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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구월을 걷고 있다
최천호
- 1293
- 2017-09-19 05:20:47
오월, 그 옛날
기억조차 희미하게
지나 가버린 봄처럼
화려한 꽃을 피워
빼어난 치장을 아니 하고
다가오는 시월처럼
가슴 시린 단풍으로
황혼에 지지 아니하나
높고 맑은 하늘 아래
따사로운 햇살과
상쾌한 바람으로 다가오니
지금의 네 모습이 아름답다
겨울같이 날카로운 냉철과
뚜렷함을 갖추지 못하고
성급하며 뜨겁던 열정도
이제는 사그라졌으니
휘영청 달 밝은 밤에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길을
풀벌레 소리와 걸을 수 있어
구월, 너의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언제부터인지는 기억할 수 없으나
나는 나의 구월의 길을
혼자서 걸어가고 있으니,
바람만이 저만치 앞질러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