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두리 사구에서

이경남
  • 1126
  • 2021-09-07 17:19:41
신두리 사구에서
-이경남

9월의 바다는
인적 조차 끊긴 고독한 모습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곳을 걷는다
파도는 모래를 실어오고
바람은 모래를 들어 사구를 만든다
그리고 여기에 이름 모를 식물들이 자리하며
이렇듯 아름다운 숲이 들어섰다
이곳은 또한 풍성한 생명의 요람
갯그렁이 억새 해당화 솔가비나무 곰솔...
달랑게 장지뱀 개미귀신 무수한 새들과 황조롱이 고라니...
온갖 생명의 보금자리다
사시사철 해변에 불어오는 강한 해풍은
이 사구 숲으로 춤추게 하고
이곳에 가득 생명감을 불어 넣는다
지금 신두리 사구는
생태공원으로 보호를 받고 있지만
그러나 나는 이 야생의 숲이 가진
천연의 순결함을 더 사랑한다
여기에는 그 어느 인공의 정원에서 찾을 수 없는
그런 순수와 활기가 있기 때문이다
아니 나 자신
끝내 아무 것에도 길들여지지 않은
그런 야성으로 자연으로 자유로
남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2021.9.7.가을비 오는 화요일 아침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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