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한탄의 껌딱지

관리자
  • 1592
  • 2016-07-10 17:40:37
제가 이 곳에 글을 쓰는 것을 어느 목사님은 신세한탄이라 하셨습니다.
제가 몇 몇 분들의 글에 덧글을 달면서 인용하고 응용하여 제 이야기를 덧붙였더니 그 또한 신세한탄의 껌딱지라 하셨습니다.

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입장의 차이라면, 그 분의 입장이라면 그러실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그 입장차이를 신세한탄이라고 비웃는 그 목사님에게 되돌려서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시라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검사장의 갑질, 젊은 검사의 억울하고 불쌍한 죽음, 그를 보고 세상에 이럴수가 하며 분통해 하는 심정,
그것을 누가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세상엔 역사이래 늘 그래 왔기 때문에 분통한 마음을 갖지만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우리에게는 권력자의 갑질이 없는가?
힘없는 젊은 목회자들이 억울함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교권의 힘있는 이들 때문에 죽음과 같은 고통의 일들을 겪고 있는 동역자는 없을까?

분통해 하는 세상의 악함과 같이 자랑스럽고 위대하다는 우리 감리교회에도 분통한 악함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세상의 악함을 질타하기 이전에 우리 자신(감리교회)을 바로세워야 그 후에야 비로서 세상을 향하여
그리스도를 전하고, 악한자의 심판이 있음을 선포하며, 의로운 자들에겐 위로와 악한 자들에겐 회개를 종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것은 저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이런 생각이 옳다고도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틀렸다고 생각은 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도 글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힘이 없고 가난한 목회자들의 글들은 신세한탄처럼 보일지도 모르고 부질없는 일이며
감리교회를 위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허물처럼 보일지도 모르며
감리교회의 공적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것이 감리교회의 발전과 부흥에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몇 몇 분들은 감리교회의 현실에 대한 젊은이들의 울분을 나무라시고 꾸짖고 이러지 말라고 권고 하시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그러한 글들은 더 이상 쓰지 말라고도 하시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신세한탄이라고 말씀하시며 저리 꺼지라고 하시는 목사님께 이리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목사님이 감리사의 인면수심적 불법행정에 의해 자신의 의사완 전혀 무관하게
아무런 대책도 없는 가운데 목사님의 온 가족이 길바닥으로 내어 쫓겼다면 목사님은 신세한탄도 안하실건가요?
감리교회가 어디까지 갈려고 그러느냐? 따져 묻지 않으실까요?

목사님을 비롯한 다른 훌륭한 인격을 소유하신 분들은 '다 내 허물이지' 하고 모든것을 감례하실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전 그리 훌륭한 인격이나 영성이나 믿음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신세한탄의 글들을 껌딱지 붙이듯 여기저기 붙이고 다니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신세한탄의 껌딱지 때문에 짜증이 나고 불쾌해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안에서 널리 용서하여 주시길 청합니다.

오늘은 주일입니다.
목사라면 오늘 주일 예배 인도 때문에 분주하고 모든 신경이 예배시간을 어떻게 하면 은혜롭게 인도할까에 집중되어 있을실 것입니다.
그러나 저도 아직은 목사이지만 분주하지도 은혜로운 예배시간을 위하여 온 신경을 집중하지는 않아도 됩니다.
아니 집중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도 저에게는 하나님의 은혜는 은혜일 것입니다.
그러나 목사를 이렇게 만든 감리교회의 교권은... 그 교권을 자신의 사심으로 행하는 그 감리사는.... 진정 은혜로울까?
그에 대한 답에 대해선 어리석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혜롭고 현명하신 분들의 답변이 필요할 뿐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젤 무서운 현실은 그러한 감리사가 '오늘도 저는 주님의 은혜로 너무도 행복합니다'라 말하진 않을까 입니다.

오늘도 저는 하나님의 은혜로 목사이지만 목사의 부담감 없이 너무도 편안한 마음으로 교회에 갈 것입니다.
그리고 예배에 참석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교회다. 우리 집이다'라고 말하는 아이들과 아내에겐 미안함을 갖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라 말하며 이런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갖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제 믿음이 없음이겠지요?

주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모든 성도들을 그리스도의 몸된 성전으로 부르시는 거룩한 주일입니다.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행복한 감리교회원 모두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그래도 저는 행복한 목사입니다.
주일 아침 이렇게 여유롭게 신세한탄의 껌딱지라도 감리교 게시판에 붙이고 있으니 말입니다.

제가 알지 못하는 어딘가에선 저보다 더 기가차고 억울하고 눈물 날 일이 있으며
죽음을 생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세한탄의 껌딱지도 붙이지 못하는 이들이 있을 지도 모르는데......

주여, 그들에겐 주님의 자비가 더욱 절실합니다. 위로하시고 힘이 되어 주시옵소서.
제 신세한탄의 껌딱지에 눈살을 찌푸리신 목사님에게도 오늘만은 주님의 은혜로 행복한 하루 되시길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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