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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충북연회는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을 하였습니다.
최천호
- 2385
- 2022-05-14 00:18:41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충주에서 연회가 열렸을 때, 어느 준회원 하나가 성품 통과시간에 참석하지 않아 그 시간을 뒤로 미루고, 사람을 보내어 그를 회의에 참석시킨 후 이후의 과정을 진행하였습니다. 당시 감독님의 자비로움과 자식을 살피듯 선처를 구하신 감리사님, 그 요청을 받아주신 자격심사 위원장님의 너그러움으로 그를 목사로 세웠습니다. 그때 그분들이 그립습니다.
그보다 더 오래전 이야기이며, 충북연회가 동부연회에 속해 있을 때, 원주제일교회에서 연회가 열렸습니다. 그때 준회원 하나가 목사 안수받기 전날 아주 큰 사고를 쳐, 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있는 것을 선배 목사님들이 경찰서 담당자와 면담하여, 그를 목사 안수식에 참석하게 하였고, 다시 유치장으로 보낸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그 일을 생각하면 딱히 잘한 일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선배들은 실수하고 흠이 있는 후배들의 앞길을 막아서서 문 닫아걸지 않고 그들의 미래는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지난 24회 충북연회(2022년 4월 20일∼21일, 제천제일교회)에서 두 분이 준회원과 정회원에 허입하지 못한 안타까운 일은 두고두고 후회하며 기억할 것입니다. 준회원 당사자들이 자만하고 나태해 시험 준비를 안 하여 실력이 모자라 낙방하였거나 성품이 부족하여 일 년 더 수련하며 공부하라는 채찍이라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소속교회 재산 일부가 유지재단에 편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뒤에 숨겨진 정치적인 일 때문에) 준회원이 진급하지 못한 것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입니다. 교회가 소유한 재산을 유지재단에 편입하지 않은 책임은 담임자에게 물어야 할 것인데, 담임자가 아닌 준·정회원 허입자에게 지운 것은 아주 잘못한 일입니다.
본인은 회의장에서 “교회 재산을 유지재단에 편입하지 못한 것과 불가확인서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담임자가 사과하고, 교회가 소유한 부동산을 유지재단에 편입할 것을 약속받은 후, 준·정회원으로 허입시켜야 한다.”라고 발언하며, 사정하였지만,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군목 후보생은 다른 준회원 진급자들보다 특혜를 받아 이미 목사 안수를 받았고, 이 일로 군 입대와 복무에 불이익은 없으며, 정회원 허입만 1년 늦어지는 것이다.”라는 구질구질한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그렇게 하고 말았습니다. 링컨은 “사람의 성품은 역경을 이겨낼 때가 아니라, 권력을 줬을 때 가장 잘 드러난다.”라고 했습니다. 권력을 쥐게 되면, 좋은 성품을 가진 사람은 그 권력을 약자를 보호하는데 쓰는 반면, 성품이 좋지 않은 사람은 그 반대라는 말입니다.
이 사건은 충북연회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일 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수 있지만, 평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더 좋은 것으로 보상해 주실 것이라고 믿고 기도합니다. 저는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있습니다. 앞으로 2∼30년 후의 저는, 걸음걸이도 불편한 노인이 되어 있겠지만, 이번 연회에서 정회원에 허입 못한 1996년생, 26살의 어린 목사는, 30년 후면 50대 중반으로 우리 감리교회에 훌륭한 목사가 되어 있을 것이며, 어느 연회 자격심사 위원장이 되어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미숙한 후배들을 보듬어 주는 성숙한 지도자가 되어 있으리라 예견합니다.
모두가 제 탓인 것 같습니다. 논리도 없고 회중을 감동할 능력도 없으면서 영웅 심리만 가득하여 추썩거리고 발언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감정을 더 악화시켰기에 문제가 더 커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후회합니다. 매년 열리는 연회가 후배들을 교육하고 훈련시켜 목회자로 세우는 일은 복되고 자랑스러운 일이며 모두가 축하하고 축복할 일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정치의 힘이 개입해서는 안 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