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만 감으면 될 일인가?

이주익
  • 2236
  • 2022-01-28 17:13:43
눈만 감으면 될 일인가?

2000년 12월 7일(목)~8일(금)까지 서울연회본부가 주최한 <작은 교회 교역자 세미나>를 광림 세미나 하우스에서 가졌다.

김기택 목사와 이희준 목사의 특강과 장광영 감독이 주관한 영성 집회도 있었다.

3개 분과별(새 시대 선교전략<30명>, 새 시대 교육전략<30명>, 새 시대 전도 전략<31명>) 토의에서는 건실한 의견들이 모아 졌다.

연회가 책정한 범위 안에서 정성을 다한 후원금 지급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장광영 감독님께 충심을 담은 건의서가 48명 서명날인으로 올려진 점이다.

건의서는 아래와 같다.

서울연회 감독님께 드립니다.

수신 : 장광영 감독님
참조 : 서울연회 총무님

존경하는 장광영 감독님께!
감리교회의 성장과 쇄신을 위해 애쓰시는 감독님께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금번 서울연회 미자립교회 담임자들은 <작은 교회 교역자 세미나>를 통해 연회가 미자립교회 선교 방향과 정책대안을 세우고 나아가 재정지원을 마련 하는데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면서 참석자들의 의견을 모아 아래와 같이 감독님께 그 뜻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 아 래 --

첫째, 미자립교회가 성장할 수 있도록 일회적인 처방보다는 장기적인 정책 방향을 연회 차원에서 세워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연회 산하에 가칭 ‘미자립교회 발전 대책위원회’를 상설화하여 제도적인 틀을 마련해 주시길 요청합니다.

또 연회가 주관하는 미자립교회 정책 세미나를 연 2회 개최하여 연회와 개 교회가 긴밀히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시길 바라며 개척교회 현장경험이 풍부한 강사를 초청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둘째, 본부 및 연회, 지방회 차원에서 자립 교회로 나가기 위한 재정기금을 확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부적인 실천 사항으로 다음과 같이 몇 가지를 부탁드립니다.

1) 매년 각 지방회에서는 입교인 1인에 5000원 이상의 선교헌금을 거두어 우선적으로 지방 내 월세교회를 전세교회로, 전세교회는 자기 건물을 가질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2) 연회 부담금의 일부를 미자립교회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해 주십시오.

3) 연회 한 해 결산 상위 100 교회와 미자립교회 100 교회가 자매 결연을 맺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십시오.

셋째, 연회 차원에서 미자립교회를 후원하는 ‘기도대와 전도대’를 만들어 주십시오.

또 신학생이 작은 교회 봉사를 기피 하는 현실에서 신학생 파송 문제를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우리는 외부적인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교회의 성장과 부흥을 위한 자구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기적으로 모여 기도할 것이며 뿐만 아니라 현재 개 교회에 지원되는 외부 지원금의 수입, 지출을 투명하게 밝히겠습니다.

이상과 같이 저희들의 충심을 담아 건의드리오니 선하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2000. 12. 8


서울연회 작은 교회 교역자 세미나 참석자 모두 드림


<나의 소견>

며칠 후, 감독실에서 건의서를 살핀 장광영 감독(감독회장)은 지그시 눈을 감더니 ‘이주익 총무가 보관하고 있어요’라고 지시한 후, 재가 없이 22년이 흘렀다.

평소 대동단결을 강조한 분이 왜, 작은 교회 교역자들의 충심을 외면하셨을까?

작은 교회도 그리스도의 피 값으로 세워진 교회들이며, 작은 교회를 지키고 있는 목사들도 하늘에 있는 시민권을 보장받은 친 백성들이요, 주인의 즐거움에 참예할 자들이다.

한사코 무시할 조직도 있겠으나, 작은교회 교역자들의 의사와 이해관계만은 살펴주고 대변해 주는 등, 배려할 줄 아는 이가 충성된 종이라 칭함을 받았다.

생득권(生得權) 차별화에 대한 불공정성 인식이 점화되고, 군중심리까지 규합되는 날이 언젠가 도래할 것도 예상치 못하는, 우매한 지도자만 양산된다면 어찌 할꼬!

한국 감리교회의 기조요, 정체성인 규율(規律)과 성화(聖化)를 사장(死藏)시켜 버린 죗 값을 엄위하신 하나님께 어떻게 받으려는가?

겉으론 멀쩡해 보이고 속으론 곪아 들어간, 한국 감리교회가 더 이상은 되지 않도록 우리는 경성하여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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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8일


서대문교회 이주익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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