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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창석 장로님
이경남
- 1493
- 2021-12-30 07:41:27
그 나라에서 제일 부자인 사람이 식사 초대를 했다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그러나 그 기업가가 눈물만 흘린다
목사님 나는 영혼을 잃어 버렸습니다
군부가 통치하고 부정부패가 심한 나라에서 제일 가는 기업을 이루려다 보니 무슨 짓인들 안했을까
그의 욕심대로 제일가는 부자는 되었지만 그 사이 자기는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지고 그의 영혼은 돌이킬수 없이 죽어버린 것을 고백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수 있는 일이다
김봉두라는 선생이 있었다
가난한 집에서 공부하여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읍내의 한 학교에 부임을 한다
그러나 봉급은 쥐꼬리 거기다가 아버지는 중병으로 돈이 많이 들어간다
김봉두 선생은 그때부터 촌지를 강요하고 사랑하는 선생이 되고 그러다가 걸려 오지 분교로 발령이 난다
학생이라야 전교생이 열명도 안되는 산골 학교 학부모로부터 촌지는 기대도 할수 없는 학교다
한동안 의욕을 잃고 농땡이나 피던 김봉두 선생은 그러나 산골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순수함에 서서히 마음이 녹아지고 교사로서의 사명 교사로서의 사랑을 회복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혼신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 몇 안되는 아이들이 읍내 농구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산골 동네는 잔치가 벌어진다
좌천을 당해 실의에 빠져 있던 선생 김봉두의 영혼을 치료한 것은 그 산골 동네 어린이들과 주민들의 때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었다
목사들도 마찬가지이다
신혼 부부 전도사가 시골 교회에 부임을 하고 신혼 반지를 팔아 종탑을 세운다
그리고 종소리를 들으며 기뻐 죽는다 횡성 정금교회 000 목사 내외의 이야기다
철원 최전방 교회가 나의 처음 목회지였는데 집사님 한분이 빚에 허덕이며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우리 부부의 신혼 반지며 목걸이며 팔찌며 모두 싸서 드리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다 이런 건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아득한 이야기다
십년 이십년 목회를 하며 지금의 나는 망가질대로 망가진 목사가 되었다
빌리 그래함 목사 앞에서 나는 영혼을 잃어 버렸습니다 눈물을 흘리던 어느 기업가의 모습은 아닐지라도 그리스도를 향한 처음 사랑의 순결함은 거의 찾아 보기 어려운 닳고 닳은 추악한 목사가 되고 말았다
오늘 함창석 장로님 내외분의 병지방 교회 봉헌 이야기를 들으며 내 영혼이 다시 깨어나는 느낌을 받는다
예수님이 무얼 보고 세례 요한을 향하여 여자가 나은 자 중에 제일 큰 자라고 말씀하셨겠는가?
그 청빈 그 곧음 그 용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우리는 지극히 작은 자라도 요한 보다는 크다는 천국에 속했다는 사람들이 아닌가?
목사 중에 누가 큰 자인가?
요한같은 그런 청빈과 곧음과 용기를 잃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느새 큰 교회를 찾고 감독이니 회장이니 하며 높은 자리를 탐하다가 우리의 영혼을 잃어버리고 만다
예수의 제자로서의 그 정직함과 가난함과 의로움과 용기를 잃어버린 우리들의 부요함에 무슨 가치와 힘이 있을까?
목사들뿐 아니라 장로님들까지 무슨 선거 때만 되면 소송이 반복되는 추태가 이어진다
나는 무슨 감독도 회장도 어느 이름 있는 교회의 목사에 대하여도 부러워 하거나 존중의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러나 오늘 함창석 장로님의 글을 보며 내 영혼이 살아나는 느낌이다
아 나도 모르게 닳고 닳아 순수함이라고는 하나 없는 그런 내가 되어 있었구나
소 한마리를 구입해 위탁을 주고 새끼를 낳으면 그것을 다시 불려 예배당을 지으려던 것이 함창석 장로님의 계획이었으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그게 아니었다
소는 불임이었고 결국 장로님 내외분은 송아지가 아니라 자신들이 살려던 연립주택 자금을 드려 병지방 교회를 봉헌한다
하나님이 원하신 건 송아지를 드려 지어지는 예배당이 아니라 연립주택을 드려 지어지는 예배당이었던 모양이다
함 장로님 내외분이 이런 기가 막힌 충성을 하고 있을 때 같은 지방의 목사들은 교회 성장에 미쳐 교인 쟁탈전을 벌리고 담임자가 요절한 교회를 놓고 서로 헐뜯어 가며 자리 싸움을 하고 있었으니 도대체 누가 참된 주의 종인가?
키엘케골은 닭장 안에 갇혀 있던 새가 하늘을 나는 독수리의 울음 소리를 듣고 자기의 정체성에 눈 뜨고 비상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함창석 장로님 내외분의 이야기가 닭장 안에서 모이 싸움이나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다시 한번 예수 제자의 기상을 깨우는 독수리의 울음으로 들려지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