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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멈춤
최천호
- 1636
- 2021-12-15 19:17:05
하늘에서 하얀 눈이
펑펑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가슴을 베어낸 텅 빈 들
낙엽으로 누운 검은 산
차갑게 식어버린
내 마음을 곱게 덮어주면
호흡을 멈춘 채
침묵으로 머무르고 싶습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오늘
지난 세월 그 많은 허물을
되짚어 본들 무엇하겠습니까
누군가 건드리면 울음이 터질 것 같이
무겁게 나려 앉은 하늘처럼
그저 침묵하기 좋은 날입니다
여기서 멈춤
추썩거리고 길 나섰다
천둥 번개 소나기 만났네
준비한 낡은 우산 뒤집혀
비를 피할 수 없네
추썩거리고 길 나섰다
벌거벗긴 채 웃음거리 되었네
부끄러운 몸 가릴 길 없어
허둥대다 꿈에서 깨었네
추썩거리고 길 나섰다
수렁에 빠져 숨을 쉴 수 없네
멈춰 서는 것 배우지 못해
바보처럼 눈물이 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