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석 감독회장 “의료 선교사 로제타 홀 일가의 숭고한 희생과 사랑 널리 알려야”

황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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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6-21 12:03:12
고성군 '셔우드 홀 문화공간' 개관해 ... 감리회 관련 선교 유적지 늘어나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 로제타 셔우드 홀 일가의 헌신과 박애 정신을 담아낸 기념관이 지방자치단체의 수고를 통해 문을 열었다. 지난 6월 19일(목) 오후 2시 강원도 고성군(함명준 군수)에서 화진포에 세운 ‘셔우드 홀 문화공간’ 개관식이 열렸다. 문화공간은 로제타 셔우드 홀 일가의 삶과 활동을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개관식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김정석 감독회장이 참석해 축사했으며, 선교사 후손인 인요한 국회의원(국민의힘)과 고성군의회 의장도 참석했다. 그리고 대한결핵협회 관계자와 공무원들이 함께해 기념관의 의미를 나눴다. 이 날 참석한 대부분의 축하객들은 “감격스럽다” “가슴이 벅차다”는 소감을 전하며 여러 가지 어려움을 딛고 개관한 ‘셔우드 홀 문화공간’ 개관에 뜻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축사에 나선 김정석 감독회장은 우리나라 근대 역사에서 국력이 급격하게 쇠퇴한 절망스럽고 암울했던 시절, 이 땅에 복음을 들고 온 사람들이 있었다며 아펜젤러와 스크랜턴, 로제타 홀, 그리고 셔우드 홀 선교사의 이름을 열거했다. 그들은 복음을 들고 와서 사랑을 뿌린 사람들이었다며 특별히 로제타 홀과 셔우드 홀에 관해 설명했다. 로제타 홀은 여성들의 인권 신장과 교육에 심혈을 기울여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의사인 박에스더를 배출했으며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도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또 그 아들 셔우드 홀은 “의료 선교사로서 누구보다 조선을 사랑한 사람이었다.”라고 소개했다. 결핵으로 인해 고통받는 조선 백성들을 치료하기 위해 최초로 ‘크리스마스 씰’을 만들어 치료비를 모았으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으로 복음을 전했다고 부연했다. 계속해서 “그는 이방인이 아니라 고통 받고 있던 우리 민족에 한 줄기 ‘빛’을 선물했다.”라며 셔우드 홀의 삶을 재조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공간은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공간이 아니라며 “셔우드 홀의 정신을 살려내고 우리가 삶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약속의 장소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끝으로 문화공간 조성을 위해 애써 준 고성군과 지역교회, 그리고 감리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로 축사를 마쳤다.

▣ 6년 만에 완성한 ‘화진포 셔우드 홀 문화기념관’
19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 결핵이 창궐하면서 심각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을 때 ‘크리스마스 씰’을 만들어 결핵 퇴치에 앞장섰던 선교사가 ‘셔우드 홀’이다. 그리고 그의 모친 로제타 홀은 여성의 인권과 교육에 앞장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의사(박 에스더)를 배출시켰고 근대 보건의료에 큰 공을 남겼다. 기념관(문화공간)이 세워진 자리는 그가 결핵퇴치 운동을 위해 원산에 둔 가옥이 일제에 압류당하자 휴식처로 세운 곳이다. 해방 이후 분단이 고착화 할때 김일성 일가가 사용해 일명 ‘김일성 별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고성군은 일반들에게 알려져 있던 ‘김일성 별장’이 셔우드 홀에 의해 세워진 것을 인지하고 2019년부터 문화관광 콘텐츠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추진했다. 함명준 군수를 비롯한 담당자들은 사료 찾는 일부터 시작해 바쁘게 움직였다. 로제타 홀 일가의 묘역이 있는 서울 양화진 기록관과 인천 ‘로제타홀기념관’ 등을 다니면서 ‘홀’ 일가에 관한 자료를 축적했다. 이 과정에 로제타홀기념관 관장 강경신 목사와 고성감리교회 전세광 목사가 도움을 제공했다.

특별히 함명준 군수는 개관식의 기념사를 통해 박정희 작가가 쓴 「로제타 셔우드 홀」 책을 반복해 읽으면서 “문화적 가치를 넘어 우리가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숭고한 역사라는 것을 확신했다.”라고 표현했다. 계속해서 “그들의 의료선교 정신을 역사적으로 평가하고 보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셔우드 홀 문화공간을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이 날 개관한 「셔우드 홀 문화공간」은 강원도와 고성군이 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김일성 별장’ 옆에 연면적 1,596㎡에 3층 건물을 지어 1층은 로제타 셔우드 홀관, 2층은 셔우드 홀, 매리언 홀관, 3층은 크리스마스 씰관 및 카페 등으로 구성했다.

■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로제타 셔우드 홀’ 일가

미 감리교 소속 의료선교사 ‘로제타 홀’은 1890년 제물포항으로 입국해 여성병원인 ‘보구녀관’ 병원장으로 일한다. 보구녀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여성 전문병원으로써 미감리회 여성해외선교회의 후원으로 스크랜튼 대부인(Mary F. Scranton, 1832~1909)에 의해 설립됐다. 설립일은 초대 원장 메타 하워드(Meta Howard, 1862~1930) 여의사가 진료를 시작한 날을 기점으로 하여 1887년 10월 31일이며 후신인 이화여자대학병원이 현재 설립일로 사용하고 있다.

보구녀관 관장이 된 로제타 홀은 본국에서 청혼했던 ‘윌리엄 제임스 홀’이 뒤따라 의료선교사로 입국하면서 결혼했다. 서양인 최초로 조선식 전통 혼례를 치른 두 사람은 청일전쟁(1894년)이 일어나 평양으로 진료하러 갔다가 남편 윌리엄이 전염병에 걸렸고 과로가 겹쳐 회복하지 못한채 사망했다. 1남 1녀를 낳았지만 딸 에디스 마가렛마저 어렸을 때 병으로 잃었다. 남은 아들이 셔우드 홀이다.

로제타 홀은 평양에 맹아학교를 세우고 점자를 도입해 특수교육에 힘썼으며 입국 후 30년만인 1921년 인천기독병원 전신인 ‘인천부인병원’을 개원했다. 최초 여의사인 박에스더를 길러내는 등 당시 의료 취약계층인 여성과 아동 의료에 힘썼다. 1926년 아내 메리안과 함께 의료선교사로 들어 온 아들 ‘셔우드 홀’은 결핵 치료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932년 최초로 남대문을 그려 넣은 ‘크리스마스 씰’을 만들어 보급했다. 이들 가족 5명 모두 서울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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