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록81회 나.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경고

최세창
  • 1430
  • 2021-12-13 20:22:46
바벨론의 멸망에 대한 천사의 선언에 이어서, 요한은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하늘의 경고에 대해, 【4】[또 내가 들으니 하늘로서 다른 음성이 나서 가로되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예하지 말고 그의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라고 하였다.
[하늘로서 다른 음성이 나서 가로되]의 주체에 대해 (1) 하나님이라는 설(J. M. Ford, 이상근), (2) 그리스도라는 설(R. H. Charles), (3) 천사라는 설① 등이 있는데, 대다수 학자들의 견해인 (3)설을 취해야 할 것이다. 천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예하지 말고 그의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의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는 “히브리 역사를 통해 울려나온 음성으로”(Swete),② 이스라엘에게 이방의 우상 숭배와 음란을 비롯한 모든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 받을 멸망의 재앙을 받지 말라고 한 것을 반영한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갈대아에서 불러내시고(창 12:1), 롯을 소돔에서 이끌어내시고(창 19:12-14),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를 유랑할 때에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의 장막 사면에서 떠나게 하셨다(민 16:23-26). 또, 이스라엘을 바벨론에서 나오라고 하셨고(사 48:20, 렘 51:6, 45), 앗수르에서 떠나라고 하셨고(사 52:11), 갈대아인의 땅에서 나오라고 하셨다(렘 50:8).
바울은 “아무에게나 경솔히 안수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죄에 간섭치 말고 네 자신을 지켜 정결케 하라”(딤전 5:22)③라고 하였고, 또 “너희는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같이 하지 말라 의와 불법이 어찌 함께하며 빛과 어두움이 어찌 사귀며 그리스도와 벨리알이 어찌 조화되며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가 어찌 상관하며 하나님의 성전과 우상이 어찌 일치가 되리요 우리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성전이라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가라사대 내가 저희 가운데 거하며 두루 행하여 나는 저희 하나님이 되고 저희는 나의 백성이 되리라 하셨느니라”(고후 6:14-16)④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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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의 의미는 큰 음녀인 ‘큰 성 바벨론’(14:8의 주석을 보라.)의 우상 숭배와 영적‧육적 음행과 사치한 생활에 물들지 말고, 그가 받은 멸망의 재앙을 받지 말라는 것이다. 이 경고는 ‘짐승’[13:1의 주석을 보라.]을 숭배하는 자들을 향한 마지막 회개를 촉구하는 것(Caird)⑤이 아니라, 큰 성 바벨론의 유혹을 받을 하나님의 백성들을 향한 명령조의 경고이다(A. Johnson).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리스도께서는 그들 자신의 결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이름을 생명책에서 지우실 것이고, 바벨론이 심판을 받을 때에 바벨론에 대해 계획한 재앙에 그들을 포함시키실 것이다(참조: 3:5. Farrer, Revelation of St. John, p. 155, n. 2)”(A. Johnson).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천사는 그 이유에 대해, 【5】[그 죄는 하늘에 사무쳤으며 하나님은 그의 불의한 일을 기억하신지라]라고 하였다.
[그 ‘죄’(하마르티아이, ἁμαρτίαι: 1:5의 주석을 보라.)는 하늘에 사무쳤으며]는, 예레미야 51:9의 “우리가 바벨론을 치료하려 하여도 낫지 아니한즉 버리고 각기 고토로 돌아가자 그 화가 하늘에 미쳤고 궁창에 달하였음이로다”(참조: 스 9:6, I Edzra 8:72, IV Edzra 11:43)를 연상하게 한다.
요한의 취지는, 큰 음녀인 큰 바벨론의 죄가 매우 많아서 하나님의 마음에 [사무쳤으며 하나님은 그의 불의한 일을 기억하]신다는 것이다(16:9의 주석을 보라).
계속해서 천사는 【6】[그가 준 그대로 그에게 주고 그의 행위대로 갑절을 갚아 주고 그의 섞은 잔에도 갑절이나 섞어 그에게 주라]라고 하였다.
[그가 준 그대로 그에게 주고]에 대해, 리스트(M. Rist)는 “실제로 보복의 법을 실시하실 것이다.”라고 하였다(참조: 렘 16:18, 17:18, 50:15, 29, 51:24, 56, 시 137:8, 사 40:2).
[그의 행위대로 갑절을 갚아 주고]는, 두 배의 보상 또는 배상을 하게 하는 율법(출 22:4, 7, 9, 렘 16:18, 17:18, 사 40:2)을 연상하게 한다. 모든 보상 또는 배상을 다 갑절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출애굽기 22:1에는 “사람이 소나 양을 도적질하여 잡거나 팔면 그는 소 하나에 소 다섯으로 갚고 양 하나에 양 넷으로 갚을지니라”라고 하였고, 레위기 6:5에는 “무릇 그 거짓 맹세한 물건을 돌려보내되 곧 그 본물에 오분 일을 더하여 돌려보낼 것이니 그 죄가 드러나는 날에 그 임자에게 줄 것이요”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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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언급된 하나님의 보복의 심판은 그리스도에게서 마침이 된 율법(롬 10:4)⑥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절대적인 의지를 따르는 것이다.
[그의 섞은 잔에도 갑절이나 섞어 그에게 주라]의 [잔]은 본서에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큰 음녀의 음행의 포도주 잔(14:8의 주석을 보라). 또 하나는, 하나님의 진노의 잔(14:10의 주석을 보라)이다.
큰 음녀가 가진 금잔에는 가증한 물건과 영적‧육적 음행의 더러운 것들이 가득하였다(17:4의 주석을 보라). 이 음행의 잔으로 땅에 거하는 자들을 음행의 포도주에 취하게 하고(17:2의 주석을 보라.), 성도들을 유혹하거나 핍박하는 그녀(17:6)에 대한 하나님의 최후 심판의 재앙은 갑절이나 더할 것이다.
이어서 천사는 큰 음녀 곧 큰 바벨론의 죄상과 교만에 대해,【7】[그가 어떻게 자기를 영화롭게 하였으며 사치하였든지 그만큼 고난과 애통으로 갚아 주라 그가 마음에 말하기를 나는 여황으로 앉은 자요 과부가 아니라 결단코 애통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하니]라고 하였다.
[그가 어떻게 자기를 영화롭게 하였으며]는 큰 음녀 곧 큰 바벨론이 피조물인 주제에 창조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고, 전적으로 그 자신에게 영광을 돌리는 교만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사치하였든지]는 에스트레니아센(ἐστρηνίασεν)이며 극도로 사치스럽고 방탕한 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고난과 애통으로 갚아 주라]는, 큰 음녀 곧 큰 바벨론이 심은 대로 거두게 하시는 하나님의 최후 심판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가 마음에 말하기를 나는 여황으로 앉은 자요 과부가 아니라 결단코 애통을 당하지 아니하리라]는, 옛 바벨론에 대한 이사야의 선언, 즉 “말하기를 내가 영영히 주모가 되리라 하고 이 일을 네 마음에 두지도 아니하며 그 종말도 생각지 아니하였도다 그러므로 사치하고 평안히 지내며 마음에 이르기를 나뿐이라 나 외에 다른 이가 없도다 나는 과부로 지내지도 아니하며 자녀를 잃어버리는 일도 모르리라 하는 자여 너는 이제 들을지어다”(사 47:7-8. 참조: 겔 28:2, 습 2:15)를 연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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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황으로 앉은 자요]는 큰 음녀 곧 큰 바벨론 자신이 최고 통치자이며, 모든 것을 소유한 자이며,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자라고 자처하는 것이다.
[과부가 아니라]의 [과부]는 성경에서 고아와 더불어 사랑과 자비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을 대표한다.
[결단코 애통을 당하지 아니하리라]는, 생사화복과 흥망성쇠가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의 손에 달린 것처럼 오만하고 방자한 태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런 큰 음녀(큰 바벨론)의 결말에 대해, 천사는 【8】[그러므로 하루 동안에 그 재앙들이 이르리니 곧 사망과 애통과 흉년이라 그가 또한 불에 살라지리니 그를 심판하신 주 하나님은 강하신 자이심이니라]라고 하였다.
[하루 동안에](μι ἡμέρᾳ)는 ‘한 날에’(사 47:9)이며 ‘아주 짧은 시간’, ‘순식간에’, ‘졸지에’, ‘갑자기’ 등을 의미한다.
[그 재앙들이 이르리니 곧 사망과 애통과 흉년이라 그가 또한 불에 살라지리니]는, 큰 음녀(큰 바벨론)에게 순식간에 임할 하나님의 최후 심판의 재앙들을 가리키는 것이다.
[사망과 애통]의 재앙은 이사야 47:9의 “한 날에 홀연히 자녀를 잃으며 과부가 되는 이 두 일이 네게 임할 것이라 네가 무수한 사술과 많은 진언을 베풀지라도 이 일이 온전히 네게 임하리라”를 연상하게 한다.
[흉년]의 재앙은 큰 음녀(큰 바벨론)의 사치한 생활과 풍부한 물질을 의지하며 즐긴 것에 대한 심판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또한 불에 살라지리니]는 17:16의 주석과 14:10-11의 주석을 보라.
[그를 심판하신 주 하나님은 강하신 자이심이니라]는 예레미야 50:34의 “그들의 구속자는 강하니 그 이름은 만군의 여호와라 결코 그들의 원을 펴서 그 땅에 평안함을 주고 바벨론 거민으로 불안케 하리라”를 연상하게 한다.
큰 음녀 곧 큰 바벨론이 제아무리 가장 강하다고 큰 소리를 쳐도, 주 하나님께서 더 강하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심판의 재앙을 면할 길이 없다. 욥기 4:9에는 “다 하나님의 입 기운에 멸망하고 그 콧김에 사라지느니라”라고 하였다.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온 세상의 주인이시며, 섭리하시고 심판하시는 전능하신 주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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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H. Alford, A. Plummer, H. Kraft, R. H. Mounce, A. C. Gaebelein, 黑崎幸吉, 김철손, 요한계시록.
2) in 이상근.
3) 필자의 디모데전서 5:22의 주석을 보라.
4) 필자의 고린도후서 6:14-16의 주석을 보라.
5) in A. Johnson.
6) 필자의 로마서 10:4의 주석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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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요한계시록(서울: 글벗사, 2005, 1판 1쇄), pp. 370-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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