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가는 날

함창석
  • 1515
  • 2022-06-06 16:08:25
피부과 가는 날

함창석

반평생 논밭을 일구시던 험한 손
아버지 오른손 약지
일그러진 손톱이 가련했다

가는 실선이 여기 저기 생기더니
내 손톱도 닮아가고 있다

평생을 지탱해주던 발가락들
문드러져 가더니만
이제는 아예 흉해 보이기도 하니
비틀어져 너무나 가련하다

발톱무좀균까지 노렸으니
부서지는 날도 있어
손질을 할 때는 무지간이 어렵다

이 아침 자세히 보니
내 아버지 발톱을 닮아가고 있다

무좀치료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아버지 그림자
손자 병원으로 모시고 가는 날
차창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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