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靈家名家
최범순
- 1789
- 2016-07-15 01:24:20
그 곳 장로님 한 분은 오로지 글을 벗삼아 무욕의 삶을 산 선비였다
그야말로 부귀도 공명도 다 잊고,
낮에 일하고 밤에 글씨를 쓰는 선비인데,
노모님이 워낙 연로하시니 노모님을 위해서라도,
집을 지어야 하겠다고 생각을 했다
말년에 따뜻한 방에서 한 번 주무시게 해 드려야 하겠다는 생각에,
전통 한옥으로 집을 잘 지었다.
그런데 상량을 앞두고 대들보 문구를 내게 가르쳐 달란다
나는 상량이 뭔지도 모르는 무식한 목사라,
상량식 문구가 뭐냐고 되물었더니,
한옥으로 집을 지을 때 천정의 대들보에 쓰는 문구라는 것이다
그런 거야 평생 한자를 쓰고 공부한 장로님이 잘 아실 거 아니냐 했더니,
한자에는 일리는 있으나 생명은 없다고,
그래서 목사님이 불러주시느 거면 뭐든지 그대로 쓰겠다는 것인데,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다
그 쪽으로는 너무나 무지한 나로선 난감한 일 아닌가?
그런데 집에 와서 기도하는 가운데 내 손이 나도 모르게 적고 있던 문구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靈家名家!"다
"영혼이 잘 되는 집이 명문가가 된다!"
살을 붙여서 설명을 하자면 이런 뜻이 되겠고,
줄여서 얘기하면 영적인 집안이 명문가라는 뜻 정도 되겠다.
그 장로님은 지체없이 그대로 일필휘지 써 갈긴 대들보를 올리고 집을 마무리했다
아래 함창석 장로님의 글(감리회 봉투)을 읽으면서,
언제부터 감리교회 내에서조차 '靈家名家' 가 아니라 '富家名家'가 되어가고 있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교인 숫자가 많고 사례비를 많이 받는 목사의 집안은 명문가이고,
적은 교인 숫자에 생활고에 시달리는 목사는 폐가의 가장이 되어버렸는지,
그리고 명문가 소리를 듣기 위해 과도한 요구와 비자금을 모으는 현실로서는,
이 교단의 장래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