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기후위기선언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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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24 16:24:24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지금 당장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기후변화로 지구생태계가 파국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였습니다. 이미 대규모로 발생하는 산불, 폭염, 가뭄, 홍수 등, 기후 재난 경고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인류가 임계 온도 1.5도를 유지하려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보다 50% 줄여야 합니다.
기후위기와 생태계 파괴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응이 절실한 상황에서 감리교회는 기후위기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기후위기는 창조신앙과 창조세계 보전의 사명과 함께 생태계 전반에 대한 이해와 신학적 해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감리교회는 사회신경 제1계명 “하나님의 명하심을 따라 우주 만물을 책임 있게 보존하고, 생태계의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사명”에 따라 감리교회 전체의 목소리를 모아 절박한 심정으로 기후비상행동을 선포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고백: 우리의 신앙을 고백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지구생태계와 그 안에 사는 모든 생명체가 서로를 존중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도록 창조하셨음을 고백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인류뿐 아니라 모든 피조물에게 하나님의 신성과 능력인 선행은총을 주셨음을 고백합니다. 우리는 모든 생태계가 그러하듯이 우리 인간도 피조물들과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생명적 존재임을 고백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형제자매인 피조물들을 존중하고 보호하므로 창조세계를 보전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참회: 우리의 잘못을 참회합니다.
우리는 창조질서보전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먼저 기후위기에 대해 하나님과 지구시민들 앞에서 깊이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우리는 지구생태계 파괴와 피조물들의 희생을 담보로 얻은 경제발전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착각하였고 교회와 가정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문제를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음을 참회합니다. 우리는 지나치게 기복신앙을 강조하고 하나님의 선교에 창조세계가 포함된 사실을 간과한 채 이 땅의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사역에는 무관심했던 지난날의 죄악을 참회합니다.
진실: 우리는 기후위기의 진실을 직시합니다.
예수께서는 성전을 “장사꾼의 소굴”로 만들고 있는 당대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싸우셨습니다. 우리 한국감리교회는 예수를 따라 오늘의 현실을 직시합니다. 자연을 희생시켜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시스템과 인류의 과도한 개발과 과소비로 인한 기후위기는 지구생태계와 인류사회 모두를 위기에 빠뜨린 주요 원인입니다.
이제 소비자와 시민사회는 온실기체 감축을 위해 과도한 욕심을 내려놓고 적절한 소비와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야 합니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산업정책, 기업의 상품생산과 판매방식이 획기적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우리는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기후위기 준비를 미루자는 목소리를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나아가 한국감리교회는 건강한 지구생태계와 인류사회 보존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요구: 우리는 절박한 심정으로 요구합니다.
우리는 공교회의 감리교인이자 한국시민사회의 일원으로 기후위기 극복에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부, 국회, 기업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정부와 국회는 2050년 탄소중립선언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조속한 시일 내에 수립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필요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조속하게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둘째, 정부는 생명을 파괴하는 경제가 아닌 생명을 살리는 새로운 경제체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여 제시하기 바랍니다. 석탄발전소 중지, 내연기관차 금지 등의 조치와 함께 지속가능한 에너지체제로의 전환을 신속히 결정하기를 촉구합니다.
셋째, 기업은 기후위기 대응책 마련이 기업의 생존에 필수조건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생산유통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앞장서 줄 것을 촉구합니다.
넷째, 종교단체와 시민사회노동단체는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동참해 주시고 자발적 행동에 나서주시길 당부합니다.
결단: 우리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결단합니다.
우리 감리회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행동을 실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약속합니다.
첫째, 우리 감리회는 감리교인들의 기후위기 인식 개선과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교단본부와 각 연회 내에 (가칭)기후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교회 내 (가칭)창조질서보전위원회를 구성하겠습니다.
둘째, 우리 감리회는 생태목회와 환경선교를 연수교육은 물론 신학교 및 각 연회 지방 선교회 모임에서 교육하겠습니다.
셋재, 우리 감리회는 교회생활과 일상생활, 사회조직 속에서 탄소저감운동을 실천하겠습니다.
넷째, 우리 감리회는 과소비와 환경 파괴적 소비를 지양하고 친환경적 소비문화와 나눔의 문화를 실천, 확산시키는 일에 동참하겠습니다.
셋째, 우리 감리회는 한국교회, 세계교회와 더불어 정의, 평화, 창조의 보전(JPIC)의 신앙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할 연구자, 신학자, 환경활동가 등 기독시민운동그룹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넷째, 우리 감리회는 창조질서를 회복하고 보전하는 일이 하나님께서 명하신 중요한 선교적 과제임을 인식하여 각 교회 주변의 생태환경을 돌보고 해당 지역의 다양한 환경문제들을 지역시민사회와 함께 해결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섯째, 우리 감리회는 에너지를 줄여 나가겠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교회 관리 차원에서 에너지 절약 방안을 간구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각 교회 건물을 지속가능에너지(햇빛, 바람) 체제로 전환하는 사업을 감리교회 전체로 확대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감리교회 본부와 모든 연회가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2022년 10월 28일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5회 총회 참석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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