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중요 성구: 베드로의 신앙고백의 문제(마 16:15-17)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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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26 19:42:09
제자들의 대답을 들으신 예수님에 대해, 마태는 【15】[가라사대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고 하였다.

제자들에 대한 예수님의 질문은 위의 견해들에 대한 경고성 질문인데, 특히 원문에는 [너희는](휘메이스, ‘Υμείς)이 강조되었다.

예수님의 질문을 들은 베드로의 대답에 대해, 마태는【16】[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가로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고 하였다.

베드로의 신앙 고백에 대해 마가는 “주는 그리스도시니이다”(막 8: 29)로, 누가는 “하나님의 그리스도시니이다”(눅 9:20)로, 마태는 [주(수, Σὺ: ‘당신’)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로 기록하고 있다. 본서의 기록이 가장 상세하다.

[그리스도](χριστός)는 1:1의 주석을 보라.

[살아 계신 하나님]은 생명이 없는 우상들과 참 하나님을 구별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이다. 살아 계신 하나님은 영원한 생명의 원천이시며, 생명을 부여하는 창조주이시다.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는 3:17의 주석을 보라.

베드로의 신앙 고백인 그리스도관 곧 메시아관을 좀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당시의 메시아관에 대해 고찰할 필요가 있다.

{가장 보편적인 메시아관은 다윗의 자손에게서 왕으로서의 메시아가 나타난다고 하는 기대이었다(삼하 7:12, 시 18:50, 89:19-37, 132:11, 12, 사 9:6, 7, 11:1-5, 암 9:11, 12). 이 기대는 중간 시대에도 계승되어 마카비 시대의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레위족에게서 제사장이자 왕인 메시아가 나온다는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다윗의 자손으로서의 메시아에 대한 기대도 의연히 존재하고 있었다(솔로몬의 시편 17:5-8, 23 -28, 18:6-8). 쿰란 공동체에서는 두 메시아인 제사장으로서의 메시아와 왕으로서의 메시아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교단 교류 계율 9:11). 예수님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다윗의 왕국을 회복해 주는 메시아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런데 이 메시아는 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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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다윗의 왕국을 정치적으로 확립하는 인물이며, 무력으로 독립을 쟁취하는 인물로 생각되고 있었다.①}(막 8:29의 주석).

위와 같은 메시아관들은 뒤이어 밝혀질 예수님의 정체인 고난의 메시아(16:21)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베드로의 신앙 고백이 정말 예수님의 메시아성을 정확하게 이해한 것인지, 아니면 위의 메시아관들 중 어느 한 가지를 따른 것인지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레인(W. L. Lane)은 “베드로의 신앙 고백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와 이스라엘의 소망들의 실현을 특징짓는 하나님의 임명을 받으신 대행자이심을 인식한 것이었다.”라고 하였고, 바클레이(W. Ba- rclay)도 “베드로는 십자가를 향해 나가시는 나사렛 출신 순회 교사가 하나님의 아들이셨음을 발견하였다.······그 대답과 더불어 예수님은 자신이 실패하지 않았음을 아셨다.”라고 하여 베드로의 신앙 고백이 올바른 이해에 근거한 것으로 보고 있다.}(막 8:29의 주석).

같은 견해를 가진 학자들로 웨슬리(J. Wesley), 반즈(A. Barnes), 힐(D. Hill), 슈바이처(E. Schweizer), 黑崎幸吉, 이상근 님이 있다.

이와 같이 베드로의 신앙 고백을 올바른 메시아관으로 보는 전통적인 견해는 베드로의 신앙 고백의 출처를 밝히신 예수님의 말씀으로 뒷받침되는 것 같다. 이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 마태는【17】[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라고 하였다.

[바요나](Βὰρ ’Ιωνά) [시몬](Σίμων)은 ‘요나의 아들 시몬’, ‘요한의 아들 시몬’(요 1:42)이라는 뜻이다.

[복이 있도다](마카리오스, μακάριος)는 5:3의 주석을 보라.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는 예수님이 메시아(그리스도)임을 알게 한 이는 [혈육] 곧 사람(갈 1:16, 엡 6: 12)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성부 하나님이시라는 뜻이다(참조: 고전 12:3, 엡 2:8)②

그러나 이 말씀은 어디까지나 베드로가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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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 저자의 이름만 밝혔고, 같은 견해를 가진 학자들이 네 명 이하일 경우 본문의 괄호 속에 이름을 밝혔음.

1) in 山口 昇.

2) 저자의 고린도전서 12:3의 주석과 에베소서 2:8의 주석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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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한 그 자체에 국한된 것일 뿐이지, 예수님의 메시아성까지 깨달은 것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베드로가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사실을 안 것이지, 예수님의 메시아로서의 본질과 역할을 안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막 9:32, 눅 9:44-45).③

이 점은 뒤이어 예수께서 “이에 제자들을 경계하사 자기가 그리스도인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시니라”(16:20. 참조: 막 8:30,④ 눅 9:21⑤)와 예수께서 메시아로서의 자신의 본질과 역할의 특징인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셨을 때에 베드로가 강력하게 만류하다가 혹독한 책망을 들은 사건(16:21-23, 막 8:31-33⑥)과 고난의 메시아로서 고난의 절정에 이르렀을 때에 베드로를 비롯한 모든 제자들이 다 도망한 사실 등으로 분명해진다.

베드로가 정말 예수님이 어떤 메시아이신가를 알았다면, 즉 예수님의 메시아성을 알았다면, 예수님의 수난 예고를 받아들였을 것이고, 또한 예수님의 고난의 길을 따랐을 것이다. 그러나 베드로는 물론, 제자들은 예수님을 정치적이며 군사적이며 현세적인 의미를 갖는 유대교의 영광의 메시아로 오인했다. 그래서 제자들은 기회만 있으면 예수님이 세계를 지배하는 메시아 왕국의 왕으로 등극하실 때, 누가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에 대해 가끔 논쟁을 벌이곤 하였다(참조: 눅 9: 46-47, 22:24-27, 막 9:33-35).⑦

물론, 예수님을 메시아(그리스도)로 고백한 베드로에게 그 사실을 알게 하신 것은 하나님 아버지이시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고 해서, 베드로가 예수님이 메시아임을 계시하신 하나님의 수준으로 완벽하게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다. 인간 세계에서도 스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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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저자의 마가복음 9:32의 주석과 누가복음 9:44-45의 주석을 보라.

4) 저자의 마가복음 8:33의 주석을 보라.

5) 저자의 누가복음 9:21의 주석을 보라.

6) 저자의 마가복음 9:33-35의 주석과 누가복음 9:46-47, 22:24-27의 주석을 보라.

7) 저자의 마가복음 9:33-35의 주석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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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의 이해 정도가 서로 다르다. 아무리 탁월한 제자라도 스승의 수준으로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米田豊과 데이비스(J. N. Davies)는 “베드로는 아직 옛 대중적인 메시아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라고 하였고, 스테벤즈(J. D. Stevens)도 “그의 참 정체를 인식한 것 같지만, 다른 유대인들과 같이 그들도 군사 지도자를 바라고 있었기 때문에 혼돈은 남는다.”라고 하였고, 산너(A. E. Sanner) 역시 거의 같은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막 8:29의 주석).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은 예수님의 고난의 죽음과 부활 후에 비로소 예수님의 메시아성을 알게 되었다.

 

※ 출처: 최세창, 마태복음(서울: 글벗사, 2004, 1판 1쇄), pp. 458-461.

 

필자의 newrema.com의 저서들: 신약 전체 주석/ 난해 성구 사전 I, II권/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Salvation Before Jesus Came/ 바울의 인간 이해/ 바울의 열세 서신/ 우린 신유의 도구/ 눈솔 인터넷 선교/ 영성의 나눔 1, 2, 3, 4권/ 영성을 위한 한 쪽/ 설교집 25권/ 눈솔 예화집 I, II. (편저)/ 웃기는 이야기(편저).// 다수의 논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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