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과 빛이 될 꿈도 못 꾸는 감리교회

최범순
  • 1764
  • 2017-05-17 15:18:06
대통령이 바뀌면 한 동안은,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과 인선작업 등으로 인해,
날마다 새로운 뉴스가 쏟아진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뉴스는 인물 발탁이다

그런데 이번 정부 들어서는 발탁된 사람들보다,
자리를 내려놓고 떠난 사람들이 훨씬 더 주목을 끈다
실세 중의 실세,
큰 자리가 보장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사람들이,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자리를 포기하고 백의종군 선언을 하는데,
감동만 따지자면 그 사람이 당선자보다 더 훌륭하다.
그 중에서 양정철이라는 전 청와대 보좌관이자 이번 대선 일등 공신이,
떠나면서 지인들에게 남긴 메시지가 정말 너무나 감동적이다.
그 중에서 몇 문장을 추려 보면,

"비워야 채워지고, 곁을 내줘야 새 사람이 오는 세상 이치에 순응하고자 합니다. 그 분이 정권교체를 이뤄 주신 것으로 제 꿈은 달성된 것이기에, 이제 여한이 없습니다. / 우리는 정권교체를 갈구했지, 권력을 탐하지 않았습니다. 좋은 사람을 찾아 헤맸지, 자리를 탐하지 않았습니다. / 멀리서 그 분을 응원하는, 여러 시민들 중 한 사람으로 그저 조용히 지낼 것입니다.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 주십시오."

아아, 너무나 훌륭한 사람이다.
그런데 너무나 아프다
떠나야 하는 그의 입장을 생각하여 아픈 게 아니라,
못난 우리 감리교회 현실이 비교되어 아프다
감독회장 자리의 적법성 때문에 4년을 허송세월을 했고,
신학대학 총장 선거조차 못하고 이사들의 세력다툼으로 또 긴 시간 허송세월하고 있고,
감리사 자리 때문에 지방이 두 쪽으로 갈라지고,
이게 도대체 뭔가?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라고 하셨는데,
가장 부패한 우리가 무슨 세상의 소금이 되며,
가장 어두운 한 단면을 구성하고 있는 우리가 무슨 세상의 빛이 되겠는가?
그런 당사자들에게 무슨 심오한 말이 필요하겠는가?
단지 한 말씀에 단어 하나 보태자면,

"주 예수를 정말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 뿐이다
눈 감고 귀 막고,
이판사판 염치불구하고 사는 이들에게,
지식은 무엇이고 지위는 무엇인가?
흉기 그 이상의 어떤 의미가 달리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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