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입장 표명이나 감리회 정책과 관계되지 않은 내용 등 "감리회 소식"과 거리가 먼 내용은 바로 삭제됩니다.
차별너머 성명서- 건강하고 균형잡힌 감리교회를 소망하며
황인근
- 1682
- 2022-06-26 07:22:54
2022년 6월 27일(월) 감거협(감리회거룩성회복협의회)이 감리교신학대학교 중강당에서 “차별금지법의 실상과 성경적 세계관”이라는 세미나를 개최한다. <차별을 넘어서는 감리회모임>(이하 차별너머)은 이번 세미나 개최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특별히 이 세미나 강사진들은 편파적이고 편향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은 물론 각종 매체에서 혐오발언을 공적인 자리에서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다양한 이슈들을 소개하고 이를 학문의 장에서 제대로 가르치고 토론해야 할 ‘감리교신대학교(이하 감신대) 총장’이 일부 극우개신교 세력의 세미나에서 설교를 하는 것 자체가 경악스럽다.
감신대와 그 총장은 감리교회의 공적인 기관이며, 공적인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과 같은 일방적인 주장만 통용되는 세미나에 설교자로 나선다는 것 자체에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학문의 자유와 토론의 장을 학보하려는 시도조차 안 했다는 것이 부끄럽기까지 하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감신대라는 공적인 장소에서 공적인 인물이 설교를 한다는 것 자체가 본연의 위치를 망각한 가벼운 행동이다. 감신대는 지난 1990년대 이래 인문학, 심리학, 철학, 과학 등 제 분야에서 연구된 퀴어이론 및 차별금지법과 관련된 학문을 제대로 다뤄본적이 있는가? 과연 학생들과 교계에 학문적 대답을 제시할 수 있는가? 혐오와 차별을 신앙으로 포장하며 선동하는 것이 아닌지 숙고하고 학문적으로 검토해야 볼 문제이다.
현 대한민국 국회에 계류 중인 <포괄적차별금지법>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성적지향성,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등을 이유로 고용, 교육기관의 교육 및 직업훈련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이다.” <차별금지법>은 어떠한 이유로라도 모든 인간은 차별받지 않을 수 있는 기본권을 설명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이다. 극우기독교인들이 소위 단체카톡방에서 퍼 나르는 가짜뉴스들과 같이 <포괄적차별금지법>이 통과된다고 해서, 누군가를 처벌하거나 소아성애를 조장하거나 수간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다. 소아성애는 아동에 대한 성범죄이고, 수간은 동물 학대이다. 이를 허용하는 것 자체가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포괄적차별금지법>은 모든 소수자들을 위한 차별을 금지하는, 최소한의 조치이다. 아직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는 놀랍도록 G20국가에 비해서 한참 뒤쳐진 것이 현실이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성경적 세계관은 과연 무엇인가? 성경의 66권을 맥을 뚫는 그 세계관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창세기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모두가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해 가는 자아의 해방일지로, 출애굽은 이집트 제국에서 벗어나 광야로 하나님의 뜻을 찾아 나서는 이스라엘의 해방일지로, 욥기는 자신의 절망적인 고난 상황에서 하나님의 뜻하신 바를 묻고 다시 한 번 도약하는 신앙의 해방일지로, 이스라엘의 분단 상황에서 예언자들이 각 나라 왕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대언하며 그 뜻을 굽히지 않던 정의의 해방일지로, 바벨로니아 제국의 지난한 포로기에 결국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 애쓰던 때, 아이와 과부를 최우선적으로 보살피라는 공의의 해방일지로, 우리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십자가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전복의 해방일지로, 바울은 성령님이 제공하는 은혜의 소용돌이가 누구도 소외받을 수 없다는 은혜의 해방일지로 성경을 살펴볼 수 있다. 그러니 하나님은 누구를 혐오하고 배제하고 소외시키지 않으신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모두를 위해 자신의 아들을 내놓으셨다.
<차별너머>는 감거협, 감리교회바로세우기연대, 웨슬리안 성결운동본부에게 수차례 차별금지법에 대해 생산적인 토론을 제안했었다. 그러나 이들은 응답은 없었다. 감리교게시판 등에서 계속해서 글을 올리지만 과연 이 단체들에 실체가 있는지 의심스럽고, 혐오, 차별적 소수의 감리교인이 상식적이고 지성적인 대다수 감리교인을 과잉 대표해서는 안 된다. 위와 같은 편파적이고 악의적인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이 아니라,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토론을 하기를 원한다. 사회적 관념과 윤리적 통념 그리고 성경적 세계관은 어떠한 혐오와 배제도 용납하지 않는다.
2022.06.26.
차별을 넘어서는 감리회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