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록 89회 마. 천 년간의 왕 노릇(20:4-6) : 천년왕국

최세창
  • 1895
  • 2022-02-23 19:50:31
마귀(사단)가 무저갱 열쇠와 큰 쇠사슬을 가진 천사에 의해서 무저갱에 갇혔다가 하나님께서 정한 기간이 찬 후에 잠깐 풀려나는 환상을 기록해 온 요한은, 이어서 성도들이 그리스도와 더불어 천 년간 왕 노릇하는 것에 관한 환상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요한은 이 부분을 【4】[또 내가 보좌들을 보니 거기 앉은 자들이 있어 심판하는 권세를 받았더라 또 내가 보니 예수의 증거와 하나님의 말씀을 인하여 목 베임을 받은 자의 영혼들과 또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지도 아니하고 이마와 손에 그의 표를 받지도 아니한 자들이 살아서 그리스도로 더불어 천 년 동안 왕 노릇하니]로 시작한다.
[내가······보니]는 4:1의 주석을 보라.
[보좌]는 본서에 47회나 나오는데, 그 중에는 사단의 보좌(2:13)와 짐승의 보좌(13:2, 16:10)도 있다.
[보좌들을 보니 거기 앉은 자들이 있어 심판하는 권세를 받았더라]의 [보좌들]에 대해 (1) 하나님 또는 그리스도의 보좌라는 설(Swete, Holtzmann),① (2) 5:10의 이십 사 장로들의 보좌라는 설(J. F. Walvoord), (3) 천국에 간 사도들(마 19:28, 눅 22:30)의 보좌라는 설(J. Wesley), (4) 천국에 간 순교자들의 보좌라는 설(A. Plummer, M. Rist, A. Johnson), (5) 천국에 간 순교자들과 성도들의 보좌(고전 6:2-3, 단 7:22)라는 설② 등이 있다.
보좌들이 복수형이라는 점과 심판하는 권세를 받았다고 한 점을 보아 (1)설은 옳지 않고. 이어지는 내용을 보아 (2)설과 (3)설도 옳지 않다. 앞의 비판 근거로 보아 (4)설이나 (5)설을 취해야 하는데, 보다 많은 학자들의 견해인 (5)설이 더욱 그럴 듯하다.
[보좌들을 보니 거기 앉은 자들이 있어 심판하는 권세를 받았더라]는, 천국에 있는 성도들이 하나님에게서 심판하는 권세를 받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은 심판의 주권자들이 아니라, 심판의 주권자이신 하나님과 그 대행자이신 그리스도의 심판 자리에 배석할 뿐이다(마 19:28, 눅 22:30, 고전 6:2-3).
[또 내가 보니 예수의 증거와 하나님의 말씀을 인하여]의 [예수의 증거와 하나님의 말씀]은 1:2의 주석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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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베임을 받은 자의 ‘영혼들’](6:9의 주석을 보라.)의 [목 베임을 받은 자](페페레키스메논, πεπελεκισμένων)라는 표현은 로마 공화국 시대에 도끼(펠레퀴스, πέλεκυς)로 목을 자르는 사형법이 있었는데, 순교자의 한 처참한 죽음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③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지도 아니하고 이마와 손에 그의 표를 받지도 아니한 자들이]는 13:14-17의 주석을 보라.
[살아서 그리스도로 더불어 천 년 동안 왕 노릇하니]는 다니엘 7:18의 “지극히 높으신 자의 성도들이 나라를 얻으리니 그 누림이 영원하고 영원하고 영원하리라”와 7:22의 “옛적부터 항상 계신 자가 와서 지극히 높으신 자의 성도를 위하여 신원하셨고 때가 이르매 성도가 나라를 얻었더라”와 7:27의 “나라와 권세와 온 천하 열국의 위세가 지극히 높으신 자의 성민에게 붙인 바 되리니 그의 나라는 영원한 나라이라 모든 권세 있는 자가 다 그를 섬겨 복종하리라 하여”를 연상하게 한다.
[살아서]는 에제산(ἔζησαν)이며 ‘부활했다’, ‘다시 살게 되었다’라는 뜻이다.
[그리스도로 더불어 ‘천 년 동안’(20:2의 주석을 보라.) 왕 노릇하니는, 부활한 성도들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에 의해 예정된 기간에 그리스도의 통치권에 동참한다는 것이다(2:26-28, 3:12, 21, 고전 4:8, 딤후 2:11-12).
이어서 요한은 【5】[(그 나머지 죽은 자들은 그 천 년이 차기까지 살지 못하더라) 이는 첫째 부활이라]라고 하였다.
[그 나머지 죽은 자들]에 대해 (1) 그리스도의 속죄 행위 전의 구약의 성도들과 경건한 이방인들이라는 설(A. Plummer), (2) 순교하지 않은 성도들과 불신자들이라는 설(R. H. Mounce, “Beckwith”④), (3) 14:13의 “주 안에서 죽는 자들”로 자연사한 일반 성도들이라는 설(김철손),⑤ (4) 불신자들이라는 설⑥ 등이 있다.
(1)설에 대해 존슨(A. Johnson)은 “이 주장은 요한이 분명히 둘째 사망에서 제외된 자들을 첫째 부활에 참여하는 자와 결합시키고, 따라서 둘째 부활에 참여하는 자들에게 둘째 사망이 작정되었다는 강한 암시를 줄 수 있는 사실에서 타당성을 잃고 만다.”라고 하였다. 이 비판 내용과 [그 천 년이 차기까지 살지 못하더라]의 [살지 못하더라](οὐκ ἔζησαν)가 ‘부활하지 못한다’는 뜻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성도들이 아니라, 많은 학자들의 견해인 (4)설 곧 불신자들로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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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부활은 영적인 것⑦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모든 사람의 몸의 부활(고전 15:12-, 살전 4:13-)을 의미한다⑧(1:5의 주석을 보라). 이 부활은 요한복음 5:29에 나오는 생명의 부활이다.
왈부드(J. F. Walvoord)는 “어떠한 의미에서도 이 부활이 시간적으로 제일의 부활이라고 말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 그리스도께서 제일 먼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셔서 변형되고 부활하신 육체[몸]를 입으셨고, 그리스도가 죽으실 때에 ‘많은 자’들이 살아났기 때문이다(마 27:52-53). 그렇다면 어떤 의미로 20:5의 부활을 ‘첫째’라고 했을까?
문맥상 ‘첫째 부활’(5-6절)은 둘째 사망(6, 14절)에 앞서 일어나는 마지막 부활(12-13절)과 대조를 이룬다. 그것은 먼저 일어난다는 의미에서 첫째이다.”라고 하였다.
이 부활에 참예하는 자들에 대해, 요한은 【6】[이 첫째 부활에 참예하는 자들은 복이 있고 거룩하도다 둘째 사망이 그들을 다스리는 권세가 없고 도리어 그들이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제사장이 되어 천 년 동안 그리스도로 더불어 왕 노릇하리라]라고 하였다.
[첫째 부활에 참예하는 자들은 복이 있고 ‘거룩하도다’](3:7의 주석을 보라.)의 [복이 있고]는, 본서에 언급된 일곱 가지 복(1:3, 14:13, 16:15, 19:9, 20:6, 22:7, 22:14) 중 다섯 번째 복을 말하는 것이다.
그들의 [복]은 (1) [둘째 사망](2:11의 주석을 보라.)에서 면제되는 것, (2)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제사장이 되]는 것(1:6의 주석을 보라.), (3) 천 년 동안 [그리스도로 더불어 왕 노릇하]는 것이다(4절의 주석을 보라).
여기서 천년왕국설(Millennium, Millenarianism, Chiliasm)에 대해 논할 필요가 있다. 천년왕국설이란 현세의 종말과 영원한 세계의 중간에 오는 과도기적 축복의 시대를 믿는 학설로 그 근거가 되는 곳은 본서 20:1-6뿐이다.
이 천년왕국설의 배경은 멀리 구약성경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이사야 65:18-25, 에스겔 37:24, 다니엘 2:44, 스가랴 8:12 등에는 이상향이 예언되어 있다. 이 예언들에 근거하여 후기 유대인들은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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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오셔서 지구상에 새 시대를 열 것인데, 그 때에는 유대 민족이 최고의 위치에 있게 되리라고 믿었다. 그리고 메시아 왕국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그들은 생각을 수정했다. 즉, 이 세상은 근본적으로 악하기 때문에 이 세상에는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수 없으며, 메시아는 이 세상에 오셔서 ‘천 년 동안’, 즉 제한된 기간에 이 세상을 통치할 것이고, 그 후에는 신천 신지에서 하나님의 영원한 통치가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 통치 기간은 의의 승리의 기간이요 영적‧물질적으로 축복의 기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⑨
그러나 문제는 그 구약성경 구절들을 천년왕국의 배경으로 보기보다는 영원한 천국의 배경으로 보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는 것이다.
실상, 다른 문헌의 어느 곳에도 메시아가 그 나라에서 왕 노릇하는 기간이 천 년이라고 하지는 않았다. 그 기간을 400, 40, 70, 365년, 또는 무한정의 기간으로 추산한 곳은 있다(Sanhedrin 99a).⑩ 黑崎幸吉과 이상근 님은 메시아 왕국의 기간이 임시적이 되었으며, 그 기간은 40년, 100년, 400년, 600년, 1000년, 2000년, 7000년 등으로 일정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요한이 천 년으로 사용한 것과 병행되는 것을 어느 곳에서든지 찾지 않으면 안 된다. 다니엘루(Daniélou)에 의하면, 아시아의 가장 오래 된 전승에서는 천 년을 아담이 낙원에서 산 기간과 관련시키고 있다. 「기쁨의 책」(the Book of Jubilees)에 의하면, 아담은 자기의 죄로 930세에 죽게 되었다는 것이다(창 5:5). 이것은 ‘천 년이 차기 70년 전이다. 왜냐하면, 하늘에서는 일천 년이 하루 같기[시 90:4] 때문이다.······이 때문에[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었기 때문에] 그는 이 날의 햇수를 채우기 전에 죽었다’(Jub 4:29-30). 여기서 이 1000년은 창세기 2:17을 시편 90:4에 의거해서 해석한 것이다. 즉, 아담은 금단의 열매를 먹는 날에는 죽는다. 그러나 시편 90:4에 의하면, 하루가 1000년을 의미하며, 따라서 아담은 1000년이 되기 전에 죽었다. 다니엘루는 이것이 요한이 사용하고 있는 1000년의 기원으로 믿고 있다”(A. Johnson).
이 다니엘루의 해석은 매우 비약적이며 무리한 해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존슨(A. Johnson)은 “후에, 천 년은 세계 역사를 천 년 단위로 하는 한 주 또는 칠천 년으로 보는 유대교의 우주적인 주(cosmic-week)의 구조와 연관되었다. 마지막 제 7일인 천 년은 안식일로 쉬는 천 년이고, 그 다음에는 제 8일의 새 시대가 이어진다. 그리고 이 사상은 해석상 부당하게 베드로후서 3:8과 연결되었다. 「바나바 서신」(the Epistle of Barnabas)과 같은 초기 기독교의 글들은 이러한 논리를 반영하고 있으나, 다니엘루에 의하면, 이것이 가장 오래 된 전승은 아니라고 한다(Theology of Jewish Christianity, pp. 377-404)”라고 하였다. 에녹서에는 역사를 주(週)로 설명하기를 현세는 7주이고, 제 8주에는 의인이 칼로 지배하고, 제 9주에 가서 악인은 멸망하고, 제 10주에 심판이 있은 후에 무궁 세계가 시작된다고 하였다(I Enoch 9:3-10).⑪
그러나 이러한 내용들이나 해석들이 천년왕국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천년왕국설과 직접 관련되는 학설은 무천년기설과 후천년기설과 세대주의적 전천년기설과 역사적 전천년기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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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in 黑崎幸吉.
2) M. Henry, W. Barclay, G. R. Beasley-Murray, W. Hendriksen, R. C. H. Lenski, “Greijdanus”(in 박윤선), G. E. Ladd, 黑崎幸吉, 박윤선, 김철손, 요한계시록.
3) 참조: A. Johnson, 김철손, 요한계시록.
4) in 黑崎幸吉.
5) 김철손, 요한계시록.
6) A. Johnson, G. E. Ladd, “Greijdanus”(in 박윤선), J. F. Walvoord, R. C. H. Lenski, W. Hendriksen, 黑崎幸吉.
7) Augustine, Swete”(in 黑崎幸吉), “Lange”(in 이상근), A. Plummer, W. Hendriksen.
8) Irenaeus, Justine”(in 강병도 편), H. Alford, J. A. Bengel, A. Johnson, J. F. Walvoord, C. L. Morris, G. E. Ladd.
9) in 강병도 편.
10) in A. Johnson.
11) in 이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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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요한계시록(서울: 글벗사, 2005, 1판 1쇄), pp. 40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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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주석(마~계, 1-15권)/ Salvation Before Jesus Came/ 설교집 34권/ 바울의 인간 이해/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우린 신유의 도구/ 눈솔 인터넷 선교/ 영성의 나눔 1, 2, 3, 4권/ 영성을 위한 한 쪽/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바울의 열세 서신/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다수의 논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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