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문제] 감신대생, 이규학 직대 퇴진요구 단식 돌입

박근조
  • 2442
  • 2017-05-26 08:09:14
감리교신학대학교 학생비상대책위원회(이하 학생비대위)가 이규학 이사장직무대행의 사퇴를 촉구하며 23일 오후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학생비대위는 이규학 직대의 사퇴와 함께 △학내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사회가 총사퇴’ 할 것과 △총장선출을 원천 무효로 하고 총장선출에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총장직선제’도 요구했다.

학생비대위는 기독교교육학전공 학생회, 종교철학전공 학생회, 대학원총학생회, 그리고 합창단이나 도빈, 사신연, 암하레츠, 카이로스 등의 16개 동아리들이 모여 구성한 위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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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비대위, “이규학 직대 사퇴하라”

학생비대위는 단식에 앞서 감신대 웨슬리채플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서를 통해 “감신 정상화를 위한 300인 서명이 전달된 지 3주가 더 지났고, 매주 진행되는 학생들의 기도회는 벌써 4주차에 접어들었다. 2015년에 불거진 일련의 사건들을 되새기며 이번만큼은 조속한 조치가 이루어지리라 기대했던 학생들의 마음은 처참히 찢겨지고 말았다.”며 단식농성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감신대생들은 지난 4월 27일에 학생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감신정상화를 위한 서명’을 진행해 5월 2일 300여명의 서명서를 법인처에 제출한 바 있다. 당시에도 학생들은 오늘 성명서에 적시한 이규학 직대의 사퇴와 이사회 총사퇴, 총장직선제 쟁취 등을 요구했다.

이런 요구들이 관철되지 않은 것이 학생들의 단식농성을 불러왔다. 학생비대위는 성명서에 “이규학 이사장 직무대행과 이사회는 학생들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성토했다.

학생비대위는 앞서 주일이었던 21일, 이규학 이사장 직대가 시무하는 인천제일교회를 찾아가 이규학 직대의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가 교인들에게 피켓을 빼앗기고 욕설을 들어야 했다.

이 사건에 대해 학생비대위는 성명서에서 “교회를 찾아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던 우리 학생들을 밀쳐내고 겁박하기까지 하였다”며 “이것이 목회자며 신학교의 이사장이란 말인가?”라고 탄식을 내뱉었다.

학생들이 교회를 찾아 침묵시위를 벌인데 대해 당시 이규학 직대는 “학교가 정상화 된 것을 알고 오히려 학생회에서는 전혀 움직임이 없는데 운동권들이 마지막으로 이제 희망이 없어지니까 저렇게 나오는 것“이라고 한 매체에 말한바 있다.

이 성명서는 백현빈 군(기독교교육학전공 학생회장)이 낭독했다.(아래 성명 ‘단식농성에 들어가며’ 전문 참조)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이종화 군(종교철학전공 학생회장)도 ‘학교파행의 중심에 이규학 직대가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그는 “2년전 학생의 손으로 퇴출시킨 이규학 이사가 이사장 직무대행으로 돌아왔다. 이사회는 두 편으로 갈렸고 이사회는 파행에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사회 파행에 의해 예산 집행이 미뤄졌고 총장 선거가 미뤄졌고 교수 임용이 미뤄졌다.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받는다. 왜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등록금을 내면서 학교를 다니는 우리 학생들이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가?”라며 “책임은 전적으로 이사들에게 있고 그 중심에 이규학 이사장 직무대행이 있다. 이규학을 필두로 한 적폐는 지난 상처들을 봉합하는 상징으로 청산하고 새 시대를 열어가자”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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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진 총장직대, “이사장 덕에 학교 정상화”극찬, “학생들 분순한 의도 있다”폄하

학생비대위의 이런 시각에 비해 이환진 총장직무대행은 ‘이규학 이사장 덕에 학교가 정상화 됐다’는 정반대의 시각을 드러냈다.(아래 호소문 전문 참조)

오늘자로 학교법인 감리교신학원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환진 총장직무대행의 “본인은 총장직무대행으로 학교의 평화를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에서 그는 “2017년 5월 16일 재적인원 13명중 10명의 참석으로 이사회가 개최되어 학교의 모든 현안들이 처리되었고 이제 학교 행정이 정상화 되었다. 이것은 현 이규학 이사장직무대행과 모든 이사들 그리고 동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학교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추켜세웠다. 이 총장직대는 “다음 이사회에서는 총장 선임과 같은 안건들도 처리될 것”이라며 오는 6월 2일에 예정된 이사회를 낙관했다.

반면 이 총장직대는 학생들의 행동에 대해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몰아세웠다. “사법부와 교육부의 조사 결과 문제가 없다고 한 것을 지금 이 시점에 다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또다시 학교의 평화를 저해하고 총장 선거를 막으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판단된다”며 학생들의 학교파행에 대한 적극적 의사표현을 ‘불순한 의도’로 폄하한 것이다.

학생들이 지난주일 이규학 이사장 직무대행의 교회를 찾아 시위를 벌인 행위에 대해서도 “극히 일부 학생들이 자신들의 의견과 주장을 관철하려고 극단적인 행동을 했다”고 비난하고 “가능하면 삼가 주시길 바란다”며 이사장 옹호 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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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당신은 학생을 보호하고 대변해야 할 총장 직무대행”

이러한 이환진 총장직대의 발언에 대해 학생비대위는 자신들의 페이스북에 “이환진 총장 직무대행께서는 부디 저희를 불순한 학생들로 규정하기 이전에 부디 이 곳(단식농성장)을 찾아와 저희의 말을 들어달라”고 호소하며 “당신은 학생을 보호하고 대변해야 할 '총장 직무대행'”이라고 꼬집었다. 이사장 편이 아닌 학생 편을 들어달라는 요구였다.

기자회견에서 두 번 째 발언자로 나선 노승혁 군(예수더하기 운영위원장)도 이환진 총장직대의 발언을 집중 성토했다.

이 총장직대가 학생들의 주장에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폄하하면서 까지 이규학 직대를 변호한데 대해 노군은 “그렇게 말하는 이환진 직무대행에게 우리 학생들은 그의 말처럼 다른 정치적 이유와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에겐 편향된 정치적 이유와 목적이 있다. 그것은 학생으로서 외칠 수 있는 학생주권의 확립이다”라고 자신들의 행동은 학생주권 쟁취를 위한 정당한 주장임을 강조했다.

이규학 직대가 담임하는 교회에서 벌인 시위를 ‘극단적 행동’이라고 비난한데 대해서도 노군은 “교회 앞에서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하다가 질질 끌려간 것이 극단적인가”라고 되물었다. 노군은 오히려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하며 우리는 더 이상 우리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 학교를 향해 더 시끄럽게, 더 불편하게 싸울 것을 다짐한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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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단식. 매일 정상화기도회 개최

단식은 종교철학과전공 학생회장인 이종화 학생이 종합관 앞에 마련된 텐트에서 단독으로 시작하고 이를 지지하는 학생들이 릴레이로 동참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학생들은 매주 월, 수, 금요일은 오후 3시 30분, 매주 화, 목요일은 오후 5시 교내 종합관 앞 아레오바고에서 감신정상화를 위한 매일 기도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단식기간에 대해서도 ‘무기한’을 표명했으나 학생비대위는 “차기 이사회가 예정된 6월 2일에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것인지를 지켜보겠다”고 조기에 학교가 정상화되는 바램을 나타냈다.

그러나 차기 이사회 당일에 단식이 종결될지는 미지수다. 학생들이 요구하는 이규학 이사장직무대행의 사퇴나 이사회총사퇴, 총장직선제 등이 당일 관철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총장직선제만 하더라도 이사회 2/3의 찬성하에 정관개정을 해야 하는 문제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의 농성수위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비대위는 오늘 기자회견후 가진 인터뷰에서 “답이 없으면 또 올라갈 것”이라며 2년 전의 종탑 고공농성의 재현을 암시했다. 학생비대위는 “현재는 원론적인 주장만을 펼치고 있지만 (학내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시)여러 방법들을 생각해 놓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 더 강경한 ‘행동’도 불사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2년전에도 학생들은 이규학 이사장 퇴진과 학생주권 보장을 요구했다가 이규학 이사장의 이사장직 사퇴로 고공농성을 풀며 진정국면에 접어든 적이 있다.

그러나 이규학 이사장은 직무대행의 직함으로 여전히 이사회에 건재하고 긍정적인 변화 없이 학교는 공전했으며 세월만 2년이 더 흘러 학생들은 다시 같은 문제 앞에서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다만 이사회가 차기 이사회(6월 2일)에서 총장선임을 안건으로 상정해 놓아 타결의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다. 핵심쟁점인 총장선거가 극적으로 풀린다면 감신사태는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의미다.

 

6월2일 총장선임될까?

그러나 어떤 식의 타결일지가 관건이다. 이규학 직대는 3인총장후보를 대상으로 총장선임을 강행하려 하고 학생비대위는 9인이사회도 주장한바 있는 ‘3인총장후보 원천무효’를 선언하고 있어서 이 부분의 간극을 좁히는 일도 총장직선제 쟁취만큼이나 험난한 과제다. 대화는 전무하다. 9인이사회는 총추위결의 무효를 주장하다가 지난해 여름을 지나면서는 선출강행만을 고집하는 이사회측에 ‘과반득표자 부재시 재추천’이라는 양보안을 내며 한 발 물러섰으나 이마저도 관철시키지 못했다.

근일내로 나올 가처분 (이규학직무대행자직무집행정지 및 최헌영직무대행자직무방해금지가처분. 서부지법2017카합50138)의 결과가 이 총장선임에 관한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처분신청의 핵심 청구취지가 전용재, 홍성국, 김상현, 김연규 등 4인 개방이사의 임기에 관한 것이어서 가처분결과에 따라 복잡한 지형이 형성된다.

4인개방이사의 임기가 작년 10월로 종료된 것으로 판명나면 전명구 감독회장, 강승진 감독, 이광석 감독, 권영화 감독이 이사회에 합류하며 사태해결에 나서게 된다. 이들 신임 개방이사들이 어떤 총장선임방식에 손을 들어줄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반대로 4인개방이사의 임기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고 판결이 나면 지난 2월 24일 이사 10명(9인이사회+1)이 최헌영 이사를 직무대행에 선임한 행위가 정당성을 얻으며 새판이 짜여진다. 경우에 따라 이규학 직대가 완전히 배제된 채 총장선출이 진행될 수도 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는 전용재, 김연규, 김상현, 홍성국의 이사 임기가 2016. 10. 30.경 함께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판단을 한 바 있다. 이에 이들 개방이사 4인은 임기2년보장이 명시된 장정166조(기관 및 법인 이사의 임기)를 근거로 위 가처분(서부지법2017카합50138)을 제기하며 ‘뒤집기’를 시도하는 중이다.

이 모든 경우의 수들이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현 이사회의 임기가 만료되는 8월 6일경이면 완전히 새롭게 구성되는 이사회가 감신사태를 수습하게 된다. 그러니까 지금 이사회내 갈등은 길어야 오늘부터 70일 이내에서 벌어지는 ‘전투’다.

다만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가 총추위결의의 회기이월 등의 법적 쟁점 해결 등을 포함해 정상화 로드맵 마련과 시행 등을 2학기 전에 구축하기엔 시간적으로 촉박하다는 점이 문제다. 현 이사회는 학교정상화 책임은 물론이고 자신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감신사태를 차기 이사진에 넘기지 말고 임기내에 수습해야할 책임이 있다.

 

한편 감신총동문회(회장 남문희 목사)가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신경하 감독. 이하 동문비대위)가 23일 아침에 모임을 갖고 <감신의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감신이사회에 드리는 글 >을 발표했다.

동문비대위는 해당 글에서 오는 6월2일에 예정된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되어 총장선출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했다. 당일 총장선출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대화를 중단하지 말고 총장선출로드맵을 확정해 줄 것도 덧붙였다.

동문비대위는 이어 ‘이사들의 성숙한 합의도출’을 기원하며 “감신정상화의 1차적인 책임이 이사들에게 있음을 명심하고, 모든 동문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음도 잊지 마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출처 : 당당뉴스

기사원문 :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8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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