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먼저인가? 생각이 먼저인가?

이재신
  • 2025
  • 2017-05-27 23:53:16

말이 먼저인가? 생각이 먼저인가?



누구나 흔히 말과 생각 두 가지 중 뭐가 먼저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생각이 먼저라고 대답하기 쉽다.


평생 말하고 생각하면서도 그 둘의 순서를 오해하고 살았다면 당연히 고쳐야 한다.


그렇다면 우선 말은 무엇이고, 생각은 무엇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말은 상대와의 교류를 위한 수단이고 자기전달의 과정이다.


참고로 인간의 귀는 약 20헤르츠와 20000헤르츠 사이의 소리를 듣도록 진화해 왔다.


가청권을 벗어난 초음파도 있고, 초저주파도 있는데 이것은 고래나 박쥐 등의 동물의 세계에서 먹이를 찾거나 방향을 찾는데 사용하지만 인간은 특별한 기구나 기계를 사용해서 파악한다.


뱃속의 태아를 보는 데는 초음파를 사용하는 것이 그 예다.


생각은 무엇인가?


생각은 얼핏 보면 말을 하기 위해 선행해야 할 정지작업처럼 여기기 쉽다.


그러니 둘 중 무엇이 먼저냐고 한다면 당연히 생각이 먼저이고 말은 그 다음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잘 따져 보면 생각이란 말을 기반으로 하는 후행작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이 어떠어떠하다“는 문장이다.


“무엇”이라는 말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또 그것이 “선하다“든가 ”나쁘다”든가 “좋다”든가 “싫다”든가 하는 것 역시 그에 걸맞는 말이 있어야 가능한 판단의 영역인 것이다.


생각이나 가진 의지를 중요하다고 여겨서 말을 생각 다음으로 두는 것을 상식처럼 여겨왔다면 오산이다.


성경에 말씀으로 만물을 만드셨다고 하지 않았는가?


생각도 말이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말은 곧 소리이고, 그 소리를 분별해서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하나님의 뜻까지도)은 더 할 나위 없이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생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언어라면 우리가 사용하는 말의 가치는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


말로 살릴 수도 또 그 반대로 말로 죽일 수도, 말로 찬성할 수도 있고 반대할 수도 있다.


어떤 내용의 말을 들려주는가?


어떤 색깔의 소리를 들려주는가?


소리의 분화가 말이다. 말을 근거로 글자가 나왔다.


세월이 갈수록 말의 숫자는 더 많아지게 마련이다.


약간의 차이로도 전혀 다른 뜻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고로 아름답고 정확한 언어의 사용은 인류문명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 하겠다.


하여 똑같은 말도 누가 언제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신체조건이 호모 싸피엔스보다 더 우수했지만 언어의 차이로 밀려나 멸종하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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