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록 77회 1. 가. 짐승을 탄 큰 음녀b(17:3-6)

최세창
  • 1122
  • 2021-09-08 20:18:03
요한은 성령의 인도를 받은 것에 대해, 【3】[곧 성령으로 나를 데리고 광야로 가니라 내가 보니 여자가 붉은 빛 짐승을 탔는데 그 짐승의 몸에 참람된 이름들이 가득하고 일곱 머리와 열 뿔이 있으며]라고 하였다.
[성령으로 나를 데리고]는 1:10의 주석을 보라.
[성령으로 나를 데리고 광야로 가니라]에 대해, 김철손 님은 “요한은 성령의 직접 지시를 받아 광야로 이끌려 가는 신비로운 체험을 한다. 그런데 이 체험은 육체적으로 이동이 있었다는 말이 아니라, 황홀경에서 환상을 보았다는 말이다(4:2, 14:13, 21:10, 22:17, 마 4:1, 눅 4:1 참조).”①라고 하였다.
[광야](에레몬, ἔρημον)는 하나님께서 피해 온 교회를 보호하고 양육하기 위해 예비하신 곳이 있는 장소이나(12:6의 주석을 보라.), 마귀나 악령들이 거주하는 저주의 장소이기도 하다(막 1:12, 눅 11:24. 참조: 계 18:2). 크레다너스(Greijdanus)는 “광야는 메마르고 적막하고 죽은 무신론적 생활을 상징한다.”②라고 하였다.
[여자가]는 1절의 “큰 음녀”의 주석을 보라.
[붉은 빛 짐승을 탔는데]의 [붉은]은 ‘살육’을 상징하는 6:4의 “붉은 말”의 붉은(픠르로스, πυρρός)이나, ‘학살’ 또는 ‘살기’를 상징하는 12:3의 “붉은 용”의 붉은(픠르로스, πυρρὸς)과 달리, ‘사치스럽고 화려한 것’을 의미하는 콕키논(κόκκινον)이 사용되었다. 이는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 짐승의 몸에 참람된 이름들이 가득하고 일곱 머리와 열 뿔이 있으며]는 바다에서 나온 짐승 곧 적그리스도를 가리킨다(13:1의 주석을 보라).
13:1에는 짐승의 머리들에 참람된 이름들이 있다고 했는데, 여기에는 [몸에 참람된 이름들이 가득하]다고 하였다. 이것은 바다에서 나온 짐승의 참람된 행위를 강조하는 것이다(G. R. Beasley-Murray).
큰 음녀의 사치스런 치장에 대해, 요한은 【4】[그 여자는 자주 빛과 붉은 빛 옷을 입고 금과 보석과 진주로 꾸미고 손에 금 잔을 가졌는데 가증한 물건과 그의 음행의 더러운 것들이 가득하더라]라고 하였다.
[자주 빛과 붉은 빛 옷]은 비싼 염료로 물들여 만든 왕이나 부자의 옷을 가리키는 것으로(삿 8:26, 단 5:7, 마 27:28, 눅 16:19) 권위와 위엄을 나타낸다(단 5:7, 나 2:3). 따라서. 그러한 옷을 입는다는 것은 극한 사치와 호화로움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은 구원받은 성도들이 입는 빛나고 깨끗한 세마포 옷(19:8)이나 하늘의 군대들이 입는 희고 깨끗한 세마포 옷(19:14)과 대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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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보석과 진주로 꾸미고]는 비싼 귀금속들로 꾸몄다는 것으로 극한 사치와 호화로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을 유혹하여 사치하고 호화로운 생활에 탐닉하게 함으로써 하나님에게서는 멀어지게 하고, 우상 숭배는 잘하게 하려는 것이다.
[손에 금 잔을 가졌는데 가증한 물건과 그의 음행의 더러운 것들이 가득하더라]의 [가증한 물건](브데뤼그마톤, βδελυγμάτων)은 “구약에서 쓰인 성전 제사에 관한 용어의 하나다. 하나님을 대행하려는 어떤 행동이나 말이나 물체를 통틀어 가증한 것이라고 한다”(김철손).③ 특히, 이 말은 하나님을 대신하는 우상이나 우상을 숭배하는 짓을 의미한다(마 24:15, 막 13:14, 단 9:27, 11:31, 12:11. 참조: 살후 2:4). 그리고 [그의 음행의 ‘더러운 것들’](16:13의 주석을 보라.)은 큰 음녀의 우상 숭배로 인한 영적‧도덕적 타락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하나님을 부인하거나 믿지 못하게 하는 모든 사상과 이념과 제도 등이 포함되는 것이다. 박윤선 님은 “그것들 가운데 고상한 듯한 종교나 도덕도 그것이 진정한 신본주의(神本主義)의 것이 아닌 한(限)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떠나 이 세상주의에 고착(固着)하게 하는 유력한 무기(武器)가 될 뿐이다.”라고 하였다.
큰 음녀의 손에 있는 금 잔에 그러한 것들이 가득하다는 것은 큰 음녀가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배반하고, 온갖 우상을 숭배하며, 온갖 죄악을 범하도록 유혹하는 존재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큰 음녀의 정체에 대해, 요한은 【5】[그 이마에 이름이 기록되었으니 비밀이라, 큰 바벨론이라,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라 하였더라]라고 하였다.
[그 이마에 ‘이름’(오노마, ὄνομα: 2:3의 주석을 보라.)이 기록되었으니]는 당시의 로마 창기들이 이마에 자기 이름을 새긴 머리띠를 두른 것④을 연상하게 한다.
[비밀](1:20의 주석을 보라.)에 대해 (1) 이름의 일부라는 설(H. Alford, “Hengstenberg”,⑤ “Tischendorf”⑥) (2) 이름의 비밀, 또는 이름의 신비성을 가리키는 것이라는 설,⑦ (3) 11:8의 “······영적으로 하면······”에 의거하여, 하나님을 대적하고, 성도들을 핍박하고, 사람들을 미혹하는 음녀의 특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하는 설⑧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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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설보다는 (2)설이 유력하다. 여기에 (3)설을 포함시켜도 무방할 것이다.
비밀의 이름을 가진 큰 음녀가 “비밀리에 행하는 모든 것이 천사를 통해 요한에게 알려지고, 또 요한을 통해 믿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만, 불신자들은 알지 못한다”.⑨
[큰 바벨론]은 14:8의 주석과 16:19의 주석을 보라.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라]는 큰 음녀 큰 바벨론이 세상 사람들의 우상 숭배와 그로 인한 영적‧도덕적 타락자들과 [가증한 것들](4절의 주석을 보라)의 원산지라는 것이다.
래드(G. E. Ladd)는 “바벨론은 ‘음녀들의 어미’이다. 그녀는 자기 혼자서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으로부터 떠나게 하는데 만족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사악하고 신성 모독적인 계획에 자신의 딸들이 동참하도록 주장하였다. 그녀는 신성 모독적인 음행과 더불어 땅을 채우는 온갖 종류의 가증한 것이 나타나게 하였다.”라고 하였다.
큰 음녀인 큰 바벨론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을 극심하게 핍박한 것에 대해, 【6】[또 내가 보매 이 여자가 성도들의 피와 예수의 증인들의 피에 취한지라 내가 그 여자를 보고 기이히 여기고 크게 기이히 여기니}라고 하였다.
[성도들]과 [예수의 증인들]의 전자는 후자를 포함하는 일반적인 표현이고, 후자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거나 전하다가 순교한 성도들을 표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여자가 성도들의 피와 예수의 증인들의 피에 취한지라]는, 우상 숭배와 그로 인한 음란을 비롯한 온갖 죄악 생활과 신성 모독적인 것들의 원산지인 큰 음녀인 큰 바벨론이 충성스러운 성도들을 죽이기까지 핍박한다는 것이다.
[내가 그 여자를 보고 기이히 여기고 크게 기이히 여기니}는 큰 음녀인 큰 바벨론이 심판을 받아 멸망하는 것을 볼 줄 알았던 요한(1절)이, 오히려 큰 음녀가 여왕처럼 사치스럽고 화려하게 치장하고, 사람들을 미혹케 하고, 성도들을 죽이기까지 핍박하는 것을 보고 놀라고 또 놀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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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김철손, 요한계시록.
2) in 박윤선.
3) 김철손, 요한계시록.
4) “Seneca, Controv. i. 2(quoted by Wetstein); Juv. vi. 122 sq”(in R. H. Charles), R. H. Charles, M. Henry, A. Plummer, A. Johnson, H. Kraft, 이상근. 비교: 黑崎幸吉은 로마의 귀부인들이 이마에 띠를 두르고, 그 위에 자기의 이름 또는 소속을 쓰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5) in 이상근.
6) in R. H. Mounce.
7) A. Barnes, M. Henry, A. Johnson, P. E. Houghes, R. H. Mounce, H. Kraft, 김철손, 요한계시록. R. H. Charles는 이름의 비밀을 바벨론이라고 한다.
8) “Moffatt”(in C. L. Morris), G. E. Ladd, R. H. Mounce, C. L. Morris, 박윤선.
9) 참조: “Moffatt”(in C. L. Morris), C. L. Morris, R. C. H. Len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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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요한계시록(서울: 글벗사, 2005, 1판 1쇄), pp. 35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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