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록 66회 바벨론 멸망의 선언(14:8):음행(간음, 동성애, 수간...영적 음행)

최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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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12 18:05:19
c. 바벨론 멸망의 선언<14:8>

여섯째 삽경(14장)의 셋째 부분인 ‘바벨론 멸망의 선언’은 【8】[또 다른 천사 곧 둘째가 그 뒤를 따라 말하되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 모든 나라를 그 음행으로 인하여 진노의 포도주로 먹이던 자로다 하더라]로 시작된다.
[또 다른 천사 곧 둘째]는 14:6의 주석을 보라.
[그 뒤를 따라 말하되]는 앞서 영원한 복음을 선언한 천사의 뒤를 따라 말한다는 것이다.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는 이사야 21:9의 “······함락되었도다 함락되었도다 바벨론이여······”를 모방한 표현이다.
[무너졌도다]는 과거형인 에페센(ἔπεσεν)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틀림없이 그렇게 될 것을 나타내는 예언적 과거형이다.
바벨론은 주전 1700년부터 이스라엘을 압제한바 이스라엘의 최대의 적성 국가이다. 그런데 70년 이래 외경(Baruch 67:7-, Sybilline Oracle 5:158-161)에서 바벨론 멸망이 예언되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바벨론은 로마를 대칭하는 상징적인 이름이 되었다. 베드로전서 5:13에도 바벨론이 로마를 의미하고 있다.①
{역사가인 유세비어스(Eusebius)도 바벨론이 로마를 가리키는 비유적인 호칭이었다고 전하고 있다(Eusebius, H. E. ii. 15).② 슈라게(W. Schrage)는 “베드로전서 5:13에 언급된 바벨론은 로마의 별명 내지 가명이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입증되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불경한 바벨론과 마찬가지로(참조: 사 13장, 43:14, 렘 50-51장) 바벨론은 묵시 문학에서 제국의 수도를 가리키는 가명이다(4 Esr. 3:28-29, syr. Bar. 67:7 등등, 묵시 14:8, 16-18장). 묵시 문학은 이러한 가명을 통해서 이 수도의 악마성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심판 때 이들의 타락상이 폭로되리라는 것을 시사하였다.”③라고 하였다.}(벧전 325쪽).
김철손 님은 “로마를 바벨론으로 대칭하는 이유는 a. 바벨론은 고대 세계의 최대 강국이었는데, 당시 로마의 크기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b. 하나님의 성전을 모독하고, 하나님의 백성을 납치해 간 일이 있다. c. 사치와 영화를 극하여 종교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극도로 타락한 점을 들 수 있다.”④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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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기서 바벨론은 당시의 로마 제국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나(C. L. Morris), 단순히 로마 제국만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다. 바벨론은 로마 제국을 비롯하여 모든 시대에 걸쳐서 하나님을 부인하거나 대적하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핍박하는 권력 집단을 상징하는 것이다. 특히, [큰 성 바벨론]이라고 한 것을 미루어 세상 마지막 때에 하나님을 대적하고, 사람들을 타락케 하고, 교인들을 핍박할 최후의 막강한 권력 집단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큰 성 바벨론]의 죄악상은 [모든 나라를 그 음행으로 인하여 진노의 포도주로 먹이던 자로다 하더라]로 표현되었다.
[그 음행으로 인하여 진노의 포도주]의 원문(τού οἴνου τού θυμού τής πορνείας)을 직역하면 ‘그 음행의 진노의 포도주’인데, 포도주를 양쪽에 관련지어 ‘음행의 포도주’, ‘진노의 포도주’로 보아야 한다.
이 표현은 예레미야 51:7의 “바벨론은 여호와의 수중의 온 세계로 취케 하는 금 잔이라 열방이 그 포도주를 마시고 인하여 미쳤도다”를 반영하는 것이다.
[음행](포르네이아스, πορνείας)에 대해, {바르트(K. Barth)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영광을 탈취 당했을 때, 사람들도 그들 자신의 영광을 탈취 당한다. 내적으로 그들의 영혼이 더럽혀졌으므로, 또한 외적으로 그들의 몸이 더러워진다. 사람이란 영혼과 몸이 하나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고대의 팔레스틴과 성서 시대의 팔레스틴 부근 지역의 예배 의식의 관리였던 매춘부들은 중요한 역할을 발휘하였다. 이러한 종교는 자연의 과정들이 남신들과 여신들 사이의 성행위에 의해 주관되고 있다는 신앙에 입각한 것이었다. 그러한 우상 숭배자들은 그들 자신의 성행위에 대한 이해를 투사함으로써 모방적인 마법의 사용을 통해 신전의 광신적 숭배자들과 성행위를 했는데, 이는 그러한 성행위가 남신들과 여신들의 성행위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오직 신들 사이의 성행위에 의해서만 인간 자신의 가족과 가축들 그리고 논밭의 증산을 위한 욕망이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O. J. Baab).⑤}(롬 1:24의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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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클레이(W. Barclay)는 고대 세계의 성적 부도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고대 세계는 성적인 부도덕을 전혀 죄악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이다. 남자가 첩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로 간주되었다. 고린도와 같은 곳에는 신전에 몇 백 명씩이나 되는 여자 사제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소위 거룩한 매춘부였으며, 그들의 수입은 신전의 유지비로 사용되었다.
헬라인들에 의하면, 아덴에 공창 제도를 제일 처음으로 도입하고, 창녀 굴을 짓게 한 사람은 솔론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사업의 소득으로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위해 새 신전을 짓게 하였다. 매춘 행위에서 얻어진 수입으로 신전을 짓는 것이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헬라인들의 견해가 바로 음행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어떠했던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미루어 볼 때, 순결이란 기독교가 이 세계에 끌어들인 하나의 새로운 미덕이었다고 할 수 있다}(엡 5:3의 주석).
{데모스테네스(Demosthenes)는 당시의 남자들의 성적 타락에 대해, “창기는 향락을 위해서 두고, 정부는 나날의 육체의 욕구를 위해서 두고, 아내는 자녀를 낳기 위해서, 또 충실한 가정 주부로서 두었다.”라고 설명하였다.
네일(W. Neil)은 “많은 이교도들로 구성된 기독교 공동체에 있어서, 개종자들이 성과 결혼에 대한 기독교적 태도를 수용한다는 것은 복음 윤리의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을 것이다. 대체로 이교도들은 본능적인 수준에 근거한 성행위란 자연스럽고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성례적 음행과 남근 숭배는 많은 예배 의식들의 필수적 요소를 형성하였다. 로마서 1:24 이하의 바울의 기술은 과장이 아니다. 그러한 이교 도시의 환경에서 엄격한 일부일처주의 또는 금욕의 환경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므로 바울은 기독교인의 의무, 즉 자기 탐닉의 반대인 자기 통제 곧 결혼에 대한 신실성과 순결에 대해 명백하게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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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하트(A. E. Airhart)는 “음란한 연회, 원색 문화, 결혼 서약의 이완, 난잡한 혼인, 성에 대한 전반적 고착 관념, 성행위의 보편적 허용과 함께 이교주의가 오늘 우리의 시대에도 다시 발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대에 성의 순결을 가르치는 신약성경의 교훈은 절실히 요구되는 바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에 전적으로 헌신하는 신약성경의 성결 체험은 실제적인 응답인 것이다. 이 시대의 부도덕률은 자연주의와 진화론과 같은 잠식된 철학에 의하여 배양되고 용납된다. 복음의 다이너마이트는 이렇게 상당한 악덕의 안식처를 쳐부수기 위하여 요긴한 것이다.”라고 하였다.}(살전 4:3의 주석).
여기서는 비합법적이며 부도덕한 성행위와 하나님만을 믿고 섬겨야 할 인간의 우상 숭배인 영적 음행을 의미한다(2:20의 주석을 보라). 특히, 후자의 의미(14:4의 주석을 보라)가 지배적이다.
큰 음녀로 비유되는 바벨론(17:1-6, 18:3, 19:2)은 모든 나라에게 음행의 포도주, 즉, 육적인 음행, 특히 우상 숭배인 영적 음행에 동참하게 함으로써 진노의 포도주를 먹게 한다는 것이다.
[진노의 포도주]는 하나님의 징벌 또는 멸망의 심판을 상징한다(14:10, 16:19, 18:3. 참조: 사 51:17, 렘 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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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참조: 김철손, 요한계시록. 이상근.
2) in 이상근, p. 104.
3) W. Schrage, p. 23.
4) 김철손, 요한계시록.
5) O. J. Baab, “Prostitution” in IDB, Vol. 3, pp. 93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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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요한계시록(서울: 글벗사, 2005, 1판 1쇄), pp. 31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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