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을 지나치게 강요하는 것은 보기 흉하다 - 조정래

강희천
  • 3103
  • 2015-01-04 13:27:15
UMC에서 목회하시는 조정래 목사님의 글이다.
참고로 UMC니까 월급 따박따박 나오니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하지 마시라.
UMC도 교회에 따라 급여 나온다. 다만 최저생계비를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작은 교회는 폐쇄하거나 교회 두 세개가 한명의 목사에게 겨우 사례비를 주기도 한다.


헌금을 지나치게 강요하는 것은 보기 흉하다 - 조정래 목사

“Pure religion is to help widows and orphans.” - James 1:27
위의 말은 야고보서 1:27에 나오는 말씀으로, “참된 종교는 불쌍한 과부와 고아를 돕는 종교이다.”라는 말이다.
나는 어렸을 때, 어른들이 모이는 부흥회에 종종 갔는데, 그때 부흥사들이 “십일조는 하나님의 것이니, 십일조 도둑질하는 죄를 짓지 말라. 십일조를 하면 물질축복 받는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예수님께서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더 복되다.”고 (It is more blessed to give than to receive.)가르치셨기 때문에, 교인들은 정성껏 헌금을 드리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간 개신교회 목사님들이 교인들에게 정성어린 헌금을 하라고 교육을 했기 때문에 지금 한국 사회에서 개신교인들이 무신론자들이나 타종교인들에 비해 교회를 포함한 자선단체에 가장 많은 액수의 돈을 헌금한다고 본다. 똑 같은 수입을 받는 세상 사람들에 비해 개신교인들이 헌금을 포함한 기부금을 가장 많이 내는 것은 참 숭고한 희생과 봉사의 표현이라고 본다.


내 생각으로는 교인들이 수입의 십일조를 하면 좋은 점이 많다고 본다. 피땀 흘려 번 돈의 십분의 일을 바친다는 것은 엄청난 결단과, 생활의 절제와 희생이 요구되기 때문에, 십일조를 하는 사람은 생활이 건전하고 절도가 있어서 알콜중독이나 도박, 혹은 바람을 피지 않는다고 본다.
그러므로, 교인들은 사치와 낭비를 줄이고 자발적으로 십일조를 드려서 목회자의 수고에 사례를 하고, 교회건물을 유지하고, 교회의 선교와 구제 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부자들은 수입의 십삼조, 십오조 이상을 바쳐서 교회가 사회에 봉사하는데 힘을 실어 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런데, 교인들이 피땀흘려 번 돈으로 드린 헌금을 목사가 호의호식하고, 비싼 차를 몰고 다니고, 교단선거때 금품을 살포하고, 성범죄가 발각되어 변호사비를 지출하고, 실용적인 교회건물을 넘어서서 과시적, 경쟁적인 교회건물을 짓느라 교회 돈을 다 쓰고, 심지어 교회돈으로 주식투자를 해서 반토막내어 버린다면, 이는 하나님과 교인들에게 큰 죄를 짓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은, “일부 목사들은 예수의 단순한 가르침을 요상한 교리로 변질시켜 사람들을 예속시킴으로, 자기들의 배를 불리고 권력을 차지하려는 사람들로, 이들이야말로 진짜 적 그리스도”라는 말을 했다. (The clergy converted the simple teachings of Jesus into an engine for enslaving mankind and adulterated by artificial constructions into a contrivance to filch wealth and power to themselves...these clergy, in fact, constitute the real Anti-Christ. –Thomas Jefferson)


교인들이 스스로의 신앙적인 결단에 의해 십일조 헌금을 받치는 것은 참 숭고한 헌신이라 권장하고 칭찬할 일이지만, 목사들이 “십일조를 바쳐라”고 율법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보기에 흉하다. 흔히 목사들이, “하나님이 ‘십일조를 바쳐서 내 창고가 비지 않게 하라.’고 말씀하셨다”고 하지만, 온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창고가 무슨 필요있겠나?


최근의 성서학자들에 의하면, “하나님의 창고를 비지 않게 하라.”는 성경귀절은 유태교의 회당수입과 제사장들의 수입확보를 위해 하나님의 권위를 빌려서 십일조를 정당화하려는 유태교 지도자인 말라기서의 저자에 의해 씌여졌다고 한다. 내가 만나본 유태교의 랍비들은 자기 회당에서는 헌금을 정성껏 내시라고 하는 정도지 십일조를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성경 누가복음 3:11절에는, “옷이 두벌 있는 사람은 옷이 없는 사람에게 하나 나누어 주고, 밥이 두그릇 있는 사람은 밥이 없는 사람에게 한그릇 나누어 주라 ”고 했다. (Anyone who has two shirts should share with the one who has none, and anyone who has food should do the same.)


만약, 십일조가 성경적이기 때문에 믿고 실천해야 한다면, 위에 나오는 말씀도 성경적이기 때문에, 목사들이 자기 봉급의 반을 쪼개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하고, 목회자 자녀 교육비의 반을 잘라서 부모없는 가난한 학생들의 학비로 주어야 할 것이고, 성탄절때 선물로 들어 오는 사과박스와 귤박스를 반으로 나누어 불우이웃에게 나누어 주어야 할 것이고, 목사가 타는 비싼 차를 팔고 작은 차를 두개 사서 하나는 차가 없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 할 것이다.


내가 사는 미국에서는 모든 종교인들이 세금을 내는데, 한국에서는 모범을 보여야 할 목사, 신부, 스님들이 세금을 안 낸다고 한다. 목사들이 국민의 의무인 세금도 내지 않으면서 교인들에게 십일조를 내라고 율법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소득층에 있는 소형교회 목회자들은 몰라도, 중형교회나 대형교회의 목회자들은 자발적으로 개인소득세를 납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고린도후서 9장 7절에는, “각각 그 마음에 정한 대로 하라.”고 했으니, (Let each one do just as he has purposed in his heart.) 교인들이 자기가 마음에 정한 대로 양심껏 헌금을 하고, 정말 돈이 없는 사람은 정성껏 헌금을 하고 출석과 봉사로 교회를 돕되, 율법적인 십일조는 안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교인들이 십일조를 드릴 때에도, 본교회가 가난하면 십일조를 본교회에 드리는 것이 좋지만, 본 교회가 부자교회라면, 십일조의 일부는 교회에 드리고, 일부는 가난한 사람들을 직접 돕는데 쓰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세속사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교회가 배워서는 안된다고 본다.
야고보서는, “참된 종교는 가난한 고아와 과부들을 돕는 종교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Pure religion is to help widows and orphans. - James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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