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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추석(秋夕)
함창석
- 1215
- 2017-09-29 19:34:53
추석은 가배 · 가위 · 한가위 또는 중추절(仲秋節)이라고도 한다. 이때는 농경민족인 우리 조상들에 있어 봄에서 여름 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들이 익어 수확할 계절이 되었고 1년 중 가장 큰 만월 날을 맞이하였으니 즐겁고 마음이 풍족하였다. 여름처럼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춥지도 않아서 살기에 가장 알맞은 계절이므로 속담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이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추석을 명절로 삼은 것은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제3대 유리왕 때 도읍 안의 부녀자를 두 패로 나누어 왕녀가 각기 거느리고 7월 15일부터 8월 한가위 날까지 한 달 동안 두레 삼 삼기를 하였다. 마지막 날에 심사를 해서 진 편이 이긴 편에게 한턱을 내고 <회소곡 會蘇曲>을 부르며 놀았다고 한다. 오랜 전통이 있는 추석명절에는 여러 가지 행사와 놀이가 세시풍속으로 전승되고 있다.
추석에 입는 새 옷을 ‘추석빔’이라고 한다. 옛날 머슴을 두고 농사짓는 가정에서는 머슴들까지도 추석 때에는 새로 옷을 한 벌씩 해준다. 추석날 아침 일찍 일어나 첫 번째 일은 차례를 지내는 일이다. 주부에 의해서 수일 전부터 미리 준비한 제물을 차려놓고 차례를 지낸다. 이때에 설날과는 달리 흰 떡국 대신 햅쌀로 밥을 짓고 햅쌀로 술을 빚고 햇곡식으로 송편을 만들어 차례를 지내는 것이 상례이다.
가을 수확을 하면 햇곡식을 조상에게 먼저 천신(薦新)한 다음에 사람이 먹는데 추석 차례가 천신을 겸하게 되는 수도 있다. 차례가 끝나면 차례에 올렸던 음식으로 온 가족이 음복(飮福)을 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조상의 산소에 가서 성묘를 하는데, 추석에 앞서 낫을 갈아 가지고 산소에 가서 풀을 깎는 벌초를 한다. 여름동안 자란 풀이 무성하고 시들어 산불이라도 나면 무덤이 타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추석은 공휴일로 제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교통 혼잡을 이루고 도시의 직장들은 쉬게 된다. 이처럼 고향에 돌아가는 것은 조상에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기 위해서이다. 추석명절에 차례와 성묘를 못 하는 것을 수치로 알고, 자손이 된 도리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의 의식구조이다. 그렇기에 조상의 무덤을 돌보지 않는 경우여서 남의 웃음거리가 된다.
추석 무렵은 좋은 계절이고 풍요를 자랑하는 때이기에 마음이 유쾌하고 한가해서 여러 놀이를 한다. 사람들이 모여 농악을 치고 노래와 춤이 어울리게 된다. 마을사람들은 모여 줄다리기도 하였다. 한 마을에서 편을 가르거나 몇 개 마을이 편을 짜서 하거나 또는 남녀로 편을 갈라서 하는 일도 있다. 오늘날에는 걷기대회, 체육대회나 한마당 큰 잔치 같은 축제를 동네별로 모여 실시한다.
글을 잘하고 오래 배웠으며 재치 있는 사람을 뽑아 원님으로 하고, 학동 중에서 소송을 하는 사람과 소송을 당하는 사람으로 나누어 원님이 판관이 되어 옳고 그름을 판가름하는 놀이니 오늘날의 모의재판과 같은 것이다. 옛날에는 과거에 급제해서 관원이 되면 판관으로서 민원을 처리하고 백성을 다스려야 하기 때문에 사리를 따져서 정(正)과 사(邪)를 구분할 줄을 알아야 한다.
추석 전날 밤에 전라남도 진도(珍島)에서는 사내아이들이 밭에 가서 벌거벗고 고랑을 기어 다니는 풍속이 있다. 밭둑에다 음식을 차려놓고 토지신을 위하는 일도 있는데, 이렇게 하면 밭곡식이 풍년들어 많은 수확을 올릴 뿐 아니라 아이들의 몸에 부스럼이 나지 않고 건강하여진다고 믿고 있다. 일종의 농업주술(農業呪術)과 건강을 축원하는 행위이다. 추석 무렵에 올게심니를 하는 풍속이 있다.
그해의 농사에서 가장 잘 익은 곡식으로 벼·수수·조〔粟〕 등의 목을 골라 뽑아다가 묶어서 기둥·방문 위나 벽에 걸어놓는다. 올게심니를 하였던 곡식 목은 무슨 일이 있어도 먹지를 않으며 다음해에 종자로 쓰거나 다음해에 새로 올게심니를 할 때에 찧어서 밥이나 떡을 해서 조상의 사당에 천신하기도 한다. 풍년을 기원하는 주술행위와 조상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추원보본(追遠報本)이 합하여진 행위이다.
추석은 1년 중 가장 큰 만월을 맞이하는 달의 명절로서, 농경민족으로서 수확의 계절을 맞이하여 풍년을 축하·감사하며 조상에게 천신하고 성묘하여 추원보본을 하였고, 명절의 기쁨에 넘쳐 여러 가지 놀이가 있어 사람의 마음을 더욱 즐겁게 하였으며, 신을 섬기고 풍·흉을 점복(占卜 : 점침.)하였다. 풍부한 음식을 서로 교환해서 후한 인심을 보였고, 농한기를 이용해서 놀이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추수감사(秋收感謝)
1620년 종교적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영국에서 신대륙으로 이주한 청교도들이 이주 첫해에 혹독한 추위와 질병으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는 시련을 겪은 후 이듬해인 1621년 정착지에서 첫 추수를 마친 것을 기념해 신에게 감사기도를 올리고 잔치를 연 데에서 비롯되었다. 북미 지역의 전통적 명절이자 국경일이다. 17세기 초 신대륙으로 이주한 청교도들이 첫 수확 후 이를 기념한 데에서 유래하였으며, 이날 칠면조구이를 먹는 풍습으로 ‘터키 데이’라고도. 청교도들은 그들에게 도움을 준 원주민들도 초대해 옥수수 등의 곡식과 야생 칠면조 등의 음식을 나눠 먹으며 수확의 기쁨을 함께했다고 한다.
1623년에는 플리머스(Plymouth; 지금의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도시로, 메이플라워호가 도착한 지역) 식민지의 책임 행정관이었던 윌리엄 브래드포드가 추수감사절을 공식선언하였다. 1789년에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국가적 기념일로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19세기 초 무렵에는 대부분의 주에서 관습적으로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기념했고,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에 의해 모든 주에서 처음으로 같은 날(11월 마지막 주 목요일)로 통일되었다. 1941년 의회가 11월 넷째 주 목요일로 날짜를 변경할 것을 결정하고,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이를 승인하여 오늘에 이른다.
추수감사절에는 대개 각지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모두 모여 만찬을 즐기며 재회의 시간을 보낸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칠면조구이, 호박파이, 으깬 감자(매시드 포테이토)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인 목요일로부터 일요일까지 대개 4일간의 연휴가 이어진다. 추수감사절은 쇼핑시기로도 유명한데, 명절 다음날인 금요일은 대부분의 주요 소매점들이 큰 폭의 할인판매를 실시하는 이른바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로, 많은 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쇼핑에 나선다. 미국인들이 홀리데이 시즌(Holiday Season)이라 부르는 시기가 시작되는 시점이 바로 추수감사절이다.
<구약성서>에 따른 추수감사절의 기원은 유대인들의 3대 절기(과월절, 맥추절, 초막절) 중 하나인 맥추절(보리와 밀을 수확한 후 하나님에게 첫 열매를 올리며 이를 감사하는 절기, 칠칠절이라고도 함)과 초막절(추수를 마친 후 하나님에게 햇곡식을 올리며 이를 감사하는 절기, 수장절이라고도 함)에서 찾을 수 있다. 과월절(Passover)은 민족해방에 대한 감사절로 기념하였고, 봄의 맥추절은 첫 열매의 수확에 대한 감사절이었다. 초막절은 1년 중 가장 큰 절기로서 가을에 모든 곡식과 올리브, 포도를 거두어들이는 명절로, 또한 선조들이 40년 동안 장막에서 살며 유랑하던 생활을 기념하는 절기이기도 하다.
추수감사절과 유사한 개념을 가진 풍습은 세계 각지에서 발견된다. 동양에서는 한국의 추석, 중국의 중추절, 일본의 오봉절, 서양에서는 독일의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에른테단크페스트(Erntedankfest), 영국의 하비스트 페스티벌(Harvest festival), 러시아·폴란드 등 슬라브족의 도진키(Dozhinki) 등이 그 예이다. 가톨릭교회에서는 부활 후 40일이 되는 날 목요일 승천일 전의 3일 동안 풍년 기원제를 가졌다. 영국은 8월 1일 라마스날(Lammas Day)을 추수감사절로 지낸다. 독일의 복음주의 교회는 성(聖) 미카엘의 날(9월 29일) 후의 일요일을 감사절로 지켰다.
1921년 장로교와 감리교의 연합협의회에서 한국교회의 감사일을 매년 11월 둘째 주일 후 수요일에 기념하기로 결의한 것을 제10회 총회에서 채용하여 전국교회가 실시하였다. 현재는 11월 셋째 주일에 감사절을 지키고 있으나 범교파적으로 정해진 날은 없고, 대체로 미국교회의 감사절 전통에 따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우리의 민족적 역사경험과 축제 전통에서 한국교회 감사절의 토착화가 시도되어 추석을 감사절로 지키는 교회가 생겨나고 있다. 추수감사절은 11월의 네 번째 목요일이다. 그러나 많은 미국인들은 금요일인 그 다음날도 직장을 쉬기 때문에 4일간의 연휴를 즐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