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형난제(難兄難弟)다.

김정효
  • 2326
  • 2016-12-06 08:03:59
침묵하는 국민도 나라의 장래를 걱정한다
김태효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글 간추려 봄

말을 아끼는 상당수 국민은 박근혜 정부 종식보다 새 국가 지도자에 더 관심
나라 진로를 거꾸로 돌려버리는 극단적 사태는 피하고 싶은 것이 상처 입은 선량한 우파 시민의 마음

온갖 매스컴이 한 달 반에 걸쳐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 사태를 규탄하는 가운데 이번 국정 스캔들과 박 정부 4년의 정책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대표적 과오 중 하나는 국가 안보와 경제의 기틀이 뿌리째 흔들리게 된 것이고, 또 하나는 우리 사회의 '보수 우파' 세력 전체가 매도당하여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것이다

북한과 이루려는 '신뢰 프로세스'는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 그 성과에 한계가 있음을 많은 국민이 이해했다. 사이버 테러로, 핵실험으로, 탄도미사일 실험으로 일관하는 북한 앞에서 사드 배치를 결정하고 대북 제재를 강화하며 북한 인권 문제를 중시한 것은 온당한 처방이었다. 하지만 사드 문제가 2014년 6월 알려진 뒤 2년이 되도록 좌고우면(左顧右眄)하면서 국론 분열을 키웠고 한국의 사드 포기 가능성에 대한 중국의 기대감만 높여 놓았다.

무리한 친박(親朴) 공천과 4월 총선의 참패, 박 정부의 실정(失政)에 대한 국민적 분노에 반(反)국가 정체성을 뒤섞어 권력을 잡으려는 세력이 기세를 올리고 있으니, 이 또한 무능과 탐욕의 결합에서 기인한다.

집권하면 당장 사드 배치를 철회하겠다는 것은 사드 방어력의 실효성을 떠나 국민을 안보 사각지대(死角地帶)로 몰아넣어도 무방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들이 무조건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개성공단에서 북한 당국은 현금을 연간 9억달러가량 챙겨갔다.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 제재 결의안 2321호가 발동한 북한의 광물 수출 제한 예상 효과를 총집계한 액수가 이에 못 미치는 8억달러다.

말을 아끼는 상당수 국민은 내년 언젠가 뽑을 새로운 국가 지도자를 더 중요한 사안으로 여긴다 내년에 누군가가 나라의 진로 자체를 아예 거꾸로 돌려버리는 사태만은 피하고 싶은 것이 상처를 입어 멍든 선량한 우파 시민들의 마음이다. 대통령과 그 파벌 집단이 자기 방어적 심리에서 속히 헤어나지 못하는 한 우파 시민들의 고뇌는 깊어갈 것이다. 공부와 소양을 게을리하는 정치, 그래서 계파니 파벌에 매달리는 후진 정치로 따지면 여야가 난형난제(難兄難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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