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선거] 길 잃은 감신 사태,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박근조
  • 4784
  • 2017-04-11 06:27:49
길 잃은 감신 사태,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2017. 4. 10.


"여자 목사들은 남자들한테 치여 가지고 올라가지 못해서 원한이 꽉 차있다. 불독(Bulldog:개)같이 생겼지. 여자 목사들은 다 왈.왈.왈. 조심해야 해… 여자가 지혜롭지 못해서. 지혜로우면 가만히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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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발언이었는지 세상은 잊었을 것이다. 당사자도 잊었을지 모른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인 세상의 법칙이 지배하는 교단과 교회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꼭 2년 전 감신 이사회 이규학 이사장이 총장과 처장 앞에서 한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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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학기 영성집회 주강사로 초청받은 윤보환 중부연회 감독은 설교 도중 부적절한 언행으로 학생들의 공분을 산 적이 있다. 그 분은 깔끔하게 사과라도 했다. 감신 내에서 누가 윤감독을 강사로 섭외할 결정을 했는지, 그 결정과정에 개입했던,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사과는커녕 모른척하기 급급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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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의 일을 꺼낸 것은 이 문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환기하기 위해서다. 학내 사태의 책임을 지고 당시 이사장이던 이규학 목사는 2015년 5월 12일자로 사퇴한다는 확인서를 발표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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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말 사퇴한 것일까? 상식적으로 사퇴란 모든 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가? 그런 그는 지금까지 이사회 내에서 ‘살아 있는’ 권력으로 사태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런 작태는 과연 정의로운가? 더구나 신학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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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규학 이사장은 담화문에서 본인은 사퇴하니 “학교가 정상화되고, 진상조사위원회가 가동되어 모든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과는 어떤가? 결과적으로 그는 진조위 보고서를 완전히 부인했을 뿐 아니라 배포를 막기 위해 법원에 배포금지 신청을 내기까지 했다. 심지어 교단차원의 보고서조차 무시했다. 그리고 법원에 학생들을 고소했다. 여전히 ‘사실상’ 이사장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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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묻는다. 이게 정의인가? 주거니 받거니 김인환 이사와의 찰떡 궁합은 이들이 학교를 전횡(‘말아 드신다’는 한자어)’하고 있다는 혐의를 기정사실로 보여줬다. 학교의 주인인 교수와 학생의 자리는 사라지고 없다. 이사장의 눈치만을 한껏 살피는 교수들로 학내 주요 보직은 총장대행에 의해 전격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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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를 특성 짓는 차별점은 주,야간 채플과 기숙사에서 매일 새벽예배가 있다는 점일 것이다. 학생경건처가 주무부처이다. 신학대학이 일반대학의 조직구성과 질적으로 다르고 무게중심이 놓인 부서가 학생경건처인 이유는 목회자가 될 학생들의 영성 지도와 신앙훈련의 총책임을 맡기 때문이라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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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기숙사에서 드리는 새벽예배에 자발적으로 참석하는 성의가 있는, 목회의 열의가 있는 교수가 학생경건처장 직을 전담하고 신학교 내에서 교무처장 다음의 높은 서열에 배치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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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박종천 총장이 퇴임한 후 이환진 교무처장이 총장대행이 되자마자 단행한 일은 주요 보직교수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전격적이고 일방적으로 해지한 것.(이는 박근혜 전대통령이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문자로 해임통보한 것과 유사하다고 할까? 기본 매너조차 없는 짓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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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영어를 가르치는 이현주 교수가 하루아침에 경건처장이 된다. 그는 현직 목사도 아니다. 그 전까지는 설교학 전공자인 이성민 교수가 맡아오던 학생경건처장을 감신 아카데미에서 유일하게 목사가 아닌 교수가 경건처장에 임명된 것이다. 여전히 이현주 교수는 새벽예배의 설교자를 찾고 있다. 자신은 예배에 오지도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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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신에 목사가 없어서 목사도 아닌 영어과 교수를 학생경건처장에 임명해야만 했던 필연적 이유가 있었을까? 수많은 ‘예배 전문가들’을 제쳐놓고, 찬송가도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사람을 경건처장에 세운 내막을 진심으로 알고 싶다. 총장 대행이면 임면권을 아무렇지 않게 자의적으로 시행해도 될까? 정당한 문제제기를 해야 할 교수들은 지금 무기력감에 빠져있다. 이의 제기 조차 못하는 실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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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영성집회 윤보환 감독의 해프닝은 애초에 기획을 잘못한 이현주 처장 책임이다. 그 관리 책임자는 두말할 것 없이 이환진 대행이다. 영성집회라는 중요한 학사일정의 주강사를 누가, 어떤 근거로 선별하는지도 알려진바 없다. 그저 이환진 대행은 학생들의 분노에 찬 요구를 ‘입 속의 혀’처럼 맞춰만 줬지 사태의 근본 원인에 대해선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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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감신의 모습을 일부 밝힌 것은 이 모든 것이 현 이사회의 태만과 무책임에서 비롯된 오래된 부패상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 정점에 이규학 이사장(전)이 있다. 그를 둘러쌓고 기득권과 이득을 누려 왔던 일부 이사들과의 비정상적 유착관계. 감신을 추락시킨 진짜 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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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감신의 신학생들은 그저 하루하루 연명하기 바쁜 일상의 생활인과 다를 바 없다. 학생 대표기구들도 예외가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학생 비대위를 출범시킨 이들은 여전히 권력과 돈의 단맛에 취해 있는 그들, 마땅히 해야할 책무를 유기하며 침묵으로 외면하는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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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신 사태의 종지부는 어쩌면 교단을 향하게 될지 모른다. 학생 비대위의 칼 끝은 이규학이라는 최상위 기득권자를 노리고 있다. 누구든지 진실을 비웃고 있는 자 정정당당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라. 비대위는 진실이 드러나고 책임자들이 물러난 순간 자연 소멸될 것이다. 기꺼이 그 때를 기다리고 갈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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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신 문제해결을 위한 학생비상대책위원회

출처 :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8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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