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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빛
이경남
- 1738
- 2022-02-20 13:35:46
어제 밤에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2시에는 눈이 떠질테고
먼저 강변을 걸은 다음
새벽 기도를 하면 되겠구나
그러나 눈을 뜨고 보니 5시
게으름을 책망하며
부리나케 몸을 씻는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참 이상하다
머리는 산발인데
흐트러진 모습이 되려 아름답다
순간 싯구 하나가 떠오른다
여기 적힌 먹빛이 희미해질수록
그대를 향한 내 마음이 희미해진다면
이 먹빛이 마름하는 날
나 역시 그대를 잊을 수 있겠습니다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아직
우리의 육체에
아름다움의 먹빛이 남아 있다는 것
우리의 마음에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의 먹빛이 남아 있다는 것
우리의 가슴에
무언가를 향한 열정의 먹빛이 남아 있다는 것
우리의 영혼에
보이지 않는 영혼의 주인 앞에
소명의 먹빛이 남아 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2022.2.18. 금요일 새벽 강변에서 자꾸 지쳐 가는 내 마음을 추스리며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