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운동권이 어쨌단 말이냐!

임춘희
  • 2129
  • 2016-03-22 16:59:13
개혁의 실패는 완강한 보수세력 때문이 아닌 것 같다. 운동권이라 자칭타칭 불리는 몇몇 위인들의 경거망동한 행동 때문이 아닐까. 뒤로는 호박씨를 까고, 숨어서는 못된 마음도 많이 품었으면서도 겉으로는 대단히 정결한 척 한다. 감리교회의 정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유순하고 다정하면서 창의적이고 솔직한 진보가 그립다.

몇몇이 머리를 짜내 여론을 몰아가는 작당은 말짱 허깨비다. 나 자신이 진보의 걸림돌이라는 자성을 갖고 항상, 자신에게 먼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고, 밖으로는 부디 유순하며 온화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걸 되새긴다. 그렇게 볼 때 우리는 참 멀었다, 아니 역사의 진보를 견인해 갈 만한 일원이 몇 보이지 않는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 운동권진영은 정권방위를 위해 하나둘 불려갔으며,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자기보상의 적극적인 의지까지 작용되었고 그들의 정계진출은 안타깝게도 부패사건에 속속 연루되어 매스콤은 ‘너희들도 똑같아’로 몰아 갔다. 이들이 흙탕물이 튀긴 이후 진보 운동진영은 순식간에 대오를 잃게 되었고 어느 길로 가야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는 형국이 되었다. 기껏 정권의 수혜나 떡고물을 바라는 절벽으로 떨어진 운동권은 뒷걸음질을 반복해야만 했다.

시민사회단체나 진보정당, 운동권진영은 시대개혁에 반드시 수반되어야하는 기민성, 유연성, 시대 변화에 따른 대응에 소홀히 한 채, 시대착오와 치부 노출이라는 치명적인 파탄을 맞았고, 거기에 밥그릇싸움을 하는 난리 통에 만들어낸 종북이라는 단어가 급기야 진보정당 해산명령이라는 황망한 판결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는 북한이라는 대상이 없으면 보수진영의 어떠한 대안도 내놓을 수 없는 한심한 우파에게는 그야말로 최상의 기회였고, 물어 뜯는데는 최고 경지에 오른 그들은 이 한 번의 찬스를 절대 놓칠 리 없었다. 운동권 진영의 절체절명의 파국을 가져온 사건, 그 원인제공에 대해선 분명한 자기반성과 책임동반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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