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록 72회 나. 일곱 대접을 쏟은 천사들 a. b. c....(16:1-21)

최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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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30 06:10:45
이제 요한은, 재앙을 담은 대접을 가지고 복종할 준비를 다하고 있던 일곱 천사가, 하나님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첫째 천사부터 시작해서 일곱째 천사까지 연속해서 대접을 땅에 쏟는 환상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16:1-21).
앞서 언급된 일곱 나팔의 재앙의 순서와 내용이 비슷하나(8:7-9:21, 11:15-19), 여기에서는 여섯째 나팔 재앙과 일곱째 나팔 재앙 사이에 있던 삽경들(10:1-11:13)과 같은 삽경이 없이 재앙이 계속된다.
이 일곱 금 대접(일곱 금 잔: 15:7)의 재앙과 나팔 재앙의 차이점에 대해, 김철손 님은 “대접의 재앙은 나팔의 재앙에 비해 좀더 적극적이며, 결정적이며, 전면적이며, 최종적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①라고 하였다.
어드만(C. R. Erdman)은 보다 구체적으로 “비슷한 점이 있지만, 비슷한 점보다도 다른 점에 더 깊은 의미가 있다. 나팔 불 때에 내린 재앙은 땅과 바다와 강과 천체의 각 三분의 一에만 내리었다. 그러나 잔을 쏟을 때에 내린 재앙은 전체에 퍼진다. 나팔 불 때의 재앙 중 처음 내린 네 가지 재앙은 사람에게는 직접 관계가 없었다. 그러나 잔을 쏟을 때에 내리는 재앙은 처음부터 죄 지은 인간에게 내린다. 나팔 분 것은 사람의 회개를 재촉하는 목적이었지만, 잔을 쏟은 것은 ‘하나님의 진노’를 퍼부은 것뿐이다. 나팔 불 때에는 교회가 땅 위에 있어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있었다. 그러나 잔을 쏟을 때에는 그 일곱 재앙이 내리기 전에 벌써 교회는 땅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포도주를 짜기 전에 추수가 끝난 것이다(14:14-20). 일곱 천사가 하나님의 진노로 가득 찬 일곱 금 잔을 쏟기 전에 벌써 속량받은 성도들은 하늘 위 유리 바닷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라고 설명하였다.

a. 첫째 대접을 쏟은 천사<16:1-2>

요한은 일곱 대접의 재앙에 대해, 【1】[또 내가 들으니 성전에서 큰 음성이 나서 일곱 천사에게 말하되 너희는 가서 하나님의 진노의 일곱 대접을 땅에 쏟으라 하더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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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에서 큰 음성이 나서]는 이사야 66:6의 “······목소리가 성전에서부터 들리니 이는 여호와께서 그 대적에게 보응하시는 목소리로다”를 연상하게 한다.
[성전](나우, ναού)은 3:12의 주석을 보라.
[큰 음성이 나서]에 대해 (1) 일종의 천둥이라는 설(Farrer),② (2) 천사의 큰 음성이라는 설(黑崎幸吉), (3) 하늘의 큰 음성이라는 설(A. Plummer), (4) 하나님의 큰 음성이라는 설③ 등이 있다.
15:8에 일곱 천사의 일곱 재앙이 마치기까지는 성전에 능히 들어갈 자가 없다고 했으므로 많은 학자들의 견해인 (4)설을 취해야 한다.
하나님의 [큰 음성]은 일곱 천사에게 말하는 것으로, 가서 [‘하나님의 진노의 일곱 대접’(15:7의 주석을 보라.)을 땅에 쏟으라]고 하는 것이다.
첫째 천사의 복종과 그 결과에 대해, 요한은 【2】[첫째가 가서 그 대접을 땅에 쏟으매 악하고 독한 헌데가 짐승의 표를 받은 사람들과 그 우상에게 경배하는 자들에게 나더라]라고 하였다.
하나님의 진노는 세상 사람들에게 내려지곤 하였다(출 15:7, 민 11:1, 33, 12:9, 렘 42:18, 44:6, 겔 22:31. 참조: 출 32:10, 렘 10:25, 20:6, 시 69:24, 습 3:8, 롬 1:18, 2:5, 엡 5:6, 골 3:6).
[악하고 독한 헌 데]는 악성 피부 질환을 의미한다.
[헌데]는 헬코스(ἕλκος)이며 ‘독종’(출 9:8-11), ‘악창’(욥 2:7), ‘종처’(왕하 20:7), “종기, 궤양, 치질, 문둥병 종류로 사람과 동물에게 생기는 피부병이다”(김철손).④
출애굽 때의 여섯 번째 재앙(출 9:9-10)을 연상케 하는 이 악성 피부 질환은, [‘짐승의 표를 받은 사람들과 그 우상에게 경배하는 자들’(13:12-17의 주석을 보라.)에게] 생겼다.

b. 둘째 대접을 쏟은 천사<16:3>

둘째 천사의 복종과 그 결과에 대해, 요한은 【3】[둘째가 그 대접을 바다에 쏟으매 바다가 곧 죽은 자의 피같이 되니 바다 가운데 모든 생물이 죽더라]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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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 때에 애굽에 내린 첫 번째 재앙(출 7:17-21)을 연상하게 하는 이 재앙은, 둘째 천사가 나팔을 불 때의 재앙(8:8-9)과 비슷하다. 그 나팔 재앙과 이 대접 재앙의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1) 전자는 천사가 나팔을 부니까 불붙는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에 던져졌다고 하고, 후자는 천사가 직접 대접을 바다에 쏟는다. (2) 전자는 바다의 삼분의 일이 피가 되고, 후자는 바다 전체가 죽은 자의 피처럼 된다. (3) 전자는 바다 가운데 생명체의 삼분의 일이 죽고, 후자는 바다 가운데 모든 생명체가 죽는다. (4) 전자는 배들의 삼분의 일이 깨지나, 후자는 배가 깨지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

c. 셋째 대접을 쏟은 천사<16:4-7>

셋째 천사의 복종과 그 결과에 대해, 요한은 【4】[셋째가 그 대접을 강과 물 근원에 쏟으매 피가 되더라]라고 하였다.
이 재앙은 셋째 나팔 재앙(8:10-11)과 비슷하다. 그 나팔 재앙에서는 ‘쑥’이라는 이름을 가진, 횃불 같이 타는 큰 별이 강들의 삼분의 일과 여러 물 샘에 떨어져 물들의 삼분의 일이 쑥이 되는 바람에 많은 사람이 죽는다. 그러나 이 대접 재앙에서는 강과 물 근원 전체가 피가 된다. 따라서 사람들이 훨씬 더 위급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재앙의 심판에 대한 물 천사의 말에 대해, 요한은 【5】[내가 들으니 물을 차지한 천사가 가로되 전에도 계셨고 시방도 계신 거룩하신 이여 이렇게 심판하시니 의로우시도다]라고 하였다.
[물을 차지한 천사]는 천사의 직능에 따라 구별한 것이다. 본서에는 물의 천사(본절) 외에도 바람의 천사(7:1), 무저갱의 천사(9:1, 20:1), 불의 천사(14:18)가 언급되어 있다.
[물을 차지한 천사]에 대해 (1) 앞 구절(4절)에 언급된 대접을 쏟은 천사라고 하는 설(R. C. H. Lenski, H. Kraft), (2) 유대인들이 자연계를 분담 관리하는 천사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 것(에녹 1서 66:1-3)을 근거로 물을 주관하는 천사라고 하는 설⑤이 있는데, 많은 학자들의 견해인 후자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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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계셨고 시방도 계신 ‘거룩하신 이’(15:4의 주석을 보라.)여]는 거룩하신 하나님의 영존성을 나타내는 표현이다(11:17의 주석을 보라).
[이렇게 심판하시니 의로우시도다]는 15:3-4의 어린양의 노래와 같은 주제로 하나님의 심판의 공정성을 선포하는 것이다(15:3-4의 주석을 보라).
앞 구절(5절)에 대한 물의 천사의 설명에 대해, 요한은 【6】[저희가 성도들과 선지자들의 피를 흘렸으므로 저희로 피를 마시게 하신 것이 합당하니이다 하더라]라고 설명하였다.
[저희가 ‘성도들과 선지자들’(11:18의 주석을 보라.)의 피를 흘렸으므로]는 시편 79:3의 “그들의 피를 예루살렘 사면에 물같이 흘렸으며 그들을 매장하는 자가 없었나이다”를 연상하게 한다. 박해자들이 충성스런 성도들과 그들의 충성스런 지도자들을 살해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저희로 피를 마시게 한 것이 합당하니이다]는 이사야 49:26의 “내가 너를 학대하는 자로 자기의 고기를 먹게 하며 새 술에 취함같이 자기의 피에 취하게 하리니······”를 연상하게 한다. 충성스런 성도들과 그들의 충성스런 지도자들의 피를 흘리게 한 박해자들로 하여금 피를 마시게 한 심판이 합당하다는 것이다. 이 심판의 재앙은 피의 보복의 원칙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다(18:6, 20, 19:2, 창 9:6, 민 35:33, 마 27:24-25, 눅 11:51). 이 재앙의 심판은 순교자들이 자기들의 피를 신원하여 달라는 호소(6:10, 18:20)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이상근 님은 “원수를 용서하는 도리는 현세에서의 신앙의 윤리이다. 그 사랑의 기간이 지난 종국에 가서는 오직 의로우신 심판만이 남아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각 사람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각자의 죽음이 끝이며, 그 후에는 종국적 심판이 있다는 사실(히 9:27)⑥을 깨닫고,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후 6:2)⑦라는 말씀을 따라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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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천사의 말에 이어 하나님의 심판의 공정성을 말하는 제단에 대해, 요한은 【7】[또 내가 들으니 제단이 말하기를 그러하다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시여 심판하시는 것이 참되시고 의로우시도다 하더라]라고 하였다.
마지막 때의 [제단]은 대체로 순교자들의 피의 신원을 호소하는 기도(6:9-10)와 성도들의 기도(5:8, 8:3-5)와 연관되어 있고, 또 심판과도 관계가 있다(9:13, 14:18). 래드(G. E. Ladd)는 “하나님의 심판들은 박해를 받은 성도의 기도에 응답하여(9:13), 또 순교를 당했던 자들에 대한 신원으로서 반역적인 세상에 임하였다(6:9).”라고 하였다.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시여]의 [전능하신 이]는 1:8의 주석을 보라.
[심판하시는 것이 참되시고 의로우시도다]는 “그 심판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성실하게 임하셨을 뿐 아니라, 심판의 이상과 내용이 완전히 실현되는 것”(Openbaring, p. 324)⑧과 심판의 공정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미네어(Minear)는 “하나님은 예수로 인해 순교한 자들의 피를 피로 갚으신다. 하나님의 진노는 그들의 사랑의 보답으로 행사하신다. 사람들은 성도들의 피를 마시든지 아니면 어린양의 피가 묻은 옷을 입든지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⑨라고 하였다. 영원한 멸망의 운명, 또는 구원의 운명을 결정짓게 되는 그 중대한 선택의 기회는 영원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심판자로서 오시는 그리스도의 재림 때까지 주어지는 것이다. 물론, 각 개인의 경우에는 죽음의 때까지로 한정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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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김철손, 요한계시록.
2) in 강병도 편.
3) H. Alford, W. Barclay, R. H. Charles, C. L. Morris, R. H. Mounce, W. Hendriksen, G. E. Ladd, M. Rist, J. F. Walvoord, 박윤선, 이상근, 김철손, 요한계시록.
4) 김철손, 요한계시록.
5) A. Barnes, H. Alford, G. E. Ladd, J. M. Ford, P. E. Houghes, 黑崎幸吉, 이상근, 김철손, 요한계시록.
6) 필자의 히브리서 9:27의 주석을 보라.
7) 필자의 고린도후서 6:2의 주석을 보라.
8) in 박윤선.
9) in A. Joh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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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요한계시록(서울: 글벗사, 2005, 1판 1쇄), pp. 336-341.

newrema.com(T. 426-3051)의 필자의 저서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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