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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
함창석
- 1292
- 2021-11-20 21:58:25
“이 땅에 2년 동안 흉년이 들었지만 앞으로도 5년 동안은 경작도 못하고 추수도 못할 것입니다.”(창 45:6) 추수는 익은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일이다. 팔레스타인에서는 4월경에 이른 보리를, 5월경에 밀을, 그리고 7-8월경에는 포도와 올리브, 무화과를 주로 수확했다. 하나님께 감사하는 일을 잊지 않았다. 이 같은 추수는 이스라엘의 3대 종교적 절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너희는 밭에 씨를 뿌려 수확한 곡식의 첫 열매로 맥추절을 지켜라. 너희는 농산물을 거둬들여 저장하는 연말에 수장절을 지켜라.” (출 23:16) 즉, 이른 보리 추수기에는 유월절, 그 다음 6주 정도가 지나서 밀 추수기에는 맥추절 곧 오순절이, “여러분은 모든 곡식을 타작하고 포도즙을 짜서 저장한 후에 7일 동안 초막절을 지키십시오.”(신 16:13) 그 후 7주 정도가 지나서 가을걷이에 해당하는 과일 추수기에는 수장절 곧 초막절이 지켜졌다. “여러분이 추수할 때 미처 거두지 못한 곡식 단이 생각나거든 그것을 가지러 가지 말고 외국인과 고아와 과부를 위해 거기 버려두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여러분이 하는 모든 일에 복을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이 감람나무에서 열매를 따낸 후에 남은 것은 고아와 외국인과 과부를 위해 버려두십시오. 여러분은 포도원의 포도를 딸 때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일을 기억하십시오. 그래서 내가 여러분에게 이런 명령을 내리는 것입니다.”(신 24:19-22) 또 추수할 때에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위해 곡식이나 과일의 일부를 남겨 두었다. 한편, 추수는 성경 문학적으로 ‘임박한 하나님 나라’(마 9:31), “추수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그냥 두어라. 추수 때에 내가 추수꾼들에게 먼저 독 보리를 뽑아 단으로 묶어서 불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에 모아들이게 하겠다.” 예수님은 또 다른 비유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어떤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과 같다. 그것은 씨앗 중에 가장 작은 것이지만 모든 채소보다 더 크게 자라나 나무처럼 되어서 새들이 날아와 그 가지에 깃들인다.” 예수님은 또 다른 비유를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어떤 여자가 한 포대의 밀가루에 섞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다.” 예수님은 군중에게 이 모든 것을 비유로만 말씀하시고 비유가 아니면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예언자의 예언을“이루기 위해서였다. “내가 비유를 들어 세상이 창조될 때부터 감추어진 것을 말하겠다." 그 후 예수님이 군중과 헤어져 집에 들어가 있을 때 제자들이 와서 ”밭의 독 보리 비유를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하였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좋은 씨를 뿌리는 농부는 나 그리스도이며 밭은 세상이다. 그리고 좋은 씨앗은 하늘나라에 속한 사람들이고 독보리는 악한 자에게 속한 사람들이다. 독 보리를 뿌린 원수는 마귀이며 추수 때는 세상 끝 날이고 추수 꾼은 천사들이다.(마 13:30-39) ‘하나님이 정하신 심판’, ‘종말에 구원받는 성도들을 모으는 일’,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라. 울면서 씨를 가지고 나가 뿌리는 자는 단을 가지고 기쁨으로 돌아오리라.”(시 126:5-6) “자기 육체를 위해 심는 사람은 그 육체에서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령님을 위해 심는 사람은 성령님에게서 영원한 생명을 거둘 것입니다.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하지 맙시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거둘 때가 올 것입니다.”(갈 6:8-9) ‘수고에 대한 보상이나 상급’ 등을 상징하기도 한다.
추수감사절
추수감사절은 북미 지역의 전통적 명절이자 국경일로 미국은 11월 넷째 주 목요일, 캐나다는 10월 둘째 주 월요일로 정해져 있다. 17세기 초 신대륙으로 이주한 청교도들이 첫 수확한 후 이를 기념한 데에서 유래하였으며, 이날 칠면조(turkey) 구이를 먹는 풍습이 있어 ‘터키 데이’라고도 한다. 1620년 종교적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영국에서 신대륙으로 이주한 청교도들이 이주 첫해에 혹독한 추위와 질병으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는 시련을 겪은 후 이듬해인 1621년 정착지에서 첫 추수를 마친 것을 기념해 신에게 감사기도를 올리고 잔치를 연 데에서 비롯되었다. 청교도들은 그들에게 도움을 준 원주민들도 초대해 옥수수 등의 곡식과 야생 칠면조 등의 음식을 나눠 먹으며 수확의 기쁨을 함께했다고 한다. 1623년에는 플리머스(Plymouth; 지금의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도시로, 메이플라워호가 도착한 지역) 식민지의 책임 행정관이었던 윌리엄 브래드포드(William Bradford)가 추수감사절을 공식선언하였다. 1660년대 말까지는 초기 정착지였던 뉴잉글랜드 지방에서도 해마다 정기적으로 기념한 것은 아니었고, 1680년대 초까지는 주로 뉴잉글랜드 지방 교회 지도자들에 의해 공식행사로 공표되었다. 그로부터 미국독립혁명 시기 이후까지 정치 지도자들도 가세하여 이날을 기념할 것을 선언했다. 그리고 1789년에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국가적 기념일로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이 시기의 추수감사절 날짜는 주(州)마다 각기 달랐다. 하지만 19세기 초 무렵에는 대부분의 주에서 관습적으로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기념했고,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에 의해 모든 주에서 처음으로 같은 날(11월 마지막 주 목요일)로 통일되었다. 1941년 의회가 11월 넷째 주 목요일로 날짜를 변경할 것을 결정하고,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이를 승인하여 오늘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인 목요일로부터 일요일까지 대개 4일간의 연휴가 이어진다. 추수감사절은 쇼핑시기로도 유명한데, 명절 다음날인 금요일은 대부분의 주요 소매점들이 큰 폭의 할인판매를 실시하는 이른바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로, 많은 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쇼핑에 나선다. 미국인들이 홀리데이 시즌(Holiday Season)이라 부르는 시기가 시작되는 시점이 바로 추수감사절이다. 한편 캐나다 최초의 공식 추수감사절은 1872년 4월 15일이었으며, 19세기 말 무렵에는 대개 11월 6일에 행사를 가졌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 후 휴전기념일과 같은 주간에 추수감사절을 맞게 되자 두 공휴일의 중첩을 피하기 위해 1957년 의회가 지금과 같은 10월 둘째 주 월요일을 추수감사절로 공표하였다. 현재 뉴브런즈윅주, 노바스코샤주, 뉴펀들랜드앤래브라도주,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주 등 대서양 연안 지역을 제외한 캐나다 전역에서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추수감사절에는 대개 각지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모두 모여 만찬을 즐기며 재회의 시간을 보낸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칠면조구이, 호박파이, 으깬 감자(매시드 포테이토) 등이 있다.
<구약성서>에 따른 추수감사절의 기원은 유대인들의 3대 절기(과월절, 맥추절, 초막절) 중 하나인 맥추절(보리와 밀을 수확한 후 하나님에게 첫 열매를 올리며 이를 감사하는 절기, 칠칠절이라고도 함)과 초막절(추수를 마친 후 하나님에게 햇곡식을 올리며 이를 감사하는 절기, 수장절이라고도 함)에서 찾을 수 있다.
추수감사절과 유사한 개념을 가진 풍습은 세계 각지에서 발견된다. 동양에서는 한국의 추석, 중국의 중추절, 일본의 오봉절, 서양에서는 독일의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에른테단크페스트(Erntedankfest), 영국의 하비스트 페스티벌(Harvest festival), 러시아·폴란드 등 슬라브족의 도진키(Dozhinki) 등이 그 예이다.
시월상달
울진에서는 9, 10월이 되어 기장과 조를 거둔 다음 집과 서낭당에 특별한 음식을 마련하고 터 고사를 지낸다. 날을 따로 받고 음식을 장만하는 과정 등은 씨를 뿌린 뒤에 올리는 제사와 같으나 이때에는 금줄을 칠 뿐만 아니라 소지까지 올린다. 그리고 “금년 농사 잘 되었으니 골 맥이 서낭님 착실히 희망하시고 명년에도 남보다 농사 잘 짓도록 해주시오.”하고 축원한다. 농가에서는 10월을 상달이라고 하여 특별하게 여긴다. 그리고 이 달 말날에는 집집마다 곡식으로 술을 빚고 떡을 찌며 특별한 음식을 장만하여 조상님께 올해의 풍년을 감사하는 고사를 올린다. 성주에 모셨던 묵은 곡식도 꺼내어 햇곡식으로 갈아 넣으며 집안의 무사태평과 새해의 풍년을 기원한다. 또, 개인뿐만 아니라 온 마을이 하나가 되어 올해의 풍년을 감사하고 새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동제를 올리며 하루를 즐기기도 하였다. 옛 기록에 고구려의 동맹이나 예의 무천, 부여의 영고, 삼한의 제천의식 따위는 모두 민간에서 행한 이와 같은 시월행사에서 비롯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