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호위하는 자들...

최범순
  • 2835
  • 2016-12-14 15:35:18
- 하느님의 이름을 팔아서 -


요즘 정치권에서 심심찮게 회자되는 말 중에 호가호위(狐假虎威)라는 게 있는데, 이는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威勢)를 빌려 호기(豪氣)를 부린다는 뜻]으로, 남의 세력(勢力)을 빌어 위세(威勢)를 부린다는것이다

어느 날 호랑이가 여우 한 마리를 잡았다. 그러자 잡아 먹히게 된 여우가 말했다. 

"잠깐 기다리게나! 이번에 나는 천제로부터 백수의 왕에 임명(任命)되었네. 만일 나를 잡아먹으면 천제의 명령(命令)을 어긴 것이 되어 천벌을 받을 것이야. 내 말이 거짓말이라 생각하거든, 나를 따라와 봐. 나를 보면 어떤 놈이라도 두려워서 달아날 테니..."

여우의 말을 듣고 호랑이는 그 뒤를 따라갔다. 정말 여우를 만나는 짐승마다 모두 달아나는 것이었다. 사실 짐승들은 여우 뒤에 있는 호랑이를 보고 달아난 것이지만, 멍청한 호랑이는 그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멍청한 호랑이 같은 대00을 배경으로, 여우 같은 인간들이 말도 안 되는 국정농단을 한 것을 빗대어 호가호위라고 하는 것인데, 그 어처구니 없는 일련의 과정을 생각하면, 참으로 한심하고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

하지만 호가호위가 우리에게는 없나? 멍청하지도 무식하지도 않고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을 배경으로, 사실무근인 파워를 행사하며 거드름을 피우는 이들은 없나? 하지만 아무리 정교한 거짓말을해도, 하느님은 만홀히 여김을 받으시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 마치 내가 하나님의 특별한 권세를 입은 자라고 거짓말하는 일은 없는가? 물론 우리가 믿음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는 얻었지만, 그런 거 외에 창작소설 써서 성도들 협박하는 일은 없던가?

경건이란, 하느님을 두려워할 줄 아는 데서 시작된다. 종교적 언어와 예전적 옷차람으로 시작되는 게 아니다! 태연히 통계표를 조작하면서 성령충만을 외치는 자들이, 정녕 영적 호가호위를 자행하는 자들이 아닐까 모르겠다. 하느님의 계시 운운하면서 성직을 매매하는 이들이야 말로, 진짜 영적으로 호가호위를 자행하는 자들이 아닌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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