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과 부활주일

함창석
  • 2775
  • 2022-03-21 19:22:28
봄 나누기

함창석

얼음장이었던 미리 내 호수
늦은 겨울을 벗어나는 듯
따뜻한 바람 불고
새하얀 털 씨들이 날아올라 가더니만

따뜻해져 가기는 하더라도
완전하지는 못하기로

온 땅에는 생명의 환희를 나누려하나
궂은 눈비까지 내리면서
꽃샘추위가 저리 기승을 부리고

풀이 새싹을 틔우려하지만
추위로 땅 속에 웅크리고 있으니

창조의 신이여 자애를 베풀어 주소서
꽃 나라의 청춘들이
어서어서 속히 일어나
젊음의 날개를 활짝 펼치도록

한 가슴을 열어 저치고
사랑의 봄 나누기
천해만해 이어 찬미하게 도우소서

Sandol Method

春자는 艸(초 풀)와 屯(둔 싹 틈)과 날일(日 해)部의 합자이다. 屯(둔)은 풀이 지상에 나오려고 하나 추위 때문에 지중에 웅크리고 있는 모양이다. 따뜻해져 가기는 하나 완전히 따뜻하지 못한 계절의 뜻이다. 春자의 갑골문을 보면 艸자와 日자, 屯(진칠 둔)자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여기서 屯자는 새싹이 올라오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러니 갑골문에서의 春자는 따스한 봄 햇살을 받고 올라오는 새싹과 초목을 함께 그린 것이다. 그러나 해서에서는 모습이 크게 바뀌면서 지금의 春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春자는 단순히 ‘봄’이라는 뜻 외에도 사람을 계절에 빗대어 ‘젊다’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욕’이나 ‘성(性)’과 관련된 뜻도 함께 가지게 되었다. 分자는 푼의 뜻은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됨. 刀(도 칼)와 八(팔 나눔)의 합자이다. 물건을 나눔을 뜻한다. 八자는 사물이 반으로 갈린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사물이 나누어진 모습을 그린 八자에 刀자가 결합한 分자가 물건을 반으로 나누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分자는 사물을 반으로 나눈 모습에서 ‘나누어 주다’나 ‘베풀어 주다’라는 뜻을 갖게 됐지만, 물건이 나뉜 후에는 사물의 내부가 보인다는 의미에서 ‘구별하다’나 ‘명백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춘분은 경칩과 청명 사이에 드는 24절기의 하나로, 양력 3월 21일경부터 청명 전까지의 15일간을 말한다. 음력으로는 2월 중이다. 천문학에서는 태양이 남에서 북으로 천구의 적도와 황도가 만나는 점(춘분점)을 지나가는 3월 21일경을 말한다. 이 날은 밤낮의 길이가 같지만, 실제로는 태양이 진 후에도 얼마간은 빛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낮이 좀 더 길게 느껴진다.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1년 중 농사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이며, 또 기온이 급격히 올라간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농부들의 손길도 분주해진다. 논밭에 뿌릴 씨앗의 종자를 골라 파종 준비를 서두르고, 천수답에서는 귀한 물을 받기 위해 물꼬를 손질한다. '천하 사람들이 모두 농사를 시작하는 달'이라는 옛사람들의 말은 이 음력 2월을 이르는 말로, 바로 춘분을 전후한 시기를 가리킨다. 즉 이 때에 비로소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좋은 일이 많으면 나쁜 일도 있기 마련이어서 이 때를 전후해 많은 바람이 분다. '2월 바람에 김칫독 깨진다.'는 속담이 여기서 나왔고, '꽃샘추위', '꽃샘바람'이라는 말 역시 꽃이 필 무렵인 이 때의 추위가 겨울 추위처럼 매섭고 차다는 뜻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어촌에서는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고, 나가더라도 멀리까지는 가지 않는다.(춘분, 두산백과 두피디아)

예수께서 부활하신 날을 기념하는 기독교 최대 절기 중에 하나이다. 즉, 죽음을 이기신 우리 주님의 권능과 부활의 승리가 우리에게 함께 있게 됨을 감사하고 부활의 신앙과 소망을 다짐하는 절기이다. 일명 '부활주일이다.' 고대에는 유월절 어린 양으로 오신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절기라 하여 '빠스카'(유월절)라 불렀다. 동방교회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유월절의 어린 양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유월절 기간인 니산 월(양력 3-4월경) 14일에, 서방교회는 니산 월 14일이 지난 주일에 부활절을 지켰다. 그 후 A.D.325년 니케아(Nicene) 종교회의에서 매년 춘분 후 첫 번째 만월(보름달)이 지난 첫 주일을 부활절(부활주일)로 정하여 오늘날까지 지키고 있다. 따라서 보통 매해 3월 22일부터 4월 26일 사이에 부활주일이 있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크게 세 가지 의미를 지닌다. ① 예수께서 사망 권세를 물리치시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 주셨다. ② 죄에서 비롯된 인간의 모든 고통과 죽음의 세력을 완전히 정복하셨다. ③ 우리도 예수님과 같이 부활할 수 있다는 믿음과 소망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가스펠서브, 부활절, 교회용어사전: 예배 및 예식, 2013)

춘분 때는 사순절이 진행되며 종려주일과 부활절을 맞는다. 춘분이 지나고 보름달이 지나고 바로 그 주일이 부활주일이다. 부활절 절기로 교회에서는 부활절 행사를 한다. 브라질의 삼바축제도 가톨릭교회의 부활과 단오절 같은 전통신앙의 태양 축제가 혼합된 형태라 한다.

이전 장희숙 2022-03-21 사건의 불균형
다음 이현석 2022-03-21 악령과 귀신에 빠진 목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