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칼

함창석
  • 989
  • 2021-08-14 07:15:28
바람칼

함창석

날아오른 새를 바라보면
가끔 날개 짓을 잠시 멈추기도 하지
두 날개를 몸에 딱 붙이고
예리한 칼끝으로 허공을 긋듯이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지
대개 높은데서 낮은 곳으로
쏜살같이 내려오지
바람칼로는 오래 날지 못하지
때론 바닷가 하늘에는
두 날개를 쫙 펴고서 고정시킨 채로
상당히 먼 거리를 날기도 하지
날갯짓을 멈춘 새는
곧 땅에 추락해 버리고 말 것이기에
바람칼로부터 두 날개를 펴지
여기 풋 노인이 되어도
힘이 든 날개 짓만 거듭해 상하지만
숲속 푸른 하늘로 날아가는
저 새들은 훨씬 나보다 자유롭다

Sandol Method

바람칼

바람칼은 새가 날갯짓을 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날 때의 날개이다. 새가 하늘을 나는 모양을 찬찬히 살펴보면 참으로 신기하다. 하늘로 떠오른 새는 시종 날갯짓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때는 날개를 몸에 붙이거나 쫙 펴서 고정한 채로 상당히 먼 거리를 날아간다. 이처럼 새가 날갯짓을 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날 때의 날개를 일컬어 ‘바람칼’이라 한다. 예리한 칼끝으로 허공을 긋듯이, 새는 날개로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다. 그러니까 바람칼은 ‘바람을 가르는 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바람칼로는 오래 날지 못한다. 날갯짓을 멈춘 새는 곧 추락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마당에서 모이를 쪼던 병아리들을 발견한 솔개는 바람칼을 세우고 곤두박질치듯 내려와 순식간에 병아리 한 마리를 낚아채어 유유히 날아올랐다. (박남일, 바람칼,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 말 풀이사전, 2004.)

바람칼은 ‘새가 하늘을 날 때 날개가 바람을 가르는 듯하다.’는 뜻으로, 새의 날개를 이르는 말이다. 새의 날개를 시에서 ‘나래’라고도 쓴다. 나래는 부드러운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나비의 날개를 ‘나래’라고 많이 쓴다. 그러나 새의 날개는 ‘바람칼’이 많이 사용한다.

칼바람은 몹시 매섭고 차갑고 독한 바람이다. 아주 혹독한 박해를 비유하는 말이다. 풍도(風刀)라는 말도 있다. 고대로부터 무사가 바람을 일으키는 날카로운 칼이다.

풍력 발전기는 바람의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장치로서, 풍력 발전기의 날개를 회전시켜 이때 생긴 날개의 회전력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횡성 둔내 태기산 정상에는 풍력발전소가 있다. 바람에 의해 돌아가는 세 날개가 참 멋지다. 대관령 정상에도 있다.

칼의 우리 옛말은 ‘갈’이니 오늘날에도 쓰이는 생선의 ‘갈치[刀魚]’는 그 흔적이다. 어원적으로는 동사 ‘갈다[磨·硏]’의 어간이 독립해 명사화한 것으로 보인다. 한자로는 도(刀)와 검(劍)으로 구별된다. 본래 ‘도’는 칼 몸이 휘어지고 한쪽에만 날이 있는 것을 이르고, ‘검’은 칼 몸이 곧고 양쪽에 날이 있는 것을 이른다. 그러나 ‘도검’으로 통칭되기도 한다. 칼은 얇은 돌의 양면을 갈아 날을 세워 물건을 베거나 자르는 도구로 '석도'라고도 부른다. 신석기시대에는 한 면만을 갈아서 사용하였으나, 청동기시대부터는 본격적으로 양면을 사용하게 되었다.(칼,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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