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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톨
함창석
- 1451
- 2022-08-12 06:13:06
함창석
살림이 어렵던 시절
쌀 한 톨이라도
아껴 먹어야 하였기로
남은 밥을 삭삭 긁어 먹어
우리 밥통에 밥이 한 톨도 없었지
입쌀 한 톨도 안 섞였던 강냉이밥
한 숟가락이지만
흩어져 떨어지기도 하였지
땔 감으로 쌓아 놓은 조 짚가리와
콩 짚가리를 다시 허물어
쭉정이 한 톨이라도
찾아내려고 혈안이었던 시절
곡식 한 톨이라도
허술히 잃지 않으면
티끌 모아 태산이 된다 말들 했지
씨 한 톨도 쌓지 못했던 가을이라
겨울부터 이듬해 봄
보리 햇동 때까지
살아남을 일이
죽을 일만큼이나 아득하였지
조선 후기 민화 속에는
쌀 한 톨도 없는 궁핍상을 그대로
사실적이면서도
해학적으로 그려 내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