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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영광(靈光)
함창석
- 1022
- 2018-05-16 17:17:43
산돌 함창석 장로
갈릴리 가나에서 혼인잔치가 벌어졌다. 이곳에는 예수의 어머니와 예수, 그리고 제자들도 혼인에 청함을 받았다. 이로 보아 예수님과 친척이 되거나 아주 가까운 신분의 사람의 혼인이다. 어떤 사람은 예수의 형제중 하나나 제자들 중의 가까운 친척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의 혼인잔치였는가에 너무 치중할 필요는 없다. 저자 요한이 그것이 필요했다면 우리에게 알려주었을 것이다.
‘갈릴리 가나’라고 밝힌 것은 두로와 시돈 사이에 있는 ‘수리아 가나’와 구분하기 위해서 정확히 표현했을 것이다. Kana;(카나)는 ‘갈대’라는 뜻으로 갈릴리의 갈대가 많았던 어떤 지역으로 보인다. 또한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으로 보아 시골의 작은 마을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4장의 가나에서 가버나움까지 하룻길의 거리로 나온 것으로 보아 가나와 벳새다와 인접한 곳임은 추측할 수 있다.
예수님의 때가 도래하고 있었다. 처음에 제자들은 예수의 이적을 보고 따라온 것은 아니다. 서로의 전도에 의해서 예수님을 뵙고 결정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제 예수님의 첫 번째 기적이 일어나는 때가 왔다. 전통적으로 유대인의 혼인 잔치는 1-2주간에 걸쳐 길게 진행되었다.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이 잔치에 예상외로 많은 손님이 왔었다고 볼 수 있으며 혼인 잔치가 끝날 무렵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포도주가 모자란지라.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저희에게 포도주가 없다고 말했다. 포도주가 없다는 것은 막바지에 이른 잔치의 흥을 깨뜨릴 수 있는 주인으로서는 수치스러운 일이다. 아직까지 예수께서 기적을 일으키신 일이 없기 때문에 마리아가 기적을 기대하고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대보다는 자신에게 당면한 이 어려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낙담스럽게 투덜거렸을 것이다.
예수께서 어머니를 부를 때 사용한 guvnai(귀나이)는 존칭 호격으로 ‘여성, 부인’을 뜻하며 그리스에서는 자신의 아내를 다정스럽게, 그리고 최고로 높여 부르는 존칭이다. 또한 왕후를 부를 때도 이 말이 사용되었다. 마1:20절에 천사가 요셉에게 ‘아내 마리아 데려오기를’에도 사용했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상에서 모친 마리아를 부를 때, 부활 후 막달라 마리아를 부를 때도 이 용어를 사용했다.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다시 표현한다면 나에게 무슨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까? 라는 물음이다. 이것은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신다면 그것은 마리아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권한에 의해서 이루어 질 수 있음을 묻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어머니 마리아와 자신의 육신 적인 관계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분명히 밝혀두신 것이다.
내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하였나이다. w{ra(호라) ‘정한 때’는 일반적으로 지정된 시간을 말한다.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를 말하는 것임은 틀림이 없다. 이로 보아 예수께서는 공생애의 시작을 자신이 마음대로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에 있음을 보여주고 지금까지 그 때를 기다려 오신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주어진 때를 회피하거나 서두르지는 않으셨다는 것을 보여준다.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는 마리아의 지시에서 마리아는 예수님의 질문에 대해서 섭섭하기보다는 예수그리스도와 하나님에 의해서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던 것이 분명하다. 또한 자신의 입장과 인간적인 모든 것을 포기한 체 전적으로 예수그리스도를 믿고 있음을 행동으로 옮겼다. 마리아의 여러 경우를 예수 이상으로 신격화하는 일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유대인의 집 입구에 놓인 이 항아리는 정결 의식을 위한 것이었다. 두 세 통 드는 돌항아리는 매우 큰 항아리로 약 70-120리터 정도 들어가니 6개이면 적어도 420리터에서 720리터에 달하며 결혼식에 참여한 사람들이 충분히 마실 양이었다.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신즉 아구까지 채우니 Gemivsate(게미사테) ‘가득하게 채우다’로 ‘모자란 지라’ 3절과 반대되는 말로 넘칠 정도로 채웠다는 말이다.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 예수께서 이 항아리의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일에 어떠한 행위나 말도 필요 없으셨다.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되라’라든가 이런 명령도 필요 없었다. 이후에 나타나는 여러 기적에 대해서 예수께서 말씀을 많이 하신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대부분 미리 복을 내리시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거나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한 행함이었을 뿐이다.
연회장은 신랑, 신부를 잘 아는 동네의 어른이었으며 잔치에 제공되는 음식을 감별하는 임무도 연회장에게 있었다. 이 포도주를 연회장에게 먼저 갖다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으며 그에 의해서 좋은 포도주임이 증명되었다. 그 영광을 나타내시매 제자들이 그를 믿었다. 이 첫 번째 기적으로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셨고, 이 일로 제자들이 예수를 확실하게 믿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