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 1:24-27(동성애)의 문자적 해석이 아닌 주경신학적 해석(다자대조연구) I

최세창
  • 1351
  • 2021-08-02 01:14:32
우상 숭배에 대한 하나님의 현실적 심판에 대해, 바울은 【24】[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저희를 마음의 정욕대로 더러움에 내어 버려 두사 저희 몸을 서로 욕되게 하셨으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욕]은 에피튀미아이스(ἐπιθυμίαις)로서 그 자체는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아니라, 단순히 ‘의욕’, ‘바람’, ‘간절한 욕망’, ‘열망’ 등 인간의 자연적인 욕구 전체를 의미한다. 문제는 욕망의 대상과 내용이다.
[더러움에 내어 버려 두사]의 [더러움]은 아카타르시안(ἀκαθαρσίαν)으로서 ‘불결한 상처의 고름’, ‘손질을 전혀 하지 않은 나무’, ‘한 번도 불순물을 골라 내지 않은 물질’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성경에서는 육체적, 도덕적, 종교적 불결, 또는 불결한 것과 접촉된 것을 의미하고 있다(느 13:29, 겔 16:27, 24:13, 민 5:19, 스 6:21, 마 23:37, 고후 12:21, 엡 5:3 등). 특히, 여기서는 ‘성적 부도덕’ 또는 ‘성적 방종’, ‘음탕’ 등을 의미하고 있다(갈 5:19).
[내어 버려 두사]는 파레도켄(παρέδωκεν)으로서 파라디도미(παραδίδωμι)의 삼인칭 단수 과거 능동형 직설법이다. 이 말은 ‘감옥이나 심판 또는 형벌에 넘기다’(본절, 롬 1:26, 28, 엡 4:19), ‘부탁하다’, ‘위임하다’(마 25:14, 눅 1:2, 행 6:14), ‘은혜에 부탁하다’(행 14:26), ‘규례를 주다’ 또는 ‘규정하다’(행 6:14), ‘열매가 익다’ 또는 ‘허용하다’(막 4:29) 등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버리신다는 것, 즉 온갖 죄악을 저지르고 타락하도록 방임한다는 것은 생각하기조차도 무서운 일이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고의로 인간에게 범죄케 하시는 것인가? 아니면 도드(C. H. Dodd)의 말대로 하나님께서는 죄인의 범죄들에 대해서는 전혀 상관이 없으신가?① 절대로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자유 의지를 주셨고, 그 자유 의지를 존중하신다. 예외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도 자유 의지를 간섭하실 수 없다. 인간의 자유 의지가 하나님의 진리를 벗어나는 그 순간에 인간의 자유는 상실되어 죄의 종이 되므로(창 3장, 요 8:34) 온갖 죄악들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롬 1:28-32, 엡 4:19). 이것이 바로 소극적인 의미에서의 하나님의 현재적 심판(하나님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진노)②인 방임이다(호 4:7, 삼상 15:23). 이 현재적 심판은 최후 심판과는 달리, 죄인들로 하여금 일말의 변명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방종과 타락으로 끌려가도록 방치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죄의식과 구원의 열망을 갖도록 하는 하나님의 구원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이사야는 “여호와께서 애굽을 치실 것이라도 치시고는 고치실 것인고로 그들이 여호와께로 돌아올 것이라 여호와께서 그 간구함을 들으시고 그를 고쳐 주시리라”(사 19:22. 참조: 사 1:6)라고 하였다. 그 좋은 예로, 예수님의 목전에서 예수님을 저주하며 맹세까지 했던 베드로가, 닭 울음소리를 듣고 심히 통곡하며 회개하여 용서를 받은 사건을 들 수 있다(마 26:69-75).
[저희 몸을 서로 욕되게 하셨으니]의 [몸]은 소마타(σώματα)로서 바울이 인간의 실존을 특징짓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포괄적인 용어이다. 이 낱말은 매우 복잡하고 이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바울은 몸을 영과 대조하기도 하고, 또는 영 및 정신(혼)과 대조하여 육체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육체의 조직이나(엡 4:16, 19, 5:3, 롬 12:4, 고전 12:12-25), 고통을 당하는 육체(갈 6:7)의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바울이 육체라는 의미로 몸을 사용하지만, 헬라의 영육이원론과는 전혀 다르다. 그는 결코 인간의 몸을 정신의 무덤이나, 그 자체가 파멸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R. Longenecker).③ 그는 표면상 몸과 영, 몸과 영 및 정신(혼)을 구분하는 것이지, 결코 분리시키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조직체로서 몸을 말할 때, 그것은 곧 인간 자아를 지칭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바울은 몸을 하나님과 대립되는 인간의 피조성, 혹은 나약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한다. 즉, 그는 몸을 행위의 주체로서 표현하고 있는데(롬 8:13), 그것은 곧 나약하고 낮은 것으로(고후 10:10, 빌 3:21, 고전 15:43) 죄와 죽음과 관계를 가지며, 그들의 지배 아래 속박되어 있다. 이러한 몸은 죄의 몸이요(롬 1:24, 6:6, 12, 8:10, 고후 5:10), 사망의 몸이다(롬 6:12, 7:24, 8:11). 엘리스(E. E. Ellis)는 “바울은 많은 경우에 몸을 죄와 죽음에 얽매인 자아로 사용하고 있다.”④라고 설명하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육신의 의미를 갖는 몸과 죄와 죽음에 얽매인 인간의 피조성 혹은 나약성이란 뜻의 몸이란 곧 구속받지 못한 인간을 지칭하는 것이다.
끝으로, 바울에게 있어서 몸은 영광스런 것이요 영원성을 갖는다. 그는 우리의 몸 안에 성령께서 거하신다고 하며(고전 3:16, 6:19),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몸에 대해 말한다(롬 12:1, 고전 6:20). 이것은 그리스도에 의한 구속과 관련된 인간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영 또는 혼과 대조되는, 인간의 보이는 부분인 물질로 구성된 몸을 의미하고 있다.
[서로]는 엔 아위토이스(ἐν αὐτοίς)로서 ‘그들 가운데서’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욕되게 하셨으니]는 수동태로 해석되어야 할 부정사인 아티마제스타이(ἀτιμάζεσθαι)로서 ‘치욕을 당하다’, ‘불명예스럽게 되다’, ‘자격과 가치가 저하되다’ 등을 뜻한다.
웨슬리(J. Wesley)는 “인간이 만일 하나님을 하나님으로서 예배하지 않으면, 그는 제멋대로 인간의 방식대로 살아가도록 버림을 당한다.”라고 하였다. 바르트(K. Barth)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영광을 탈취당했을 때, 사람들도 그들 자신의 영광을 탈취당한다. 내적으로 그들의 영혼이 더럽혀졌으므로, 또한 외적으로 그들의 몸이 더러워진다. 사람들이란 영혼과 몸이 하나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이 구절에 언급된 성적 부도덕과 1:26, 27절에 나타나는 성적 부도덕의 차이에 대해, 하리손(E. F. Harrison)은 전자는 종교적 매춘 행위와 관련된 언급이고, 후자는 부도덕한 성행위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하였다. “고대의 팔레스틴과 성서 시대의 팔레스틴 부근 지역의 예배 의식의 관리였던 매춘부들도 중요한 기능을 발휘하였다. 이러한 종교는 자연의 과정들이 남신들과 여신들 사이의 성행위에 의해 주관되고 있다는 신앙에 입각한 것이었다. 그러한 우상 숭배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자들은 그들 자신의 성행위에 대한 이해를 투사함으로써 모방적인 마법 사용을 통해 신전의 광신적 숭배자들과 성행위를 했는데, 이는 그러한 성행위가 남신들과 여신들의 성행위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오직 신들 사이의 성행위에 의해서만 인간 자신의 가족과 가축들 그리고 논밭의 증산을 위한 욕망이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O. J. Baab).⑤
{바클레이(W. Barclay)는 고대 세계의 성적 부도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고대 세계는 성적인 부도덕을 전혀 죄악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이다. 남자가 첩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로 간주되었다. 고린도와 같은 곳에는 신전에 몇 백 명씩이나 되는 여자 사제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소위 거룩한 매춘부였으며, 그들의 수입은 신전의 유지비로 사용되었다.
헬라인들에 의하면, 아덴에 공창 제도를 제일 처음으로 도입하고, 창녀 굴을 짓게 한 사람은 솔론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사업의 소득으로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위해 새 신전을 짓게 하였다. 매춘 행위에서 얻어진 수입으로 신전을 짓는 것이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헬라인들의 견해가 바로 음행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어떠했던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미루어 볼 때, 순결이란 기독교가 이 세계에 끌어들인 하나의 새로운 미덕이었다고 할 수 있다}(엡 5:3의 주석).
{데모스테네스(Demosthenes)는 당시의 남자들의 성적 타락에 대해, “창기는 향락을 위해서 두고, 정부는 나날의 육체의 욕구를 위해서 두고, 아내는 자녀를 생산하고 충실한 가정주부로서 두었다.”라고 설명하였다.
네일(W. Neil)은 “많은 이교도들로 구성된 기독교 공동체에 있어서, 개종자들이 성과 결혼에 대한 기독교적 태도를 수용한다는 것은 복음 윤리의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을 것이다. 대체로 이교도들은 본능적인 수준에 근거한 성행위란 자연스럽고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성례적 음행과 남근 숭배는 많은 예배 의식들의 필수적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요소를 형성하였다. 로마서 1:24 이하의 바울의 기술은 과장이 아니다. 그러한 이교 도시의 환경에서 엄격한 일부일처주의 또는 금욕의 환경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므로 바울은 기독교인의 의무, 즉 자기 탐닉의 반대인 자기 통제 곧 결혼에 대한 신실성과 순결에 대해 명백하게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하였다.
“음란한 연회, 원색 문화, 결혼 서약의 이완, 난잡한 혼인, 성에 대한 전반적 고착 관념, 성행위의 보편적 허용과 함께 이교주의가 오늘 우리의 시대에도 다시 발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대에 성의 순결을 가르치는 신약성경의 교훈은 절실히 요구되는 바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에 전적으로 헌신하는 신약성경의 성결 체험은 실제적인 응답인 것이다. 이 시대의 비도덕률은 자연주의와 진화론과 같은 잠식된 철학에 의하여 배양되고 용납된다. 복음의 다이너마이트는 이렇게 상당한 악덕의 안식처를 쳐부수기 위하여 요긴한 것이다”(A. E. Airhart)}(살전 4:3의 주석).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에게 “음행을 피하라 사람이 범하는 죄마다 몸밖에 있거니와 음행하는 자는 자기 몸에게 죄를 범하느니라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의 것이 아니라”(고전 6:18, 19. 참조: 고전 3:16, 17)라고 경고하고 있다.
개역 한글판 성경에는 1:25을 1:24의 설명으로 보아, 【25】[이는 저희가 하나님의 진리를 거짓 것으로 바꾸어 피조물을 조물주보다 더 경배하고 섬김이라 주는 곧 영원히 찬송할 이시로다 아멘]이라고 번역하였다.
[이는]은 원문에는 없으나 번역상 삽입하는 것이 더 부드럽고, 또한 의미가 분명해진다. “이 말씀은 1:23의 선언을 또 다른 형태로 반복한 것이다”(C. E. B. Cranfield, A. Barnes).
[하나님의 진리](τὴν ἀλήθειαν τού θεού)란 “참 하나님을 지시하는 히브리식 어법이다.…하나님은 거짓 신들이라 불리는 우상들에 대하여 참 하나님이라 일컬어진다. 단 한 분의 실제적인 하나님, 또는 참 하나님이 있고, 그 밖의 모든 신들은 다 거짓이다(A. Barnes).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in C. E. B. Cranfield.
2) 비교: K. Barth는 혼동(우상 숭배)이 그 자체를 보복하여 그 자신의 형벌이 되었다고 한다.
3) R. Longenecker, The Ministry and Message of Paul(Michigan: Zondervan, 1973), p. 91.
4) E. E. Ellis, Paul and His Recent Interpreters(Michigan: Eerdmans, 1968), p. 46.
5) O. J. Baab, “Prostitution” in IDB, pp. 932-933.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출처: 최세창, 로마서(서울: 글벗사, 2000, 2판 1쇄), pp. 97-102.

newrema.com(T. 426-3051)의 설교자의 저서들 :
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우린 신유의 도구/ 눈솔 인터넷 선교/ 영성의 나눔 1, 2, 3, 4권/ 영성을 위한 한 쪽/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설교집 28권/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다수의 논문들
첨부파일

이전 민관기 2021-08-02 하나님과 태극기는 같다? = 태극기부대 필독
다음 최세창 2021-08-02 롬 1:24-27(동성애)의 문자적 해석이 아닌 주경신학적 해석(다자대조연구) 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