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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리교회 이야기
장병선
- 1790
- 2017-09-04 16:12:39
산유리교회 이야기
금요일 오후 2시쯤, 서재에 있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목사님, 저 떨어졌어요"
장00권사의 희미한 목소리다....
"뭐요!? 어디에서 떨어졌어요?"
"교회 뒤....."
급히 달려가 보니 뒤곁 2미터 정도되는 석축 아래로
떨어진듯. 피,땀이 범벅이 되어 널부러진 채 꼼짝을 못하고 누워 있다.
"아니, 거기는 왜 올라가셨어요?"
"풀 깎으러..."
"누가 풀 깎으라 했어요?"
"돈도 없고...... 몸으로라도 (봉사)하려고" 가난하지만 마음은 성자다.
장권사님은 교회주변 풀이 어느 정도 자라면 살며시 와서 제초작업을 하곤 하셨다. 밥이 보약이라는데 고양이 밥만큼 조금밖에 드시지 못하고 마른 건빵 몇개로 끼니를 때우시기 때문에 작은 몸이 날아갈듯 가냘프다. 그래서 늘 건강을 염려하는 처지다. 85세 고령이다.
게다가 교회 뒤쪽은 약2미터 정도의 석축 위쪽으로도 경사가 심해 위험하다. 더군다나 장권사님이 추락한 지점은 사태가 자주 발생해서 부직포로 덮었는데 몇년 지나면서 이끼도 끼고 해서 미끄럽다.
그곳에는 풀도 별로 없다. 부직포 헤진 사이로 삐죽 삐죽 자라난 풀을 제거하려 했던 것 같다.
당황하여 왼쪽 눈섶 위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 내고, 소독을 하는등 서툴게 응급처치를 하고 119에 출동신고, 강원대 병원으로 급히 이송을 했다.
검사 결과, 왼쪽 어깨뼈 골절, 왼쪽 골반뼈 골절, 뇌를 다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내주 화요일 쯤 수술 예정이란다.
부인 0권사님은 치매, 큰 아들은 일주일에 투석을 네번 해야하는 중증 신장병환자, 다른 형제들도 몇 있으나 곤궁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노인들만 모이는 시골교회이다 보니 재정상태는 늘 바닥이다.
.....................
* 후기:8월 18일 변을 당하신 권사님은 8. 21일(월) 4시간
동안 수술을 받으시고 회복중, 워낙 허약한 체질이라
페렴까지 발생, 치료중에 있습니다.
산유리교회는 경제력이 거의 없는 고령신자들이지만 오랜 기도와 고민끝에 다음주일에 특별헌금을 하기로 하고, 아울러 공교회와 교우님들의 기도와 후원을 호소합니다. 산유리교회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이어지도록 도와 주십시요.
농협352-1161-3690-33 장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