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리 들에서

이경남
  • 1445
  • 2017-09-18 06:44:39


 

노성리 들에서
-이경남

이곳의 태양은
멀리 동해 바다에서 떠오르지 않는다
가까이 안성 칠장산 위에서 떠오르고
그 찬란한 얼굴로
아침 빛을 내려쏘며
우리들의 도시 위를 지나고
성환들을 지나며
중천에 이르고
중천에서 한참을 머무르던 태양은
다시 창내들과 노성들과 황구지들을 지나며
서서히 기울어져가고
마침내 그 황홀한 평택의 노을을 연출하며
아산만 너머 서해 바다로 사라져 간다
오후에 이른 지금 태양은
중천을 훨씬 지나
서편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가을의 투명한 하늘 위로
짙게 드린 검은 구름에 얼굴을 가리운채
장엄한 빛내림으로
우리들의 들녘을 축복하고 있다
그리고
이 비옥한 들녘은 날마다
아침 안개와 한낮의 뜨거운 그리고
이 석양의 신비로운 빛의 세례를 받으며
향기롭고 풍요롭게 익어가고 있다

2017.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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