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여 점거라도 했다!”

박근조
  • 1731
  • 2017-06-02 01:25:07
성모 목사의 글은 언제나 그렇듯 참으로 교묘하고도 교활하다. 진실은 외면하고 파편화된 사실의 조각들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뒤집어 씌우니 말이다. 팩트체크란 미명의 거짓 프레임으로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 전형적인 사례다.

긴 말로 논박할 필요도 없다. 본인이 갖고 있는 이해관계의 길다란 끈으로 상호 무관한 사건과 사건을 억지로 꿰어 굴비다발로 만드는 비열한 계략 때문에 이미 수많은 감리교 목회자들이 받은 상처가 있다. 동일한 방식으로 이번엔 어린 학생들을 엮어낸다.

학생들의 주장은 자유지만 의도가 무엇이냐고? 꼭 1년 전으로 돌아가서 묻겠다. 그 때 당당뉴스를 통해 억지 비난을 일삼은 당신의 의도는 무엇이었나? 교수가 대필해주냐는 등 별 소리를 다 하셨다. 당시 사과라도 하셨나? 별 깜냥도 안 되는 대리인만 내세우기는 여전하시다니, 그 장단에 춤추는 하모, 박모 목사들도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작년 총추위를 파행시킨 장본인이 당신 아니신가? 그 의도는 무엇이었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언제까지 지속하실 텐가?

학생들이 의도대로 끌고 갈 수 없으니 이규학 퇴진, 이사회 총사퇴, 총장후보 원천무효, 학생참여 보장을 요구한다고? 요구사항이 의도대로 되지 않아 법인처를 점거했다고? 특정 교수를 총장으로 선출하려는 의도라고?

힘없는 학생들을 이런 식으로 몰아버리는 파렴치한 작태를 중단하시라! 자신과 같은 정치꾼으로 동일시하지 마시라! 학생들은 당신이 부끄럽다. 이러니 존경 받을 만한 선배들이 당신과 같은 목사와 엮이기 싫어 현장에서 물러나는 거 아닌지 돌아보시라.

학생들은 특정교수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다. 이규학-김인환 일당과 깊은 이해관계로 얽힌 당신과 같은 부류로 보지 마시라. 성모목사는 10년이나 이렇게 감리교단을 헤집고 다닐 기나긴 시간이 남아있다.

학생들은 1,2년 후면 다들 곧 졸업이다. 2015년 학생들이 2017년 법인처 점거의 주인공이라고 간주하는 그 놀라운 상상력은 결국 세상을 자기중심으로밖에 보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라는 걸 방증한다.

당시 학생들의 행동을 도덕적으로 비난한다면 이규학이 주도한 교수회의 녹음파일, 학생동향 뒷조사 등 어둠의 세력이나 자행하던 짓거리를 먼저 공개하시라. 이미 감게에는 ‘팩트체크를 검증한다(1부)’는 글이 총학 임원 두 명의 정체성과 배후를 조목조목 분석해 보여주고 있다. 반박을 하시려면 그 글이 틀렸는지 논리적인 근거를 갖고 해주시라.

9인의 이사들, 교수평의회, 81학번, 85학번, 이들이 모두 단지 특정교수 한 사람을 총장 만들자고 이렇게 싸우고 있다고 전제해 버리는 그런 사고와 의도 자체가 부패해버린 양심과 이기심, 콤플렉스에 쩌든 자신의 편협함의 실체를 고스란히 보여줄 뿐이다.

정말 이 제각기 다른 다섯 계층이 오직 한 사람을 총장 세우기 위해 모든 걸 희생하며 발 벗고 있다고? 그 분이 그 정도로 존경 받는 분이라면 오히려 당신 같은 사람이 발벗고 나서 총장으로 세워드려야 마땅한 거 아닌가?

은근 슬쩍 학생들을 그들의 행동대원쯤으로 치부해버리는 태도야말로 목회자로서 가장 멀리해야 할 자세 아닌지 되묻는다. 모든 사람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의롭다는 자기기만에서 벗어나시길 인간적으로 권면한다.

남은 10년의 시간 목회자로 선한 마무리를 하시려면 지난 생의 어디선가 잃어버린 양심을 되찾는 일에 집중하시길 부탁 드린다. 오죽하여 점거라도 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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