
하늘을 바라보게 만드는
그런 꽃과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혼자서도
반듯하여 초라하지 않고
무리 속에서도
빼어나 돋보이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송계 계곡을 지나며
뒤를 돌아다보며
아무런 말없이
계곡으로 숨어드는
저 길 끝에는
그리움 가득 담은
사람이 살고 있을 것이다
여름이면 반딧불 켜고
밤을 지새우다
산 너머에서 오는
허연빛 맞이하고,
사락사락 내리던 눈이
두텁게 덮었을 때
새들 깨우며 길을 내고
낙엽이 지는 날에는
옷깃 여미어
기도하는 사람,
흐르는 물처럼
자신을 떠나보내는
진달래 분홍빛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이다
무논
어젯밤
홀로 깨어 소리치던
비바람이 잠든 후
맑고 촉촉한
너의 얼굴 보니
막아서서
내려다보기만 하던
앞산을 곱게도
품고 있구나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나의 마음은
그 무엇도 담지 못하는데
평온한 너의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