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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함창석
- 1275
- 2022-09-22 06:38:08
함창석
거미 항문 가까운 배 끝으로
자리한 작은 방적돌기 실 샘으로부터
뽑아낸 줄로 친 그물인데
자기 알을 낳아 놓거나
먹이를 잡으려고 얽어 놓았지
능수능란한 솜씨로
대기가운데 뜬 망으로 자리 잡았으며
거미집이라고도 하니
남을 구속하기 위하여
여러 곳에 마련한 함정이었지
일억 년도 넘게 지구에 존재해왔는데
구석진 곳에 거미줄을 쳐서
벌레를 잡아먹음으로써
영양분을 공급 받을 수 있으나
줄을 아예 치지 않는 거미도 있지
새벽 내린 안개가 거미줄에 걸렸으니
해가 뜨면 사라지는 이슬이지만
영롱한 구슬처럼 보이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에는
맺히던 빗방울이 살며시 떨어졌지
【Main Dreaming】
[속담] 산 입에 거미줄 칠까
아무리 살림이 어려워 식량이 떨어져도 사람은 그럭저럭 죽지 않고 먹고 살아가기 마련임을 이르는 말이다. "이걸 쌀하고 바꾸겠어요." 진이는 냉혹을 지닌 무표정한 얼굴로 그것들을 챙긴다. "너 정말 너무 그러는구나. 당장 굶어 죽게 된 것도 아닌데, 설마 산 사람 입에 거미줄 칠라고··· 어떻게 되겠지 설마. 여태껏도 그렇게 살아왔는데" 『목마른 계절』 "··· 설마 그 돈 없다고 산 입에 거미줄 치랴, 눈 딱 감고 바치고 나니까 생전 처음 사람노릇 해본 것 같아서 이렇게 어깨가 다 펴지는 기분일세.···" 『미망』 하편.(민충환, 산 입에 거미줄 치랴, 소설어사전,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