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밤의 풍경

최천호
  • 2468
  • 2017-01-21 05:07:56
섣달 그믐밤의 풍경

최천호

녹슨 함석지붕을 휘감고 돌다
울음을 터트린 바람이
방안에 들어와 몸을 녹이고
심지를 돋운 등잔불은
끄름을 뽑아 올리며 밤을 밝히는데
머리를 깎은 막내는 흰 이마를 내놓고
숨소리도 깊이 잠들었다

온종일 부엌에서
불을 지피시던 어머니는
자신의 속내와 같이
근심 가득한 장롱 속을 정리하고
아버지도 모로 누워 몸을 뒤척이는데
된바람만 회초리를 휘두르듯
휙휙 거리며 방문을 두드리고
기다리는 사람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
섣달 그믐밤은 더디게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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