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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회 하근수 감독님께 드리는 글...
오재영
- 1994
- 2021-07-02 17:28:39
중국 송나라 때 재상 ‘마지절’은 서화(書畵)에 일가견이 있어 그림을 수집하여 감상하는 것을 낙으로 삼았다 합니다. 그는 특히 당나라 때 이름난 화가 대주의 작품 ‘투우’를 애지중지 하여 그림에 습기가 찰까 봐 틈만 나면 마루에 펴놓아 말리곤 하였습니다. 어느 늦가을 소작료를 바치러온 농부가 마루에 펴놓은 그 그림을 보더니 피식 웃었습니다. 이를 본 ‘마지절’이 그 농부에게 화를 내며 책망하기를, “이 그림은 당나라 대가인 대주의 작품이다. 네가 그림에 대해 무엇을 안다고 함부로 웃는 것이냐?” 그러자 농부는 급히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습니다.
“저 같은 농사만 짓는 농사꾼이 뭘 알겠습니까? 다만 저는 소를 많이 키워 봤기 때문에 그림이 이상했을 뿐입니다.” ‘마지절’은 궁금해서 농부에게 물었습니다. “무엇이 이상하다는 말이냐?” 농부는 ‘마지절’에게 대답하기를... 본래“소는 싸울 때 뿔로는 상대편을 받으며 공격을 하지만 자기꼬리는 바싹 당겨 사타구니에 끼웁니다. 힘센 장정이라도 그 꼬리를 끄집어낼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그림의소들은 싸우면서 꼬리를 치켜 올리고 있으니 말이 되지를 않아 웃었을 뿐입니다.” 이 말을 들은 ‘마지절’이 농부에게 말하기를, “대주는 이름난 화가지만 소에 대해서는 너무도 몰랐구나, 이 그림을 애지중지한 내가 부끄럽다....”
은혜(恩惠)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나라에도 파나소닉 이라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마쓰시타 전기의 마쓰시타고노스케 회장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는 세상 적으로는 많이 배우지를 못했지만 일본사회전역에 큰 영향을 끼친 탁월한 인물이었는데, 그 회사가 한창호황일 때, 일본 내의 수많은 젊은 인재들이 마쓰시다 전기에 입사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면접을 할 때는 회장이 직접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질문의 내용은“당신이 이 회사에 올 정도로 탁월하게 준비된 것이 운(運)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본인의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당연히 둘 중의 한 가지 대답이 나왔을 터이므로, 그런데 회장은 자기의 노력 때문이라고 답한 사람은 모두 떨어뜨리고, 운(運)이 좋았다고 답한 사람 중에서만 신입사원을 뽑았습니다. 몇 년 후에 이것을 눈치 챈 기자들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을 때, 그 회장의 대답이...
“운이 좋았다고 말한 사람의 마음속에는 이렇게 성공한 것이 내 힘만으로 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도움 덕분이라는 생각, 즉 다른 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있으므로, 이런 의식을 가진 사람은 나중에 회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긍정적인 자세로 문제를 극복해 나가곤합니다. 반대로 자기 노력으로 되었다는 사람은 항상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섭섭한 마음으로 일을 해서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마쓰시타고노스케’ 는 크리스천이 아니므로 운(運)이라는 표현을 했겠으나, 이 말을 우리가 늘 기준으로 생각하는 성경적 표현으로 하면 “은혜를 안다. 즉 감사의 마음이 있다”가 될 것이 아니겠습니까? 누가 인재(人材)인가? 한마디로 은혜를 아는 사람으로, 하나님께서도 당연히 은혜를 알아 빚진 마음으로 사는 사람일 것입니다.
최근의 이동환 목사에 관하여...
개인적으로는 감독님과 동문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감독님께서 2017년도에 많은 이들의 마음에 울림을 준 본인의 신앙고백 “인사만 잘해도 먹고는 산다.”라는 앞면의 약력 난의 내용이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가난한 피난민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십 대 시절 소년 가장이 된 뒤 푸줏간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해야 했다. 대학은 꿈도 꿀 수 없었고 어떻게 하면 어머니와 누나, 동생들을 먹여 살릴 수 있을까를 염려하며 희망도 꿈도 없는 나날을 보내던 중 초등학교 친구의 전도로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며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감독님께 묻겠습니다.
지금 감독님께서 섬기시는 연회의 열악한 사역지에서 아직도 한창 훈련과 연단을 받아야할 한 젊은 목회자가 위치를 벗어나 늪에 빠진 채, 주변에 거듭남도 불분명한 이들의 선동에 휘둘리며 이곳저곳 방황하는 모습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수일 전 연회총무께 그 교회 방문해보셨느냐, 물었을 때, 계획 중 이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버리신 것입니까? 아니면 총회 재판부에 떠맡기고 계신 것 입니까? 이제는 본부 앞에 텐트까지 치고 오고가는 수많은 이들의 냉소적인 눈길과 진리(眞理)와는 관계가 없는 일로 소일하고 있는데...
우리 모두가 걸어온 신앙의 여정을 돌아보면 모두가 경험하는 일이지만, 사역의 길에서 회의(懷疑)를 품어보지 않고 초지일관한 사람 그 누군들 있겠습니까? 기억하는 대로 베드로와 사도바울을 비롯한 성어거스틴도, 성 프랜시스도, 우리나라의 초기 성도들과 목사들까지, 초년의 젊은 때, 영적 방황의 아픔 겪지 않은 이 없을 터인데 저 모습이 어쩌면 주님의 특별한 남다르신 은혜가 아니었으면 오늘의 우리 각자 자신의 모습이었을 것으로 생각하시고, 받은 은혜를 주님께 갚는 마음으로 어찌 인도할지를 온 성도들과 함께 고민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주님으로부터 인도받으신 확신과 간증들 많으실 터이니 다시 한 번 그 증거들을 보여주십시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성경말씀 중에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으시는 주님의 심정으로, 사역의 위기에 있는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시는 마음을 기대합니다.
“그가 에스더의 말을 모르드개에게 전하매 모르드개가 그를 시켜 에스더에게 회답하되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다인 중에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 하니...”(에스더4:12~14).
글을 마치며...
다른 산적한 일들 많으시겠지만 우선순위의 경중에 따라 감당하심이 옳겠다는 생각입니다.
오늘의 교단이 처한 형편으로 볼 때, 잘못하면 곧 침몰할 배의 갑판위에서 고작 의자(椅子)나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수도 있습니다. 주님의 긍휼(矜恤)하심과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임기 중 감독님과 섬기시는 동탄시온교회와 연회의 든든한 발전을 기원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2021년 7월 2일 오재영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