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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중요성
장병선
- 1083
- 2021-08-18 19:54:21
은퇴하고 이사하면서 많이 버렸다.
책도 소장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는 책은 버린다고 버렸으나 ,
‘저 건 왜 안 버렸지?’하는 책들도 여전히 서가의 한 공간에 버티고 있다.
가슴 한 쪽이 뻥 뚫린듯한 영적허기가 왔다.
코로나19로, 아직 출석할 교회가 정해지지 않아서, 매주일 방송설교로 때운 탓일 거다.
무슨 책을 펴도 몇 장 못 넘기고 덮곤했는데, 며칠전에 서재에도 못 들어가고(좁아서)복도에 서 있는 책장에 꽂혀 있는 쌍동이 책 두권에 눈이 갔다.
꺼내서 대강 훑어보니, 청주에서 ‘좋은 교회’를 개척, 규모있는 교회를 짓고, 크게 부흥시키고 젊은 날(50대?)에 요절한 ‘한영제’목사가 쓴 자신의 목회와 삶에 대한 자전적 수필집으로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이어서 몇 장을
읽다가 자석에 끌리듯 책에 빨려 들어가 두 권을 다 읽었다. 읽으면서 ‘이렇게 치열하게 산 목사도 있구나!’하는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한편에는 ‘이렇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하는 반감도 들면서, ‘난 그와 같이 살 수도 없고(영적, 정신적 성향, 이미 은퇴하였으니)살 마음도 없다고 결론을 지었으나, 누구든지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무언가 반드시 울림이 있을거다. 전문서적도 아니고, 가벼운 책은 거의 눈길을 주지 않았으므로 분명 내가 산 것은 아니고, 누군가 일독을 원하는 마음에서 내게 주었을 것이다.
그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인생후반기에 들어서라도 겨우 일독을 했으니 그 정성에 보답은 한 셈이다.
나 또한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내 가족들이 꼭 한 번 읽어 보도록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내게 만약 서재가 없었다면, 이책은 영영 만나지 못 하였을 것이다.
책은 서재의 한 구석에서 수십년도 기다리다가 자신을 찾는 이에게 서슴없이 자신을 열어준다.
어떤 책은 영영 잊혀진 채로 남아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