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평야에서

이경남
  • 1570
  • 2017-09-02 18:09:25


 

평택 평야에서
-이경남

평택 평야의 동쪽 끝으로는
멀리 천안의 태조산 안성의 서운산으로
이어지는 산맥이 우뜩 솟아있다
평택 안성 천안의 세 시군이
행정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그러나 실은 이 세 도시를 잇는 평야는
한때 서해 조숫물이 드나들던 하나의 거대한 갯벌이었다
이 길고 너른 들을 가로질러 솟아있는 산맥은
백두대간과 그 지류 산맥들처럼
웅장하진 않아도 제법 높아
낮은 경기도 충청도의 평야 지대에서도
산악의 감동을 느끼게 한다
한 겨울 이 산맥이 온통 흰 눈으로 덮히고
응달진 계곡에선 한기라도 가득 내뿜으면
여기가 마치 오지의 산악인 양
내 영혼 깊은 곳으로부터
알 수 없는 숭엄한 경외감을 불러 일으킨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때를 따라 아름답게 지으시고
모든 백성에게 유익한 거처를 허락하신 조물주는
우리에게도 이렇게 아름다운 산하를 주셨나니
높은 산맥과 긴 해안, 그 사이 사이 기름진 옥토로 이루어진
이 작은 우리의 금수강산을 감사히 받고
행여 더럽히거나 짓밟지 말며
산의 나무 하나
들의 풀 하나
숲의 벌레 하나
시내의 물고기 하나
흙 한줌과 물방을 하나라도
귀중히 여겨 보전할지니라

2017.9.1. 가을의 첫날에 평택 평야를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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