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길을 서성거리며

최천호
  • 1935
  • 2016-11-09 16:09:04
깊어가는 가을 길을 서성거리며

최천호

가슴을 비우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볕은
나뭇잎들을 위에서 빛을 내고
짧아진 가을이
빈자리를 남기며
떠날 채비를 마쳤으니
억새 사이로
산을 오르는 오솔길이
오늘은 더 조용하기만 하다

이렇게 가을은 깊어 가고
나는,
비움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여
괴로워하고

제 몸을 자랑하다
스러져간 코스모스가
가을은 빈손으로 가는 것이라며
말을 걸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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