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 감리회소식

그냥 돌아갔는데

함창석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너희 모든 죄가 사하여 지나요
죄를 사하는 이는 한분뿐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들이 있나요
이런 죽음도 있으니
하늘이 내린 수명을 다하고
되돌아가는 이들이야
이 땅에서 행한 일들로 인하여
저들 아우성만 남기고
그 메아리가 이 천지를 진동하겠지만
죽었는데 무슨 소용이 있나요
아우성과 메아리가
한데 어울려 널리 퍼지는 날
두 귀를 막고 싶으니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이들이 대다수다
총포에 두개골이 부서지고
가슴이 쪼개지고 창자가 터져
땅에 스며들었다가 솟아나는 핏 소리
죽었는데 무슨 소용이 있나요
뉘우치기라도 해야
용서할 수 있다는 말인지라
더 이상이나 무얼 뉘우치라는 말이냐
그들만의 의식세계이니
그 간극은 하늘과 땅 차이라
억울한 분들 숨통이 막혀오고 있으나
이 역사는 흘러가고 말 것이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늘 이 땅은 핏빛 메아리로 남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