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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은 주인이 되다
함창석
- 1325
- 2021-12-02 01:41:21
함창석
처음 사람들이 부끄러워하며
나뭇잎으로 가렸다니
그 후 풀로 짜 입기도 하고
누에고치실을 자아 촘촘히 짜 입기도
때로는 짐승가죽으로 털옷까지
시대가 수천 번을 변하여
작금에 이르러서야
사람은 자기가 만든 옷을
지켜야 하는 종이 되어버렸다고
뜻 있는 이들이 저리도 아우성입니다
땅에 살아가는 미세한 존재들은
알주머니에서 나와
헤엄을 쳐 일등으로 궁에 들지요
자라나기를 속히 하다가
황량하기 짝 없는 광야로 쫓겨났지만
사랑이라는 가면을 쓴 손길들에게
수동체로 사로잡혀 살다가
이제 좀 자유를 찾기로서니
다시 돈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자본이 주인 되고 노예가 되어갑니다
천정부지로 솟는 집값이라니
집뿐 아니라 세간살이가 주인 되어
주체를 상실한 사람들은
개처럼 집을 지켜가는 종이 되었다니
미처 가는 이 세상을
누군들 바로 잡을 수 있나요
피조물은 주인이 되고
주가 종이 되었다고 하소연이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