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나간 선거법

이재신
  • 2125
  • 2017-04-27 09:10:06
정신나간 선거법

개신교의 역사만도 백 수십 년이 넘었다.
그 사이 한국의 발전은 전 세계가 인정할 만큼 그야말로 경이로운 성장 그 자체였다.
이 승만 정권의 공로와 과실을 따지는 것은 또 다른 논쟁거리가 되겠지만 적어도 미국 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서양의 법과 제도를 우리나라에 적용한 사실만큼은 귀중한 공이 아닌가 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최초의 민주적인 법을 만든 본인이 그 법에 의해서 범법자가 되어 보따리 몇 개를 챙겨서 망명을 떠났으니 이 또한 냉엄한 역사의 심판이리라.

교회 역시 양적 성장으로 말하자면 주지하다시피 괄목상대라고 해야 하리라.
문제는 법과 제도 그리고 양적 성장에 따르는 신앙의 질적 성장에 있어서는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다고 하는 사실이다.
오직 성장의 열매만 따 먹느라고 혈안이 되어 어느샌가 하향곡선의 내리막은 점점 더 가팔라져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제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한 낱 교회의 지도자와 성도들은 공공연히 헬조선의 개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었으니 오호통재라!!
양적 성장과 더불어 나타나는 폐해 또한 엄청나서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이다.
온갖 파렴치범에서부터 심지어 얼마 전에는 신학 교수이자 목사의 가정에서 자식을 살해하는 사건까지 발생했으니, 성도들은 말 할 것도 없고 성직자의 정체성까지도 알아달라고 할 명분이 사라진 것은 아닐까?
혹자들은 여전히 항변하여 이르기를 “왜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보느냐”고 질타할 것이 뻔하다.
내가 너무 부정적이고 삐딱선을 탔기 때문이라고 여겨도 아무 상관이 없다.
사실일지도 모르니까.
되지도 않는 논쟁을 벌이자는 게 아니니 본론을 말하자면 교회법은 세상의 법과 비교해서 어떤 궤적을 그리며 왔느냐고 하는 물음이다.
교회법 중에도 우리의 선거법은 어느 정도인가?
얼마 전에 아니 지금도 진행 중인지 모르지만 기껏해야 우리가 싸우는 것은 전과의 유무나 목회의 기간 정도만을 따지는 법이라고 여긴다.
물론 내가 법에 대해서 문외한이기에 잘 모르는 측면이 없지 않겠지만 선거 기간 중에 일어나는 볼썽사납고 끔찍한 일들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자주 경험해야 하는 일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도를 넘어서 심히 걱정되는 바가 아닐 수 없다.
식사대접은 기본이고 나름의 봉투나 선물까지...
물론 은혜로 주고 받는 아름다운 미풍양속?을 갖고 너무 야박하게 따지지 말라고 호통 칠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세상의 선거풍속도와 비교하면 심하게 부끄럽고 민망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세상의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교회의 법과 제도를 만들고 시행할 시기가 아닌가 한다.
예를 들면 개인 또는 단체로 찾아와서 선물이나 식사대접을 금하는 일, 유언비어나 마타도어등의 처벌은 물론이고 선거비용의 상한선을 정하는 일, 부정선거를 신고하고 포상하는 제도, 부정한 돈을 주고 직전 감독들의 동의나 딸린 표를 사는 행위를 금하는 일, 허위학력이나 경력 기재의 조사 및 처벌 등 일반사회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정도만 참고한다고 해도 지금의 선거행태와는 확연히 다른 풍토가 조성되라라고 본다.
선거 때마다 일어나는 법적 공방은 성직자의 품위는 물론 성도들의 결속이나 교회의 선교에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해악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보자.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사고는 이제 버려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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