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W: "해는 지고 저녁 별 반짝이는데....."- (김동길 칼럼)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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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1-22 00:00:00
한 시대를 함께 사는 이 땅의 늙은이들에게 한 마디 하고자 합니다.
어느 나이부터가 노인인지 분명하게 선을 긋기는 어렵습니다. 옛날에는 회갑만 되면 노인이라 했고 대학의 60세 이상의 교수들을 다 노교수라고 부릅니다. 65세가 되면 어디서나 대개 은퇴를 하게 마련입니다.

통계가 몇 년 전의 것이기는 하지만,  대한민국의 인구를 한 4,700만으로 잡고, 60대는 360만, 70대는 겨우 200만, 80대는 60만 정도 밖에 안 된답니다. 90대는 그 10분의 1이니 겨우 6만, 100세가 넘도록 사는 노인들은 남녀 합해서 1,000명 정도 - 그러므로 90이 넘도록 살기는 힘들고, 100세가 되도록 산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나는 2010년에 접어들면서 83세의 노인이 되었습니다. 이 땅의 ‘팔순 클럽’에 끼어든 셈입니다. 아직은 젊어서부터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기는 하지만, 영국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의 마지막 노래처럼 “해는 지고 저녁 별 반짝이는데 / 날 부르는 맑은 음성 들려오누나 / 나 바다 향해 머나먼 길 떠날 적에는 / 사바세계 신음소리 없기 바라네.”

그런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여 살고는 있지만, 해는 졌습니다. 그리고 저녁 별은 반짝입니다. 그 어둠속에서 날 부르는 맑은 음성이 들려옵니다. 한 시대를 함께 살아온 동지들이여, 친구들이여, 속세의 신음소리 없는 작별이기를 바라며, 날마다 떠날 준비를 하고 두려움 없는 하루하루를 사는 현명한 늙은이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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