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3반

이경남
  • 1345
  • 2021-06-28 15:47:20
6학년 3반

빛바랜 사진 하나가
내 기억을 불러내고 있다
이미 고인이 된 선생님이
여기서는 청년으로 남아있고
이제 고희를 향해 달려가는 우리들도
앳된 소년 소녀들이다
오랜된 사진첩 속에서 찾아낸 이 사진을
한참 바라보고 있다보니
참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마음은 어느덧
둔포초교 교실과 운동장을 달리고 있고
독골 염작 돌다리 돌포 방아다리 송산 시포 능안말 토막사 느새...
그 먼 길을 걸어 등교하던
영신이 정무 종림 종례 순옥이....
친구들 이름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러나 무슨 일인지
1966년 10월 15일 5학년 현충사 소풍에는
재희 종남이 종운이 종성이 동식이 상남이 완수 부경이 상학이 인배 동남이
길자 종순 연숙 쌍분이
열다섯명이나 빠졌구나
아 벌써 55년 전의 일인데 이렇게 기억이 살아있다니
순간 나는 둔포초교 6년의 그 시절이
여전히
내 마음의 고향이요 뿌리로 남아있음을 발견한다

2021.6.22. 화요일 밤 초등학교 사집첩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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