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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호수가에서
이경남
- 1236
- 2021-07-10 18:32:19
새벽 호수가에 나와
묵상을 하고 있다
다음 주면 거리두기 4 단계로 들어서며
학교도 교회도 문을 닫아야 한다
내일 마지막 예배를 준비하며
나는 소설 마지막 수업을 떠올린다
알사스는 늘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분쟁이 이는 곳
프러시아는 이곳을 강제 점령하며
프랑스어 교육을 중지시킨다
마지막 수업을 하던 선생님은
칠판에 커다랗게
프랑스 알사스! 프랑스 알사스! 를 쓰고는
흐느끼고 만다
수업을 피해 늘 숲 속이나 헤메던
철부지 소년은 정신을 차리고
더 이상 배울수 없는 모국어를 공부하며
주옥같은 글을 남기는 작가가 된다
알퐁스 도테
내일 예배를 마치면
교회도 한동안 예배를 드릴수 없게 된다
이게 우리의 마지막 수업인가?
비애감 마저 드는데
문득 호수에서는
산이 두개라는 것을 발견한다
산이 지상에도 하나가 있고
호수 속에도 하나가 있구나...
2021.7.11.토요일 아침 고삼 호수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